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투자자들이 기대해 왔던 대통령 취임주가가 불발로 끝나면서
주가가 폭락세로 돌변했다" 대우증권의 "증시일지"는 문민정부가
출범한 작년 2월25일의 시황을 이렇게 기록해놓았다. 일반인들의
예상을 뒤엎고 기관투자가들이 시종일관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는
바람에 일반투자자들의 실망매물이 쏟아졌고 결국 주가가 폭락했다는
설명이 붙어있다.

이날의 주가 폭락에도 불구하고 취임식날 기관투자가의 "축하"매수
주문이 안 나온 것 자체가 문민정부 첫날의 증시답다는 호평이 나왔다.
이후 문민정부 1년간 증시는 4년여간의 약세장세가 상승장세로 그
모습을 바꾸는 한해가 됐다.

종합주가지수는 이 문민정부 1년간 4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주식시장의 싯가총액은 82조4,000억원에서 23일현재 126조7,000만원
으로 1년사이에 1.5배가 됐다.
특히 증권가에서 독약처럼 생각해온 금융실명제가 전격적으로 실시
됐는데도 불구하고 주가는 실명제의 충격을 단기간에 극복하고 수직
상승세로 뻗어나가며 증권회사 객장을 붐비게 만들었다.

증권전문가들은 문민정부 1년간 종합주가지수를 기준해 주가상승률이
40%나 되는 점으로 미뤄보면 증권투자자들이 실물경제의 회복을 확신
하고 있는 것으로 볼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또 일부 전문가들은 금융실명제이후 제도금융권에서 멀어진 부동
자금과 기업의 투자위축으로 인해 풍부해진 시중유동성이 주식시장
에서 돌아다님으로써 일종의 버블(거품)주가도 추가된 측면이 있다는
견해도 밝히고 있다.

그러나 문민정부 1년간의 주식시장은 이같이 명목상으로 강세장을
엮어 냈지만 내부적으로는 주가 양극화라는 불균형적인 구조로 인해
일반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많이 느낀 기간이었다.

우선 일반소액투자자들이 많이 보유하고있어 준국민주로까지 불리는
은행주가 문민정부출범후 23일 현재까지를 기준해 9%이상의 주가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에 제조업주가지수가 47%나 오른데 반해 금융주의 상승률은
6%정도에 그쳐 뚜렷한 주가차별화를 노출했다.
종목별로는 문민정부 1년간 태영이 240%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해
상승률 1위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삼성화재 포항제철 현대건설 삼성
전자 현대차써비스 삼성물산 유공 현대자동차 금성사등 다수의 대기업
계열사주를 포함한 31개종목이 100%이상의 주가상승률을 나타냈다.

이에반해 동성철강(60%하락)을 비롯해 주로 저가주들은 거의 빛을
못받았고 이 양극화로인해 강세장속에서도 증권관계기관에 투자자들의
불평을 담은 민원이 쇄도하는 아이러니컬한 현상이 벌어졌었다.

증권당국도 이런 주가양극화를 감안, 투신사에대해 5만원이상의
고가주를 매도하라는 상식이하의 조치를 내릴 정도였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발행시장에서는 유상증자나 기업공개가 거의 정상화되는등
기업에 대한 주식시장의 자금조달기능이 생기를 되찾은 것은 문민
정부출범 1주년을 맞은 증시의 큰 성과로 평가받을수 있다.

<양홍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