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과 다른 오락적 재미…무너진 개연성은 아쉽단 반응
군인이 된 고3 학생들의 처절한 사투…'방과 후 전쟁활동'
미동도 없이 상공에 떠 있는 보라색 미확인 구체가 전 세계로 퍼진 지 벌써 1년. 금세 그 존재에 익숙해진 시민들은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일상을 이어가지만, 구체 하나가 지상으로 추락하면서부터 상황은 급격하게 변한다.

한 개의 구체에서 분열된 세포는 사단 하나를 전멸시킬 만큼 치명적인데, 고개를 들었을 때 시야에 보이는 구체만 수백개. 예비군, 민방 인력까지 소집해도 병력이 턱없이 부족하자, 정부는 입시 가산점을 내걸고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소집한다.

지난달 31일 공개된 티빙 새 오리지널 시리즈 '방과 후 전쟁활동'은 수능을 50일 앞둔 10대들이 펜 대신 총을 들고 처절한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그린다.

군인이 된 고3 학생들의 처절한 사투…'방과 후 전쟁활동'
하루아침에 군인 신분이 된 학생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이다.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문제집을 꺼내는 전교 1등 장영훈(노종현 분), 자신의 처지를 끊임없이 불평하는 홍준희(오세은), 소심하고 행동이 느려 같이 훈련받는 아이들에게 손해를 끼치기도 하는 노애설(이연) 등.
드라마는 소수의 주인공에게 초점을 맞추기보다 성진고등학교 3학년 2반 학생 모두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각 인물이 사건에 대처하는 방식에 집중한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학교에 보내져 혹독한 훈련을 받고, 가산점을 위해 아이들 등을 떠미는 몇몇 부모들 모습은 수험생들의 '입시 전쟁'을 떠올리게 해 씁쓸함을 안긴다.

군인이 된 고3 학생들의 처절한 사투…'방과 후 전쟁활동'
'방과 후 전쟁활동'은 하일권 작가가 그린 동명의 웹툰이 원작이다.

개성이 뚜렷한 인물들의 캐릭터 설정을 살리고, 군대와 입시 체계에 대한 풍자를 담아냈다는 점에선 원작과 비슷하지만, 원작 특유의 잔잔하면서도 암울한 분위기를 기대한 시청자들은 실망할 수도 있다.

난도질당한 시신을 적나라하게 비추는 잔인한 장면과 진지한 분위기 속에 코믹한 장면을 삽입한 연출은 영화 '배틀로얄'을 연상시킨다는 평이 나오기도 한다.

학원물과 재난물을 결합한 이 드라마는 빠른 전개와 화려한 컴퓨터그래픽(CG)으로 나름의 오락적인 재미를 선사한다.

주인공급으로 비중이 크다고 생각했던 인물들이 허무하게 죽는 반전 요소도 있고, 극한의 상황 속에서 아웅다웅하며 성장해나가는 학생들의 모습도 보는 재미를 더한다.

군인이 된 고3 학생들의 처절한 사투…'방과 후 전쟁활동'
그러나 극적인 연출을 위해 개연성을 무너트리는 장면들이 아쉬움을 남긴다.

한시가 급한 상황에서 구체를 유인할 사람을 제비뽑기로 정한다거나, 등장인물들이 상식적으로 이해 안 되는 행동을 반복하는 전개는 답답함을 유발한다.

신인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신선한 얼굴을 만날 수 있지만, 미숙한 연기가 몰입을 깬다는 반응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