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근섭 < 대우경제연구소 전무 >

지난 연말연초에 세계주가가 일제히 떨어진 것은 미국연방은행의 금리인상
때문이었다.

미국연방은행은 지난해 2월초부터 금년 2월초까지 부로가 1년사이에
7차례나 금리를 올리면서 세계주가를 끌어내려왔다.

금리가 오르면 주식과 채권을 팔기 마련인데 국제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
미국인들이 먼저 해외주식을 파는 바람에 해외주식값이 더 떨어진 것이다.

멕시코주식이 특히 많이 급락한 것은 그렇지 않아도 정치경제적으로 취약한
이 나라에 미국의 단기성 증권투기자금이 많이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멕시코주가는 지난해 초 이후 36%가 떨어졌는데, 그간 통화가치가 또 39%
떨어졌기 때문에 미국 투자가는 60%의 투자손실을 입게 되었다.

미국의 행정부가 무리를 해서라도 멕시코증시를 회생시키려고 하는 까닭을
알수 있다.

한국은 최근 3개월간의 20%반락에도 불구하고 지난1년간 최저 7.9%하락에
그쳤다.

그간 통화가치가 2.5%오른 것을 감안하면 4%하락에 그쳐서 미국인이 미국
주식을 가지고 있었던 경우가 비슷하다.

그간 홍콩과 타이랜드의 주식이 환율 감안해서 30%떨어진 것과 대비된다.

마침 지난 1월에는 일본에 큰 지진이 일어나서 이것이 세계주가의 동반
하락을 더 가속시킨 것이 사실이나 인명피해가 안타깝기는 할지언정 경제적
으로는 오히려 활성화요인이 될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어찌됐건 부도위험에 직면한 멕시코를 살리려다보니까 미국의 긴축의지도
열어져서 막대한 구제금융을 풀게되었고 이에따라 미국의 장기금리도
급반락을 하고 있다.

미국의 장기채시장금리는 지난해초이래 단기정책금리를 앞질러서 올라
왔는데 이번에는 오히려 단기금리는 오르는데도 불구하고 장기금리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금 당장은 미국경제가 아직 매우 안정되어 있어서 물가가 불황시
보다도 더 낮은 2%수준에 머물러 있다.

따라서 자칫 너무 미리 긴축하다가는 경기가 지나치게 나빠질 우려가
있는 것이다.

또 1월에는 미국의 실업률이 다시 늘어나는등 이미 긴축의 효과가 나타나는
조짐까지 보였다.

2월초에 국제상품의 선물시세가 1년반만에 급반락으로 바뀐 것도 이러한
조짐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채권과 주식을 팔아서 국제상품을 산사람이 큰 돈을 벌었는데
금년에는 반대로 국제상품을 팔아서 주식을 사는 사람이 돈을 벌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정책당국도 마침 연초의 안정위주정책이 단기금리를 지나치게
폭등시키는데 놀라서 통화를 더 풀고 있고 그때문에 주가도 회복되고
있어서 다행이다.

한국의 물가 역시 아직 불황기의 4~5%수준에 머물러 있어서 때이른 긴축
정책이 큰 저항을 받게 되었던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