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지수선물거래가 허용될 예정인 96년1월3일의 증권가를 상상해보자.

지금의 주식거래(현물거래)외에 주가지수선물거래도 하고 싶은 사람이나
기업체 또는 기관투자가는 우선 증권회사에 찾아가 주가지수선물 계좌를
만들어야 한다.

계좌를 만들어 이 계좌에 돈을 예치하고 상품을 매매하면 된다. 여기서
계좌를 만드는 것은 현재와같이 증권회사에 가서 계좌를 트면되는데 최소
3천만원을 입금해야 매매를 할수 있다. 또 무엇을 매입 또는 매도하느냐는
것은 선물시장이라는 특성때문에 일반사람들 눈에 생소하게 보일 것이다.

우선 상품의 종류부터 보자. 서울 여의도 주가지수선물시장에 상장된
종목은 단 4개뿐이다. "한국주가지수(KOSPI)200-96년3월물" "한국
주가지수 200-96년6월물" "한국주가지수200-96년9월물" "한국주가지수
200-96년12월물"등이 상장돼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럭키등 우리가 지금 보는 종목명과 비교하면 다소
이상하게 비치겠지만 주가지수선물시장에 상장된 종목의 이름은 연도만
바뀌고 나머지 "한국주가지수200"과 "3월물""6월물""9월물""12월물"은
고정돼있다. 이유는 거래소가 그렇게 되도록 정형화했기 때문이다.

그러면 실전에 들어가 "한국주가지수200-96년3월물"을 매입해보자.

주요 2백개기업의 주가움직임을 대표하는 한국주가지수200(선물시장용
으로 만든 것으로 종합주가지수와 틀림)은 90년1월3일(100포인트로잡았음)
을 기준으로 한다.

"한국주가지수200-96년3월물"을 120포인트에 "1계약" 산다고 하자.

1포인트당 매입가격은 50만원. 따라서 6천만원(120포인트x50만원)이
1계약(최저매매단위)의 가격이다. 당연히 "2계약"을 산다면 가격은
1억2천만원이 될 것이지만 여기서는 이해하기쉽게 1계약만 산다고 하자.

이 1계약을 사기위해선 15%의 증거금(개시증거금)을 내야한다. 즉 9백
만원이 증거금으로 계좌속에 들어있어야만 1계좌에대한 매입주문이
나가는 것이다.

증권회사에 줄 수수료(이정도 거래규모이면 약54만원정도가 될 듯)만큼의
돈이 더 들어있어야 하지만 이 수수료계산을 일단 무시하자.

무조건 주문을 낸다고 살수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 이 가격,이 수량에
팔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있어야 매매가 체결된다.

그런데 "한국주가지수200-96년3월물"을 120포인트에 1계약을 산후 이
종목을 130포인트에 사겠다고 나선 사람이 나왔다. 이 주문을 보고 돈이
필요해 팔면 그 차액인 5백만원(10포인트x50만원)이 시세차익으로
떨어지는 셈이다.

130포인트에 팔고 다음날 형성되는 시세가 떨어지면 완벽한 성공투자가
되지만 1백40포인트대로 계속 오른다면 후회하는 마음이 생길 것이다.

반대로 "한국주가지수200-96년3월물"의 거래시세가 1백10포인트로
떨어지면 부담감을 느낄수 밖에 없다. 추가적으로 더 떨어질 것으로
생각되면 매입자가 나설 경우 5백만원(10포인트x50만원)의 손해를
보고서라도 일찍 파는 것이 최선책일 것이다.

그렇지 않고 계속 1계약을 거머쥐고 기회를 기다리려면 부지런히 최저
증거금(유지증거금)을 맞추어야 한다. 최악의 경우라도 증거금이 매입
금액의 10%가 돼야하며 이에 미달하면 증권회사가 자동반대매매를
실시한다.

이때문에 선물거래를 하는 사람은 항상 증권회사로부터의 전화연락이
가능한 곳에 있어야 하며 증권회사의 전화를 못받아 본의 아니게
반대매매를 당해도 하소연할 수 없도록 제도가 만들어졌다.

이런 이유로 일반개인투자자들은 자금문제뿐만아니라 "비서"가 없어
선물거래를 못한다는 말이 나온다.

이렇게 장기보유한 끝에 3월이 다가왔다. 3월의 두번째 목요일의
주가지수가 120을 웃돌면 시세차익이 남고 반대로 밑돌면 그 차이만큼
손해를 본다.

자연히 "한국주가지수200-96년3월물"은 이 목요일에 상장폐지되고 동시에
6월물 9월물 12월물과 함께 "한국주가지수200-97년3월물"이 신규상장돼
상장종목은 항상 4개가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양홍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