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수익률이 지난주를 고비로 한단계 상승한 모습이다. 지난주초까지만
해도 연12.3%대 초반에서 안정됐던 채권(3년만기 은행보증)수익률이
주말엔 연12.4%대 초반으로 0.1%포인트가량 올랐다.

이번주에도 채권수익률은 연12.40~12.45%선에서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률을 끌어올린 장외악재였던 북핵문제가 다소 진정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채권수익률도 상승세는 한풀 꺾였지만 추가하락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수익률 연12.45%는 심리적으로 강력한 지지선의 역할을 할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 수준은 연중최고치라는 점에서다. 사채수익률이 연중최고치로
치솟았던 지난 4월12일부터 21일까지 거래일기준 9일동안이나 연12.45%를
유지하기도 했다.

이같은 심리적 요인을 반영해 수익률이 연12.45%에 근접하면 은행등의
반발매수세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17일 수익률이
연12.44%로 뛰어오르자 은행권에서 매수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또 이같은 반발매수세에 힘입어 수익률이 내리게 되면 매수세가 끊겨
채권수익률도 큰폭으로 떨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이다.

게다가 이번주의 수급사정도 만만치는 않은 상황이다. 회사채 발행물량은
모두3천8백35억원으로 이중 전환사채(CB)1천3백억원을 빼더라도 2천5백억원
정도에 달한다. 이에반해 만기가 돌아오는 규모는 1천2백70억원에 그치는
실정이다.

특히 발행물량이 몰려있는 주초를 무난히 넘기더라도 주후반부터는
월말자금요인이 작용할 것으로 보여 수익률 하락은 쉽지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게다가 채권의 주요매수기관인 투신사들은 소극적이고 은행권에선
유동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투신권의 채권매수자금을 가늠하는 공사채형수익증권 수탁고는 지난 16일
현재 43조4천5백93억원으로 이달들어 2천1백32억원이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처럼 수탁고가 43조원대에서 정체상태를 나타냄에 따라 매수여력이
떨어진 투신사들은 은행보증채보다 수익률이 0.1%포인트가량 높은 무보증
회사채를 사들이는 정도이다.

반면 은행권의 금전신탁 수신고는 16일기준 89조5천7백99억원으로 지난
5월말보다 1조4천6백92억원이 늘어났다.

그럼에도 신탁자금 운용실적을 높이기 위해 채권수익률이 높아지면
매수에 나서고 수익률이 떨어질 경우엔 꼬리를 감추는 전략을 구사하는
상태이다.

증권사들도 적극적인 채권매수에 나서려면 고객예탁금이 크게 늘어나거나
단기차입금리(콜금리)가 안정돼야 하지만 현재 여건은 그렇지가 않다.

고객예탁금은 3조원대에서 큰변화가 없으며 1일물콜금리도 연12%선의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따라 증권사들도 채권을 사들이기보다는
교체매매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장 20일부터 시행되는 개인연금제도로 인해 채권시장의 수요세력이
커질 것으로 기대되지만 시행초기의 영향력은 크지않을 전망이다.

투신권에선 4-5년짜리의 장기채를 선호하고 있으나 은행권에선 채권
보다는 개발신탁 콜 양도성예금증서(CD)등 단기로 자금을 운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탓이다.

통화부문을 보면 지난15일기준 총통화(M2)증가율이 평잔15.4%(말잔15.8%)
로 재정자금집행과 당좌대월증가로 말잔이 다소 높아졌으나 통화관리상
여유가 있어 채권시장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손희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