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들이 오랜만에 실시되는 증자재료를 바탕으로 꿈틀거리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은행주의 주가향방에 대해선 서로 엇갈리는 견해를
보이지만 현재의 주가수준이 절대적으로 낮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오는 13일을 기준일로 1천7백억원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조흥은행
주가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월18일 8천60원을 단기저점
으로 31일 0원으로 20%가량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은행들이 금리하락등으로 고전했던 지난해 조흥은행은 비교적 장사를 잘한
편에 속한다.성장세는 다소 둔화됐으나 순이익증가율이 7.7%로 5대시중은행
중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지난해 대형부도사건이 빈발하면서 시중은행의
부실채권규모가 급증했음에도 이 은행은 여신심사의 강화와 부실채권조기
상각 노력으로 부실채권규모가 93년말 현재 3천7백20억원으로 전년대비
6백15억원 감소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조흥은행의 강점은 소매영업이 강하다는 점이다. 국내 일반은행중 점포수
와 자동화기기를 가장 많이 보유,실명제이후 중요성이 높아진 이 분야에서
두드러진 실적을 거두었다. 지난 2월말을 기준으로 한 상장주식투자 실적
도 5대 시중은행중 가장 높은 34. 5%를 기록,향후 증시호조로 비중이 커질
이 분야에서 수지개선을 이룩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은행주가 움직이지 않았던 이유중의 하나는 물량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이 은행 주가는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 92년 8월부터 94년 3월말까지
전체거래량의 46%가 몰려있는 1만-1만1천원대의 초입에 와 있다. 이 매물
밀집층의 돌파여부가 조흥은행 주가 상승의 관건인 셈이다.

은행주는 아직도 주가동조화현상이 강하기 때문에 은행주전체의 움직임도
중요한 변수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은행주가 안전성과 유동성에서 뛰어나고
앞으로 투자영업 부문의 성장성을 감안할 때 신성장종목군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한다. 여기에 현 경제여건과 증시상황이 86년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는 점도 주목된다. 86-89년 대세상승기때 상승 초기
1년간은 제조주가 급상승했으나 87,88년은 은행주의 상승률이 제조주의
상승률을 웃돌았다는 경험도 은행주를 되돌아보게 한다.

<정진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