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신 <대유증권 경제연구실장>

을해년 새해가 시작되었다.

우리는 "시작"이라는 단어앞에서는 조금은 경건해지며 무슨 일을 하든지
열과 성을 다해서 좋은 결과를 얻으려는 다짐을 나름대로 하게된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있어서도 마찬가지인데 "투자수익의 극대화"라는 금년
최대의 목표를 향해 첫 발을 내딛기 전에 다시 한번 마음에 새겨봐야 할
몇가지 투자원칙이 있다.

첫째 "자기책임"으로 투자해야 한다.

주식투자를 통해 큰 수익을 올릴수 있다는 것은 다른 안정적인 금융상품
보다 위험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말해 수익에 대한 기대값은 투자자가 감수해야 하는 위험에 대한
보상임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이 종목을 사면 틀림없다"느니 "손해보면
책임질테니 마음놓고 사보라"누나 허눈 검언이설에 마음이 흔들린 결과
잘못된 투자성과를 놓고 서로 책임을 전가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투자조언은 조언에 그칠뿐 종목의 선택이나 매매의 시점을 결정하는
문제는 전적으로 투자자 자신에게 달려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냉장고나 텔레비전을 한대 사려고 해도 며칠전부터 가격이나 기능을
살펴보는 게 당현한 일인데도 불구하고 수백 또는 수천만원의 금액을
투자하면서 무책임하게 순간이 분위기에 휩쓸려서는 안된다"는 피터린치의
이야기를 다시 한번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둘째 "여유자금"으로 투자해야 한다.

주식들 사기는 했는데 그 자금이 얼마후에 다른 용도에 쓰여질 것이라면
좀더 신중하게 투자에 나서야 한다.

생활비나 학비 또는 대출자금 등을 주식투자에 이용한다면 마음이
조급해지기 쉬운 탓에 시장상황에 느긋하게 대처할수 없게된다.

그래서 주가가 오를 때에는 작은 차익을 남기고 팔게되고 조금만 손해를
보면 원금이 아까워 팔지도 못한채 더 큰 손실을 속수무책으로 가슴만
태우는 경우가 생긴다.

"빨리 가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운전하는 사람이 교통사고를
낼 확률이 더 높다"는 이야기가 주식투자에 있어서도 예외는 아닌듯
싶다.

셋째 "분산투자의 지혜"를 터득해햐 한다.

벤자민 그래햄은 "항상 어려운 시기를 대비할줄 아는 투자자세"를 권하고
있다.

주식투자에 있어서 어려움이란 어쩌다 생기는 특별한 일이 아니라
일상적인 것이고 특히 오늘날과 같은 불확실성의 시대에서는 더욱 그렇게
때문에 포트폴리오 즉 "달걀을 한바구니에 담지않고 여러바구니에 나누어
담을줄 아는"지혜는 필요하다.

또 투자기간면에 있어서도 단기투자나 장기투자중 하나만을 고집하는
것보다는 이를 적절히 병행하는 나름대로의 투자배분기준을 설정해야
할 것이다.

예로부터 돼지는 재산이나 복의 근원으로서 횡재의 상징으로 여겨졌고
특히 돼지해 정월에 돼지꿈을 꾸면 운수대통한다고 믿어왔다.

아무쪼록 올해에는 투자자 여러분들께 돼지가 주는 의미만큼이나 큰
행운이 함께 하기를 빌어본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