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입은 아이들의 연대와 성장…애니 '거울 속 외딴 성'
여느 날처럼 학교에 가지 못한 채 방 안에 혼자 있던 코코로는 자신의 거울이 화려한 빛을 뿜어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홀린 듯 거울 앞으로 다가간 코코로는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바다 위 절벽에 세워진 외딴 성에 들어간다.

코코로를 성으로 초대한 것은 늑대 가면을 쓴 정체불명의 아이. 스스로를 '늑대님'이라 칭하는 그는 코코로를 포함해 거울 속으로 들어온 7명의 중학생에게 내년 3월까지 열쇠를 찾으면 소원 하나를 들어주겠다고 말한다.

성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시간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보통의 중학생이라면 학교에서 수업을 들어야 하지만, 이들 7명은 학교가 아닌 외딴 성에서 시간을 보낸다.

아이들은 이에 관해 이야기를 주고받진 않지만, 모두가 학교라는 공간을 피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감한다.

애니메이션 '거울 속 외딴 성'은 우연히 거울 속 세계로 들어간 코코로와 6명의 아이가 소원을 이뤄주는 열쇠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상처 입은 아이들의 연대와 성장…애니 '거울 속 외딴 성'
쓰지무라 미즈키(辻村深月)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학교폭력이나 가족의 죽음으로 깊은 상처를 안고 있는 아이들이 서로를 위로하고 성장해가는 모습을 초현실적 설정에 담아냈다.

코코로는 동급생 사나다가 좋아하는 한 남학생과 사귀었다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한 뒤 학교에 가지 못하게 되는데, 성에서 만난 우레시노, 후카, 스바루도 마찬가지다.

아무도 없는 방 안에 홀로 누워 하루하루를 보내던 코코로는 비슷한 아픔을 가진 친구들을 만난 뒤 성에서 함께 시간을 보낸다.

그 시간은 엄마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상처를 고백할 용기가 되고, 앞으로 나아갈 힘이 된다.

이 작품은 학생들의 성장기를 그린다는 점, 연대를 통해 상처를 치유하는 여정을 그린다는 점에서 최근 극장가에 일본 애니메이션 열풍을 불러일으킨 '더 퍼스트 슬램덩크'와 '스즈메의 문단속'의 특징을 각각 가지고 있는 듯하다.

상처 입은 아이들의 연대와 성장…애니 '거울 속 외딴 성'
'갓파 쿠와 여름방학을'(2007), '컬러풀'(2012), '백일홍'(2014),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어른 제국의 역습'(2001) 등을 연출했던 하라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특유의 따스한 작화와 섬세한 연출력을 뽐낸다.

연출을 맡은 하라 게이이치 감독은 "이 영화는 고민에 빠져 있는 코코로라는 소녀가 어떻게 삶의 진정한 주인공으로 성장하느냐 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면서 "관객에게 '대부분의 일은 어떻게든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12일 개봉. 116분. 12세 관람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