8순노모가 6순의 아들 걱정을 한다는 속담이 있다.

부모의 자식에대한 걱정과 관심을 나타내는 말이다.

증권업계의 오너들도 2세들에 대한 관심이 대단해 경영수업을 철저하게
시키고 있다.

증권사 오너들은 2세들에게 경영대권을 물려주기 위해 해외에 유학을
보내거나 아니면 일찌감치 증권회사에 입사시켜 업무를 익히도록 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일반 기업체에서 근무시킨이후 증권업으로 이적시키는
경우도 있다.

쌍용투자증권의 김석동부사장이나 한진투자증권의 조정호전무등은
해외에서 많은 공부를 하고 온 대표적인 케이스이다.

이에비해 대신증권의 양회문부회장이나 유화증권의 윤경립전무등은
일선부서에서 업무를 익힌 인물로 통하고있다.

신흥증권의 지형룡이사같은 경우는 대학졸업후 유림통상에서 3년여간
근무한후 87년 입사 일반 기업체의 근무경험을 살리고있다.

경영대권을 이어받는다는 목표는 같으나 길은 다양하게 선택하고있는
셈이다.

그러나 어느 길을 선택하던지 2세들은 업무를 이해하지 못하면
직원들을 장악하지 못하므로 최일선부서를 반드시 거치게 하고 있다.

부유한 집안에서 자란 대주주의 2세라는 나약한 이미지로서는 일반
직원들로부터 존경심을 받을수 없고 따라서 통솔하는데도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한신증권 김재철회장은 장남인 김남구차장(33)에게 엄격한 경영수업을
시키는 것으로 전해지고있다.

김차장은 대학졸업후 동원산업에서 2년여간 근무하다가 지난 91년
증권으로 이적, 현재 뉴욕사무소에서 해외업무를 익히고있는데 동원산업
시절 죽을 뻔한 고비를 넘기며 수업을 받은 일화가 있다.

다음은 한신 증권의 직원들이 전하는 김 차장의 체험담.

"소형어선을 타고 원양 조업을 나간 적이 있읍니다. 선원들과 같이
생활하며 선원들의 어려운 생활을 체험하라는 김회장의 주문때문이었지요.
비교적 편하게 지낼수있는 사관대우를 받을수도 있었지만 부친의 지시로
일반선원대우를 받으면서 6개월간이나 선상생활을 했지요. 그런데 그
선박이 갑작스런 풍랑을 만나 통신장치에 장애가 생겨 본사와의 연락이
두절됐읍니다.

본사는 물론 집에서도 난리가 났지요.

김회장의 부인이 하선시키자고 건곡히 요구했으나 김회장은 동원산업을
이끌어 가려면 일선 선원들의 생활을 모르고서는 안된다고 하면서 계속
배를 타게 했다고 하더군요"

증권업계 2세들은 사장이상 오른 후에도 경영 수업을 쌓는데 게을리
하지 않는다.

고려증권의 이창재회장 대신증권의 양회문부회장 쌍용증권의 김석동부사장
유화증권의 윤경립전무등은 재계2세와 교수2세들의 경영연구회에 한달에
한번씩 참석하고있다.

이들은 이 모임에서 서로의 우의를 다지는 것은 물론 대기업의 창업주
국회의원 교수등을 초청해 경영체험담이나 건강비결등을 듣기도 하고 있다.

그러나 2세들이 모이는데대한 시각이 별로 좋지 않아 매우 조심스럽다고
한다.

"몇년전 금융업에 근무하는 2세들이 한 번 모인 적이 있읍니다. 같은
2세경영인으로서 서로 알고 지내자는 취지에서 자리를 같이 했는데
다음날 모기관에서 전화가 왔더군요.

그후 들리는 소문으로는 2세들이 당시 정부의 대기업정책에 반발하기
위해 모였다는 얘기가 나돌더군요.

그 이후에는 모이는데 아주 조심하고있읍니다 비공식적으로 가끔
얼굴이나 보고 있지요"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