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서 기관의 매매동향에 대한 관심이 어느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주가가 나흘연속 큰폭으로 떨어지는 약세장이 이어지는 것이 기관들의
위축 탓으로 파악하는 증시분석가들은 장세변화의 계기도 현재로서는
기관의 매매동향에서 찾을수밖에 없다는 인식이다.

사실 지난주부터 기관들의 움직임은 눈에 띄게 둔해졌다.

지난달 가장 활발한 매수에 나섰던 은행들의 매수세가 한풀 꺾였다.
은행들은 5월들어 매주 1천4백억원정도의 순매수를 기록했으나 지난주에는
4백62억원에 불과했다.

투신사들은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매도쪽으로 돌아서서 계속 물량을
내놓고 있다. 지난16일부터 월말까지 순매도규모는 2천6백억원정도나 된다.

기관들의 거래비중이 줄곧 30%를 웃돌던 것이 이번주들어서는 27%선으로
뚝 떨어졌다.

최근 기관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는 자금사정이 지목된다. 은행권의
경우 이번주에 만기가 돌아오는 1조5천억원정도의 CD(양도성예금증서)상환,
내주초(7일)의 지준마감등이 부담이 되는데다 은행감독원의 주식투자제동이
겹쳐 매수세가 일단 주춤해졌다는 분석이다.

투신사들도 기금펀드상환자금마련이나 한국이동통신주식 매입자금마련에
덧붙여 월말의 수익관리를 위해 이익이 나는 종목을 처분했던 것으로 풀이
된다.

기관의 태도가 당장 변하기는 힘들다는게 증권계의 일반적인 평이다.

증시 안팎의 여건도 그리 좋게 보이지 않아 기관의 마음을 돌려놓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특히 북한핵문제를 둘러싼 긴장이 현재로서는
가장 무거운 짐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1.4분기 경제성장률 8.8%등의 경기관련 호재는 일단 한차례 반영돼 장을
이끌어갈만한 재료가 부상하지 않아 주도주 없는 개별종목 장세를 쉽게
벗어나기 힘들 것이란 인식이 형성되고 있다.

일반투자자들도 불안한 유통시장보다 안전성이 높은 공모주청약이나 전환
사채, 실권주등 발행시장쪽을 기웃거려 장세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며 3조원대 붕괴에 직면한 고객예탁금감소추세에 불안감을 내보이고
있다.

따라서 기관들도 당분간은 현재까지의 투자성과를 방어하는 소극적 전략에
치중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지금까지 우량제조주에
치중된 포트폴리오 재구성에 나설 가능성이 높고 이경우 수익률을 높이는데
좋은 대중주쪽에 주목할 수도 있을 것이란 추측도 나오고 있다.

<정건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