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듯 보일듯 보이지 않는 따오기"같던 증시 안정대책이 마침내
그 자태를 드러냈다.

매수기반 확충등 실질적인 약효에 대한 견해차는 다소 있지만 투자심리를
안정시켜 반등을 유인할거라는 기대감에는 이견이 없다.

5.27 증안대책 발표이후 주식시장은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또 그에따른
바람직한 투자전략은 무엇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시황전망 ]]

재경원 발표직후 증권사들이 내놓은 자료는 정부의 안정책이 단기 반등을
이끌어 낼 것이라는 점에서 대체적으로 일치한다.

기관투자가들의 순매수 우위 유지로 대형제조주들의 하락세가 주춤해지고
일반투자자들도 강력한 매수세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점에서다.

이에따라 종합주가지수는 단기적으로 900대를 무난히 돌파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반등세,특히 안정책이후의 추가상승세를 확신하려면 몇가지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증안기금의 효율적인 시장대응이 지적되고 있다.

반등세가 이어져 지수 880대에 접근하면 적지 않은 부담이 예상된다.

876포인트대는 지수 속락세를 촉발시킨 곳.따라서 차익및 경계매물이
만만치 않게 출회되며 지수가 조정받을 개연성을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이때 지수가 조정을 받아 840대가 붕괴된다면 고단위
추가 처방이 필요할 것"이라며 "증안기금이 시장에 개입할 것이라면
약효를 높이는 시기는 이 시점일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증안기금이 시장흐름에 적절하게 대응한다면 반등파고는 높아 질 수
있다는 얘기도 가능하다.

그렇지만 추가 상승을 점치기가 다소 제약을 받는 상황이라는 데는
대체로 의견 일치한다.

장세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는 기관투자가들이 매수우위를
뛰어 넘어서 운신할 수 있는 여건은 조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시장조치에 대비,중앙 3투신이 확보해 놓은 것으로 추산되는
현금규모는 대략 2조원 가량. 그러나 투신관계자들은 "미매각 수익증권
해지에 따른 물량을 자체 소화해야 하는 점을 감안한다면 실제 매수력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은행권등의 수요기반을 확충시키는 추가조치가 있던지,아니면
시중자금을 대거 증시로 유인하는 물꼬가 트여야 장세반전을 확신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오는 7월 한도 확대를 앞두고 뉴욕증시등 선진국 증시의 동향과
그에따른 외국인들의 움직임은 여전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증권사 국제영업 관계자들은 "선진국 증시가 정점을 기록하고 조정받게
되면 이머징 마켓으로 외국자금이 흘러 들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경우
국내 증시는 한도확대에 대비한 선취매로 매수기반이 강화,오름세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투자전략 ]]

단기적인 시장 대응책으로 방어적.기술적인 매매전략이 적절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더 높게 나오는 편이다.

기관들의 "사자"강도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일반투자자들이 주가를
만들 공산이 높아 시장혼조세가 짙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시각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증안대책 시행초기 주요 매수세력은 일반투자자와
증안기금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대중주 성격이 강한 금융주 저가대형주에
비중을 더 두는 듯한 분위기다.

이와함께 최근 침체 장세에서 낙폭과 재료라는 두가지 잣대를 기준으로
종목 선별화가 이뤄져 온 경향도 강조한다.

그같은 경향이 지속된다면 낙폭과대 재료보유 개별종목들에서 높은
수익율을 올릴 가능성도 점쳐 볼 수 있다.

장기전략을 세우려면 기관들의 장세관,외국인투자한도 확대,상반기
실적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봐야 할 것 같다.

이들이 중.장기적인 시장흐름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하다는 점에서다.

증안대책 발표후 투신사 펀드담당자들은 금융주 건설주 낙폭과대
종목에 대한 매수의사를 표명했지만 포트폴리오 구성차원임을 밝혔다.

이같은 태도는 "펀드별로 일정 비율이 채워진다면 실질가치가 뒷받침되지
않는 종목은 추가매수가 불투명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탈실적 장세가 논의되고 있음에도 "경기 양극화,엔고등이 국내
기업들의 영업환경으로 작용하면서 실적 차별화가 불가피하다"는 시각을
내보여 관심의 대상은 우량주쪽으로 잡혀 갈 것임을 시사했다.

투신사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등 블루칩들의 최근 낙폭 <>보유비중이
높은데 따른 주가관리 필요성 <>외국인한도 확대와 관련한 수혜정도 <>곧
가시화되면서 재료역할이 기대되는 반기실적등을 감안한다면 우량주에 더
점수를 주고 싶은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 박기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