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링 쇼크"의 주범으로 밝혀진 금융파생상품(derivatives)이란
환율이나 이자율 주가등의 시세변동으로 인한 손실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기간후 일정 환율이나 이자율로 사고 팔겠다는 식으로
거래계약을 맺는 일종의 보험성 상품이다.

국제시장에서 거래되는 금융파생상품은 선물환,통화스와프,금리스와프,통화
옵션,주식스와프등 기본상품외에 이들을 믹스하거나 응용한 코리도,스텝업
스와프,플렉스 스와프등 다양하다.

모두 합치면 약 1천2백여개에 달한다.

이중 특히 베어링에 큰 손실을 안겨준 주가지수선물은 주가지수
자체를 사고파는 대표적인 파생상품이다.

국제결제은행(BIS)집계에 따르면 금융파생상품의 거래규모는 지난
89년에 7조1천9백80달러에서 92년에는 17조6천4백30억달러로 늘어나는등
급증추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파생상품시장은 투자자들에게 최고치와 최저치의 시세에 동시에
베팅을 할수 있게함으로써 등락에 따른 위험을 완충시킬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상품운용을 하면서 손실 위험의 고려없이
한쪽으로 치우친 베팅이 행해지고 있다.

따라서 미래가치에 대한 정확한 전망을 할 경우 엄청난 이익을
거두기도 하지만 예측이 실패할 경우엔 치명적인 손실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이에따라 각국 중앙은행 총재들은 시장안정을 해친다는 이유로
파생상품시장을 계속 감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는가 하면 BIS나
GAO(미 의회소속 일반회계국)등에서도 위험이 특히 높은 장외시장거래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앨런 그린스펀 미연준리의장이 지난 1월 손실의 위험이야말로
신중한 투자를 보장해주는 최선의 방법이라며 어떠한 규제도 불필요하다고
하는가 하면 독일 분데스방크총재인 한스 티트마이어도 지난해 9월
비슷한 주장을 하는등 규제자체를 둘러싼 논란이 팽팽히 맞서있는
실정이다.

파생상품거래에서는 그동안 숯한 투자가들이 피해를 입었다.

미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의 경우 미국금리가 내릴 것으로 예측하고
베팅을 했다가 작년초 금리가 상승하면서 낭패를 본 케이스다.

오렌지 카운티는 금리선물시장에서 20억달러가 넘는 손실을 입게
되었고 파산을 막기위해 지난해 12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독일의 메탈 게셀샤프트그룹도 석유시장에서 큰 손해를 본 경우다.

또 미국의 민간투자기금인 소로스는 지난해 초 엔화환율예측을
잘못해 단 이틀만에 무려 2억달러를 날리기도 했다.

미국의 P&G와 깁슨.그리팅사도 BTC은행과의 스와프거래에서 각각
1억5천7백만달러와 1천7백만달러의 손해를 봤었다.

< 이창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