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주식시장이 흔들리면서 은행들은 마땅한 투자전략을 세우지
못한채 조심스럽게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김영삼대통령이 연두회견에서 물가안정을 강조한데서부터 올해내내 물가
상승우려와 자금시장의 불안이라는 복병이 튀어나올 것을 각오하고 있는
눈치다.

이에따라 은행들은 올해 시장흐름에 편승해 탄력적으로 운용을 한다는 것
외에는 뚜렷한 입장을 세우지 못했다.

불안요인의 잠복을 예상하고 시장흐름에 탄력적 대응하기 위해서 당분간은
재료종목에 주목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실적이 뒷받침돼 기관들입장에서는 선호할만한 종목인 우량주에 대한
관심도 여전한 상태다.

제일은행은 "장기적인 경제기조로 볼때에는 주가전망이 좋지만 중간중간에
자금흐름에 따라 이상기류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시장상황을
봐가며 그때그때 대응하는 외에는 별다른 전략을 세우기 어려울 것같다"고
밝혔다.

일단 현재의 자금경색에 따른 혼란을 벗어나봐야 어느정도 가닥을 잡을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신탁은행도 "정부의 물가관리때문에 주식시장을 예상하기 힘들지만
경기로 보면 떨어질 이유가 없다"며 "1년계획을 짜기보다는 탄력적인 대응을
하는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상승가능성 있는 종목으로는 사회간접자본투자관련주, 블루칩을 포함해서
성장성있고 국제경쟁력있는 종목, 정보통신이나 신물질관련종목등을 지목
했다.

상업은행은 올해 연말까지 볼때 자금이 집중되는 활황장세가 한번은 펼쳐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기관들입장에서는 다른 대안종목이 없기 때문에 물량
부담이 사라질 9월쯤에 대형우량주들이 큰폭 반등할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그전까지는 테마종목들로 매기가 순환하는 양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테마종목중에서는 기업매수합병(M&A)재료종목중 자본금이 2백억-3백억수준
으로 유동성이 보장되는 종목이나 자산가치가 있는 종목들에 관심을 둘만
하다는 입장이다.

조흥은행도 낙폭이 확대된 우량주를 1차관심대상으로 꼽으면서 시장상황이
출렁일때마다 개별재료종목등에도 탄력적으로 손길을 뻗힌다는 전략이다.

한일은행은 하반기에는 주식시장이 호전될수 있을 것으로 보면서 사채업자
에 대한 대금업허용으로 개별종목장세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했다.

대형우량주를 비롯한 우량종목들은 수익률은 떨어질지 몰라도 기관투자가들
의 선호가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려워 자금사정만 호전된다면 매수할만하다는
것이다.

재료종목중에서는 사회간접자본투자관련종목의 주가상승이 기대되지만
M&A종목은 투자위험성이 높아 기관들의 투자대상에 포함시키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 김성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