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종합주가지수1,000포인트를 주파한 여세가 이어지며 꾸준한
오름세로 4.4분기에 진입했다.

일단 지수 1,000포인트시대의 안착에는 이견이 없다.

이제 관심은 올해 장을 마감하게 될 4.4분기의 주가가 어느 선까지
오르게 될까 하는 점에 모아지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과 대부분의 국내전문가들은 국내증시의 연말지수를
1,100~1,130포인트로 점치고 있다.

다소 낙관적인 증권전문가들은 1,200포인트까지 내다보고 있다.

이같은 낙관적인 전망은 7개월여에 걸친 조정기간으로 시장에너지가
충분히 충전돼 있는데다 기업의 영업실적으로 나타나는 실물경기가
과열을 걱정할 정도로 좋다는 기본인식에 근거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 볼 때 현재의 종합주가지수는 저평가돼 있다는
것이다.

대우경제연구소는 장기적으로 주가상승률은 명목GNP(국민총생산)성장률
과 일치한다고 전제,이론적으로 볼때 93년도 명목GNP상승률에 상응하는
종합주가지수는 1,600포인트,올해의 예상명목GNP상승률에 대한 주가수준은
1,840포인트정도라는 분석자료를 내놓기도 했다.

여기에다 외국인주식투자한도확대에 대한 기대감,오는 14일과 28일로
예정돼 있는 포철과 한전의 뉴욕증시직상장,수출호조에 따른 경상수지
흑자전환예상등이 증시활황을 뒷받침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8월에만 10억달러가 넘는 적자를 기록한 경상수지가
4.4분기중에 10억달러정도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96년부터 금융소득에 대한 종합과세가 이뤄질 예정이어서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금융시장을 이탈할 자금이 증시로의 전입을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도 호재다.

럭키금성경제연구소의 추산으로는 종합과세대상인 56조원의 금융자산중
17조~28조원정도가 세금을 피해 금융권을 이탈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증시주변의 자금동향을 보면 고객예탁금은 2조9천억원대에서
증감을 계속하고 있지만 은행이나 투신사의 금전신탁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9월말 현재 은행의 금전신탁잔고는 대략 99조원대, 투신사주식형
수익증권신탁잔고는 10조원대로 한달새 각각 2조원과 1천억원씩 늘었다.

올들어 총24조원이나 늘어난 금전신탁은 기관투자가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최근의 시장변화를 설명해 주는 것이다.

물론 4.4분기 증시주변여건이 이처럼 호재만 쌓여 있는 것은 아니다.

당장에 달러당 7백원대에 접어든 원화절상문제와 강세기조를 보이고
있는 금리,국제원자재가격의 상승세등이 악재로 꼽히고 있다.

우선 외국인주식투자한도확대여부가 아직 오리무중이다.

현재 10%로 묶여 있는 외국인투자한도가 연말까지 2~3%포인트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만으로도 최근의 폭등장세에 일조를 했다.

증권당국이 되풀이해 장담했고 따라서 국제적인 신뢰도와 직결되고
있기 때문에 4.4분기중 외국인주식투자한도의 확대가능성은 어느때보다
높다는 것이 증시를 고무시키고 있다.

그러나 증권가일각에서는 올해와 내년초로 분산 확대하기보다는
내년초에 한꺼번에 늘릴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같은 예상은 외국자본의 유입으로 국내통화가 너무 풀릴 것이라는
우려와 최근 자발적인 활황을 타고있는 증시에 새삼 기름을 부을
필요가 없어졌다는 판단에 근거하고 있다.

그럼에도 외국인주식투자한도확대문제는 가능성만으로도 증시의
호재다.

무엇보다도 주가상승세를 억누를 가장 큰 변수는 현재의 경기를
보는 정부의 시각이다.

8월말로 연간억제선인 6%까지 상승한 물가에 대해 정부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에 따라 증시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것이라는 얘기다.

정부는 9월물가가 연5.6%를 기록,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판단하고
올해물가를 낙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러한 희망을 다지기 위해 최근의 원화절상추이를 활용할
가능성이 짙다.

원화강세는 우선 수입물가를 낮춰 국내물가안정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화절상은 수출에 매달리고 있는 국내기업들에는 장기적으로
영업수익감소라는 부정적인 영향을 줘 증시에 악재가 되고 있다.

이에따라 시장관심주도 국내시장에 튼튼한 기반을 갖고 있는 업종과
종목으로 바뀔 것이 예상된다.

하지만 4.4분기라는 단기를 놓고 볼때 원고는 오히려 수출기업에
긍정적일 수도 있다.

원화절상이 단기적으로는 경상수지개선을 가져온다는 이른바 J커브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기업들이 지난 2년간의 불황기에 경쟁력을 다지는 기회를
가졌고 최근 세계경제가 강력한 회복세를 타고 있기 때문에 원화절상이
기업수지에 쉽게 타격을 줄 것같지는 않다.

원화절상은 또 국내증시를 낙관하고 있는 외국인투자자들에게 환차익
까지 안겨줘 외국자금을 끌어들임으로써 주가상승을 부추길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의 경기를 진정시키는 대책으로 정부의 통화공급량조절이 남는다.
이와 관련, 정부의 통화환수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완만한 통화조절을 얘기하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추석전에
풀린 4조원가까운 통화를 어떻게든 다시 회수할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정부가 통화환수에 나설 시기로는 국감이 끝나는 10월중순이후가
거론되고 있다.

특히 연말자금수요를 예상,분기초에 통화량을 줄여두지 않으면 안되는
사정도 이같은 긴축정책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최근의 금리상승세를 보는 정부의 평가는 경기회복에 따른 기업들의
투자자금 수요증가로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어느 정도의 금리상승은 묵인하고 통화환수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미 조정을 거쳐 10월에 발행될 1조3천억원어치를 포함,4분기에 남아
있는 연간회사채발행한도는 4조원에 달해 역시 금리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금리상승은 증시주변자금에 압박요인이 된다. 여기에다 이달과 다음달에
2천억원씩 예정돼 있는 투신사들의 국고지원금 상환부담도 있다.

10월에만 종합토지세 1조1천3백억원등 총6조4천억원의 대규모 자금수요도
기다리고 있다.

4.4분기의 주식공급규모는 유상증자 1조6천8백억원,기업공개 7백억원등
총1조7천5백억원이 예상된다.

이 정도는 현재의 주식수요증가세에 비춰 충분히 소화가능한 물량으로
추산된다.

현재의 증시상황이 기업들의 수익급증에 의한 강한 실적장세라는 점에서
4.4분기에도 주가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라는게 대세론이다.

다만 증시여건상 분기초에는 다소 완만한 장세를 타다가 분기말에
큰폭의 상승세를 그릴 것으로 전망된다.

< 이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