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매로 잡혀있는 주식거래물량의 상당부분이 그 내면을 뜯어보면
사실은 국내증권사들이 해외에 설립한 자체펀드들로부터의 주문인 것으로
지적됐다.특히 지난해의 경우 이비중이 절반을 넘어선것으로 분석되고있다.

18일 한국은행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주식을 매입(순매수액기
준)한 외국인의 국적별 비중은 미국이 28.4%,영국이 3.3%를 차지한 반면
아일랜드가 35.4%,말레이시아가 15%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일랜드와 말레이시아의 비중은 지난92년 개방초년도엔 5%미만이었던 것이
93년엔 각각 3.9%,8.4%로 늘어났고 지난해엔 전체투자액의 절반을 넘을 정도
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한도가 늘어난 4.4분기중에는 아일랜드 한지역의 순매수
비중만도 54%에 달하는 것을 비롯 말레이시아가 20.7%등 이들 두지역의 대
한 투자비중이 75%를 점하며 외국인들의 한국주식투자를 주도한 것으로 나
타났다.

증권업계의 정통한 소식통들은 그러나 아일랜드와 말레이시아에서 한국에
투자되는 자금은 대부분이 한국증권사들이 이들 지역에 설립한 역외펀드들의
매수주문인 것으로 평가하고있다.

아일랜드와 말레이시아는 투자회전율에 제한이 없고 펀드 설립절차가 간소
해 지난 93년말부터 한국의 역외펀드들이 무더기로 설립되기 시작했고 현재
30여개까지 펀드수가 불어난 것으로 알려져있다.

증권전문가들은 한국증권사들이 역외펀드 설립을 통해 국제업무 실무기법을
익히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해외투자자금의 대부분을 서울에서 운용하는
것은 우리나라 증권기관의 "우물안개구리식 영업"의 단면일 뿐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투자자들의 투자판단을 흐릴수 있는 일인만큼 자제돼야 할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 정규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