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8일 사상최고치인 1,138.75포인트까지 오른 다음날
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이후 14일 하루를 빼고는 일주일가량 내리막길만을 달려왔다.

10월후반 한때 25일선까지 종합주가지수가 밀리는 조정을 받은 뒤 11월
초순까지 다시 반등물결을 일으켰다가 다시 조정국면에 들어선 것이다.

기술적 분석전문가들은 지난번 반등장의 경우 지난 9-10월의 강한 상승세
와는 달리 탄력이 크게 떨어진 편이었다고 말한다.

최근들어 작은 외부충격에도 쉽게 영향받을 수 있는 취약한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같은 약세장은 거래량감소추세로 볼 때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거래량은 10월후반에서 11월8일 종합주가지수 최고치인 1,138.75포인트까지
오를 때만 해도 평균 5천만주대였고 때론 6천만주를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주 후반부터 시장에너지가 급속히 약해지면서 3천-4천만주대로
내려앉았다.

이에따라 지난 9월중순이후 처음으로 거래량 장단기 이동평균선들이 대부분
하락세로 돌아섰다.

거래량 6일과 25일이동평균선은 이미 지난주초부터 크게 약해졌다.

1백50일선은 이번주초부터 등락을 거듭하는 불안정한 모양을 그리고 있다.

오직 거래량 75일선만은 여전히 상향추세를 지속중이다.

거래량 이동평균선의 약세와 함께 이동평균선들간의 정배열도 흐트러졌다.

지난주말 6일선이 25일선을 아래로 뚫고 내려갔다.

6일선은 15일엔 75일선보다도 더 낮아졌다.

종합주가지수와 지수이동평균선들의 상태도 좋은 편이 아니다.

지수 6일선은 이미 하락세이고 25일선도 상승세가 매우 더디다.

지수와 거래량이 모두 하락세를 보임에 따라 이와관련된 기술적 지표들도
모두 나빠지고 있다.

25일간의 지수와 거래량이동평균선으로 그리는 지수상관곡선(역시계곡선)은
매수유보신호를 보내는 중이다.

25일 지수선의 상승세가 무뎌지고 거래량 25일선이 최근들어 하락세를
지속한 결과이다.

종합주가지수가 더 하락한다면 매도신호로 바뀔 조짐이다.

거래량이 계속 줄어들면서 장기거래량증감을 보여주는 OBV도 하락세를
거듭하면서 전형적인 하락신호인 D(다운)마크를 내보내고 있다.

삼선전환도에서도 다시 긴 음선이 출현했다.

당분간 시장추세가 하락을 보이리란 신호로 봐도 무방하다.

지난 10월후반에서 11월초사이의 조정때 나온 음선과 크기가 거의 같다.

지난번 음선출현때는 작은 음선이 두 개 더 추가된 다음 양선이 나온 바
있다.

하루 상승종목수를 하락종목수로 나눈 ADR(등락비율)은 1백%전후에 머물고
있다.

ADR은 단기적인 시장에너지의 집중도를 가늠하기에 좋은 지표이다.

이 비율이 1백%대라는 것은 내린 종목과 오른 종목의 숫자가 엇비슷하다는
것으로 시장에너지가 분산된 것을 보여준다.

매수세의 분산은 선도주지표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선도주점유율은 10월중순이후 10%대로 떨어진 뒤 좀체 이 수준을 못
벗어나고 있다.

선도주점유율은 하루 거래량상위 10개종목이 전체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9-10월 강세장에서는 이 비율이 평균 20-30%대를 유지했다.

현재 10%를 넘어서지 못하는 것은 매수세를 집중시키면서 시장을 이끌
주도주군이 아직 없다는 얘기이다.

최근 시장에서는 중소형주지수가 일주일째 강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대형주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중소형주들의 상승은 시장에너지의 약화를 반영한다.

전문가들은 중소형주가 조정국면동안 상대적인 강세를 보일 수도 있으나
유동성측면에서 주도주로는 부적합하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대형주가 장을 이끌기에는 전반적인 시장에너지의 약화가 심한
편이다.

따라서 장세의 향방은 역시 거래량증감여부에 달려 있다.

현재 25일선 근처에 와 있는 종합주가지수가 반등을 시도하려면 거래량이
크게 늘어야 한다.

기술적 분석전문가들은 전반적인 상승기조나 이번달말의 수급호전등을
고려할 때 25일선이하로 종합주가지수가 내려갈 가능성은 적다고 말한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거래량추세라면 주식시장의 약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진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