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신 < 대유증권 경제연구실장 >

진정한 의미의 종합주가지수 네자리 시대를 열었던 94년 증시가 투자자들의
많은 아쉬움을 뒤로한채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납회를 끝낸 투자자들의 심정이야 각양각색이겠지만 한 해를 마무리 하는
사람의 마음이 대개 그러하듯이 올 한해의 투자성과에 대해 만족하기 보다는
뒤늦은 후회나 반성을 통해 새로운 각오로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나친 욕심이나 뇌동매매 등으로 인해 투자성과가 기대에 못미쳤던
투자자들은 정석투자의 원칙을 지켜나갈 것을 다짐하고 투자성과가 좋았던
투자자들도 더 나온 투자열매를 거두기 위해 마음을 새롭게 가다듬게 된다.

하지만 또 한해를 마무리해야할 1년후의 시점에서 이와같은 반성이 또
한번의 시행착오로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새해를 준비하는 여러가지 방법중에서 증시와 관련있는 자료들을 미리
분석하여 신년 장세를 이끌어 갈 만한 주도주를 탐색해 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우선은 우리 증권시장을 둘러싸고 있는 경제환경을 살펴보는 일이 필요
하다.

예를들어 미국의 고금리추세가 우리 증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라든지
국제적으로는 원화절상및 무역수지적자의 지속과 WTO 체제출범과 통화 물가
등의 경제변수가 어떻게 진행될는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금융산업개편 남북관계 개선 SOC투자 지방자치제 실시등 95년에 시장전반에
영향을 줄 재료와 M&A 케이블TV 지역민방등 개별재료 등과 관련한 테마주의
향방도 점검해 보야야 할 것이다.

또 과거 어느시대이건간에 그 시대에는 그 시대를 지배하는 사상이나
시대적 정신이 존재했듯이 증권시장에서도 단기이든 장기이든간에 일정기간
동안 시장을 주도하는 논리가 있다.

향후 증시의 흐름을 읽기 위해서는 지금 어떤 지배적사고가 증시저변에
깔려 있는가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대세의 흐름에서
제외될수 밖에 없을 것이다.

새해는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한다.

이제 지나간 일에 대한 미련이나 후회는 떨쳐버리고 "장타"보다는 "단타"를
날리겠다는 다부진 투자자세로 배트를 짧게 잡고 한결같이 정진한다면
만족스러운 투자 결과를 얻을수 있을 것이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지만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다 보면 저만치 있던
목표가 어느샌가 바로 눈앞에 다가오듯이 투자결과에 대해 너무 조급하지
말고 차근차근 접근해 나간다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달성할수 있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