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후 2월 한달의 주식시장은 바닥권을 확인하고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기간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같은 견해는 최근 폭락세의 진원지였던 수급불안감과 자금시장 경색
우려감이 완화될 조짐이 역력하다는 점에서 출발하고 있다.

그동안 증시를 무겁게 짓눌러 온 이 두가지 악재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깔고 있었던 만큼 시장에 미치는 충격의 강도 또한 강했었다.

하지만 증시의 폭락세가 이어지면서 정부는 지난 28일 올해 주식공급물량을
전면 재조정하는 내용의 증시안정대책을 발표했다.

당장 9,10일로 예정된 국민은행 지분매각규모가 절반이하로 줄었다.

금융기관의 증자및 신주발행도 크게 축소, 상반기 공급규모는 지난해
같은때보다 2천4백24억원이 적은 1조2천3백64억원에 그치게 됐다.

이달의 유상증자 공모주청약 신주상장등 주식 신규공급물량도 1조4천여억원
으로 1월의 1조3천4백여억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따라서 수급불안감의 수위는 크게 낮아졌고 그 효과는 당장 피부에 와닿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종합주가지수가 큰 폭의 오름세로 급선회한 것도 이같은
맥락을 반영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달 하순부터는 자금사정도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대우증권은 "2월중 증시전망"이란 자료에서 1월하반월 지준마감일인 7일
전후와 한은특융이 상환되는 13일, 회사채 발행물량이 집중된 10일을
전후해 시중금리상승이 예상되지만 그 이후에는 금리를 자극할만한 요인이
없어 자금사정이 호전될수 있다고 전망했다.

올들어 자금시장 교란요인으로 작용했던 세수부문의 경우 지난달 보다
3조원이 감소한 1조6천억원 수준이라는 점도 자금사정 호전을 기대하는 한
요인으로 지적됐다.

한진투자증권의 유인채전무는 "2월에는 페소화붕괴 일본지진등 외부충격이
가신 상황에서 자금및 수급문제가 다소 해소됨으로써 투자심리도 호전될
것"이라면서 "이 경우 그동안 현금보유전략을 썼던 투자자들이 대거 매수
세력화돼 장세반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전무는 그러나 "이동평균선들이 붕괴된 상황이어서 바닥권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엘리어트파동이론에 비춰볼때 추가하락이 있다해도 큰 폭은 아닐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11월8일부터 1월27일까지의 종합주가지수 낙폭은 2백31포인트.

이는 상승세를 이어온 지난 92년 8월이후의 주가지수 상승폭 6백79포인트
대비 3분의 1조정이 충족된 수준이다.

더욱이 27일의 종합주가지수는 중기 II파 조정에 따른 예상지지선과도
큰 차이가 없다.

결국 통화및 수급의 신축적인 운용을 읽게 하는 움직임, 경기호전에
따른 기업내재가치의 우량화, 페소화 폭락사태등 외부충격의 마무리는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배경을 제공하고 있다.

증권전문가들은 새로운 주가상승의 계기는 고가대형주들에 의해 마련될
공산이 크다고 보고 있다.

김대송대신증권 상무는 "중소형주의 경우 과대평가된 종목이 많다"면서
"하락세가 먼저 시작돼 낙폭이 크고 회사내용이 좋은 실적호전 블루칩이
오름세를 선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개별종목들은 바닥권 다지기 과정에서 대기매물의 영향을 상당히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의약 식료 의복 조립금속 건설주등은 신용만기 물량부담도 늘어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설이후의 주식시장패턴은 "V자형"보다는 "U자형"을 그릴 공산이 크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증시환경이 호전되긴 하겠지만 매수기반이 대폭 확충될 정도로 시중유동성
이 풍부해지기를 기대하기는 아직 이른 시점이란 점에서다.

이같은 점을 감안할때 시장의 매기흐름은 지난 92년 8월이후 나타났던
특징들이 초고속으로 순환될 가능성이 높다.

대우증권은 낙폭과대 블루칩들의 반등을 통한 바닥확인 개별종목의 시세
회복및 부분상승시도 업종경기가 호전되는 화학 제지등 소재업종, 올해
이후 국내경기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되는 건설업종등의 순으로 매기가
빠르게 옮겨다닐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증권전문가들은 <>바닥권에 대한 심증은 있지만 구체적인 시기를 파악
하기는 어렵고 <>매수기반이 아직까지는 탄탄히 다져지지 않은 상황이며
<>매기흐름이 매우 빠를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이달에는 특히 기업 내재가치
를 가장 중요한 투자척도로 삼아야할 것으로 보고 있다.

< 박기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