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9년만에 "증권유통금융"을 재개하기로 함에 따라 앞으로 주식시장
이 오랜 침체장을 벗어날수 있을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유통금융은 증권사들이 고객에 대한 신용공여에 필요한 자금이나
주식을 한국증권금융에서 증권회사에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이는 지난86년 시장과열을 이유로 중단된뒤 지난89년이후의 대세하락기
에도 정부에서 내놓지 않았다는 점에서 유통금융재개방침은 정부의
증시부양의지를 가늠할수 있는 특단의 조치로 평가된다.

지난달말의 신용한도확대등에 이어 이달초 외국인한도의 조기추가확대
방침을 내놓았음에도 주가는 내리막길을 지속한 것이 사실이다.

덩달아 투자자들의 시장이탈도 가속화돼 왔다.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증권당국도 추가하락을 방치할수만은 없다는
판단이 이번 재개방침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증시전문가들은 유통금융 재개방침이 구체적으로 전해짐에 따라
투자심리안정에 상당한 기여를 할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관련,LG증권의 김기안투자분석팀장은 "종합주가지수 880선이
탄탄한 단기바닥권의 역할을 하는 시점에서 나온 3번째 부양책"이라면서
"일반인들의 가수요를 확충하는 효과가 있을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증시에는 향후 주가전망을 불투명하게 보는 경향이 강했다.

현재 증권사들의 신용융자한도는 2조5천5백53억원인데 비해 융자잔고가
1조7천억원선에 그치고 있는 것도 투자자들의 주식시장을 불투명하게
보는 한 단면이다.

이를 감안하면 이번 유통금융 재개방침은 직접적인 수요개발책은
아니지만 일반인들에 대한 투자유인이 될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장상황을 예의주식하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
는 재정경제원당국자들의 일관된 자세도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려는
당국의 의지를 반영하고 있는 대목이다.

재경원은 시장여건이 걷잡을수 없게 악화될 경우 증시안정기금의 직접적
개입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이고 있다.

< 정태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