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신 <대유증권 경제연구실장>

"주식투자는 여유자금으로 하라"는 투자격언을 귀가 따갑도록 들어왔지만
자기자금으로의 투자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해 심지어 초보투자자까지도
증권회사로부터 신용융자를 받아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는 경우를
주변에서 종종 볼수 있다.

물론 주가 상승국면에서의 신용투자는 자금력이 부족한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수익을 크게 올릴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예를들어 1천만원의 자금을 투자할때 거래비용을 제외한 단순계산으로
보아도 현금으로는 1만원짜리 주식을 1천주밖에 살수 없으나 신용인
경우는 2,500주를 살수 있다.

다행히도 그후 주가가 올라 12,000원이 되었다면 신용투자의 경우
500만원의 수익이 발생하므로 투자자원금의 50%라는 비교적 높은
수익을 단기간에 얻을수 있게 된다.

하지만 신용으로 주식을 매입할 경우에는 신용융자이자를 매달
증권회사에 갚아야 하고 또 신용상환기한이 대개는 3개월정도로
정해져 있어 투자심리가 느긋하기 보다는 조급해질수 밖에 없기
때문에 주가가 예상대로 승상세를 타지 않으면 큰 낭패를 감수해야만
한다.

또 주가가 확보내지는 약세국면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신용거래는
단기간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투자원칙을 무시한채 편법을 이용해
신용거래를 1년까지 끌고가며 장기전에 돌입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4번을 매매해야만 하므로 한번 매매에 거래세를 포함한
매수수료가 왕복으로 약 1.5%가 되어 모두 6%의 수수료를 부담해야만
한다.

여기에 원금의 1.5배에 해당하는 금액에 연 12%의 신용융자이자를
지불해야 하는 것까지 감안하면 연 33%의 돈이 수수료와 이자롤
빠져나가게 되는 셈이다.

이처럼 예상대로 주가가 움직이지 않아 자포자기 상태에서 신용거래를
길게 끌고 가면 갈수록 신용투자자의 고정비용은 커질수 밖에 없으며
주가의 등락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1년후에는 투자원금이 절반을 약간
웃도는 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

여기에다 시세가 20%만 하락해도 투자원금은 그 2.5배인 50%나
줄어들게 되므로 거래비용을 포함하면 투자원금은 20%도 건지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장기시세에서 20%의 하락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므로 특히
초보투자자의 경우는 여간 신중히 신용투자에 나서지 않으면 안된다.

"외상이라면 소도 잡아먹는다"는 말도 있지만 주식투자에 있어서의
신용거래는 다소 투기성이 가미되어 있으므로 "단기간에 큰 수익을
올릴수 있는가"여부에 촛점을 맞춘 투자전략이 필요하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