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의 주식시장은 실물경기호전과 수급악화라는 두개의 수레바퀴가
엇갈리면서 답보상태를 면치못하는 취약한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주식시장은 지난4일부터 11일까지 거래일기준 6일연속 상승세를 보여
종합주가지수를 39.1포인트 끌어올렸다. 그동안 중소형주를 중심으로한
개별종목장세에서 벗어나 대형우량주(블루칩)중심의 강한 상승을 시도
했다. 국민주인 한전 및 포철에 대한 외국인투자한도 확대얘기가
뒤따랐다.

블루칩이 시장주도주로 부상해 지수가 900선의 매물벽을 뚫고 올라갈 것
인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던 12일의 주식시장은 큰폭의 하락세
를 맛보았다. 민방등의 테마장세와 블루칩의 강세가 이어지기엔 시장의
에너지가 부족하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이어 13일엔 외국인한도확대건이 다시 화제가 되면서 큰폭으로 출렁거릴
정도로 취약한 장세를 연출했다.

이처럼 주식시장이 좀처럼 지수900선을 뚫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수급불안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전문가들은 "지수900선은 매물벽
이라는 요인외에도 "수급"을 반영하는 75일 이동평균선이 자리잡고 있다"
고 지적한다. 기본적으로 수급이 호전돼야 한단계 상승을 기대할수 있다는
얘기다.

주식시장내 대기매수세력의 크기를 나타내는 고객예탁금은 3조1천원대
에서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는 반면 이달중 상업은행등 3조원에 달하는
은행권의 유상증자가 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상황이다.

기관투자가들도 위탁증거금에 묶여 있는데다 이같은 증자물량소화에 대비
해 적극적인 매수를 자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관과 함께 상승장세를
이끌어온 외국인투자자들의 매도세가 다소 주춤해진 모습이지만 여전히
매도우위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주식시장이 다시 조정을 받더라도 실물경기호전이 뒷받침하고
있어 지수850선밑으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증권전문가들의 지배
적인 견해다.

이미 지난2일 지수850선이 단기바닥으로 확인된데다 "경기"를 반영하는
1백50일 이동평균선이 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사의 한관계자는 "최근의 무역적자추세가 이어져 올 한햇동안의
무역수지가 예상과는 달리 적자를 기록할 조짐이 보이는등의 실물경기
악화나 외국인들의 집중적인 매도공세가 없는한 지수850선이 무너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최근 2개월이상의 하락국면으로 조정기간은 충분하다는 지적도 급격한
하락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에 가세하고 있다.

지수가 900선을 뚫고 올라가기엔 역부족이지만 그렇다고 850선밑으로
떨어질 만큼 실물경기가 나쁘지는 않다는 분석이다.

증권전문가들은 개별종목을 중심으로한 주가차별화 해소움직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식시장이 다시 개별종목에 대한 순환
매장세로 회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진단이다.

민방이나 통신 상품권등의 테마주들은 여러종목에 걸쳐있어 테마장세가
이어지려면 시장내부의 에너지보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결국 실물경기는 호전되고 있지만 증시규제가 안풀리고 수급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지수850선을 단기지지선으로 삼아 900선돌파를 꾸준히
시도하는 박스권의 장세가 좀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실정이다.

<손희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