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한 주도주가 없이 순환매가 지속되는 증시에서는 소외된 주식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이같은 비인기종목중에 최근 눈길을 끈 업종이 있다면 제약업종도 그중
하나일 것이다.

의약품제조업은 지난 9월15일 1,135.63으로 한차례 저점을 형성한후 서서히
오름세를 타면서 6일현재 1,300.33으로 저점대비 14.5%가 올랐다.

이같은 상승배경으로 일부 제약업체의 신약개발노력이 주목을 받기 시작
하면서 다른 종목에 까지 주가상승을 선도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와함께 제약업계 전반적인 성장성회복추세가 거론되기도 한다.

국내 제약산업의 기술수준은 원제, 완제품 수입단계에서 모방과정을 거쳐
신약개발단계로 이행하는 과정에 있다.

신약및 신물질개발은 아직 후보물질합성이나 발견단계로서 임상실험및
상품화의 과제가 남아있긴 하나 90년대들어 선진국 수준의 신물질 개발연구
를 본격 추진중에 있다.

제약업체들의 신물질개발은 기술력을 어느정도 축적한 합성의약품과
생물학적 제재분야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차세대 항생 항균제로 불리는 퀴놀론계 항균제 분야에서는 국내업체들끼리
의 개발경쟁까지 전개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국내 제약업체들이 신물질을 개발하는데는 어려움이 적지 않다.

우선 제약기업들의 외형이 너무 적어 개발비를 투입할 여력이 크지 못하다
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국내 제약업체중 "박카스"를 만드는 동아제약을 제외하고는 연간 매출액이
2천억원을 넘는 회사가 전혀 없을 정도로 기업규모가 작다.

외형의 5%까지 연구개발비를 투입한다해도 연간 50억원안팎에 불과한 수준
이다.

신약이나 신물질개발이 몇만분의 1의 성공확률에 도전하는 위험을 내포한
일종의 도박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국내 기업들의 규모는 크게 작다고 할수
있다.

작년 상장제약사의 연구개발비규모는 총 6백22억원으로 총매출액대비
3%수준으로 미국이나 유럽의 11-21%수준에 비해 턱없이 적었다.

또 국내에서 임상실험등 신약개발여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도 근본적인
제약요인이 되고 있다.

이같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미 선경인더스트리의 백금착제항암제,
동아제약의 DA-125, 유한양행의 간장치료제 YH-439등의 개발이 완료돼
임상실험중이며 향후 2-3년내에 상품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임상실험중에 있는 신약후보들도 곧 임상실험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 곧 신약의 지속적인 출시가 예견되고 있다.

이와함께 올들어 외형성장에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92,93년의 경우 전반적인 약업경기부진으로 9.4%, 9.1%의 낮은 성장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들어 경기회복에 따른 일반의약품부문의 매출이 호조를 보여
제약업계 전체로 상반기 생산실적은 2조7천6백80억원규모로 전년 동기대비
13.3%가 성장했다.

수익성면에서도 금리하락에 따른 금융비용감소와 감가상각비감소등 원가
절감노력이 가시화되면서 점차 호전되고 있다.

부문별로는 전문의약품부문이 7.6%증가에 그친데 반해 일반의약품부문은
1조4천1백6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6.1% 증가하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

의약품수출도 전년동기대비 17.9%가 늘어난 1억6천9백만달러로 건실한
신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수출비중의 70%이상을 차지하는 제약원료부문의 수출이 24.3% 신장돼
향후 수출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제약업계는 이외에도 90년대 들어서면서 의약품이외의 식음료나 건강식품
의료기기 화장품등 비제약부문의 사업을 강화하는등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낙관적 영업전망외에 제약업 개방으로 인한 열악한 업체들의
타격이 우려되기도 한다.

기업분석가들중에는 이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제약업계의 경기가 내수시장의
수요회복으로 점진적인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증권은 단기적으로 약가자율화, 보험약가 인상등으로 일반의약품의
비중이 높은 제약업체의 수혜가 클 것으로 전망하고 90년대 후반부터 신약
개발효과가 가시화되면 제약업계는 신약개발능력에 따라 질적으로 차별화가
심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신약개발에 성공할 경우 주가가 한단계 레벨업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같은 예측을 바탕으로 몇몇 기관에서는 신약개발전망이 좋은 일부 종목의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