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의 매수세가 자취를 감추면서 침체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11일 주식시장에서는 전일 발표된 증시규제 완화책에 대한 실망감과
경기과열에 따른 긴축 우려감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됨에 따라 전형적인
약세장이 연출됐다.

증권 전문가들은 채권수익율 강세, 국제 외환시장의 변화등도 국내
기관투자가및 외국인들이 증시에 대한 관심을 줄이며 매수기반을
취약케 한 요인으로 분석했다.

종합주가지수는 전일보다 6.12포인트 내린 893.27를 기록, 간신히
890대는 유지했으나 연중최저치(2월 28일)이후 가장 낮았다.

한경다우지수도 143.53으로 2.02포인트 하락했다.

증시 참여를 꺼리는 분위기가 우세해지면서 매수세가 자취를 감춰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모두 올들어 최저치를 나타냈다.

1천5백28만주가 매매됐고 거래대금은 3천81억원으로 집계됐다.

주가가 오른 종목은 상한가 9개등 1백62개였고 하락종목수는 하한가
59개등 5백72개였다.

상한가숫자는 증시사상 3번째로 적은 수준이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오전장 한때 12포인트 가량 하락하며 880대까지
밀리기도 했다.

오후장 초반 반발매수세가 일면서 낙폭은 3포인대로 줄었지만 경계매물을
이겨내지 못하고 다시 하락, 890선 유지에 만족해야 했다.

전반적으로 내림세가 뚜렷했지만 은행과 증권업종은 오름세를 보였다.

그동안 낙폭이 워낙 큰데다 증시규제 완화조치로 증권사가 유리해 질
것으로 분석됨에 따라 증권주에 반발매수세가 몰리면서 은행주에도
매기가 유입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선주 전용펀드 설립을 재료로 일부 우선주들이 큰 폭으로 올랐다.

장중에 내림세였던 포철 삼성전자 한전등 지수영향력이 큰 종목들은
기관들의 지수관리로 보합선에 마감, 지수 하락폭을 줄였다.

그러나 낙폭과대 종목들은 차익매물을 이겨내지 못하고 상승대열에서
이탈하는 경향이 두드러 졌다.

부광약품등 개별종목들이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고 엔고로 환차손이
엄청난 것으로 알려진 현대정공이 가격제한폭까지 내렸다.

증권사 지점장들은 "객장을 찾는 투자자들이 거의 없다"면서 "특별한
호재가 나오지 않는한 무기력장세는 지속될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박기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