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 후속작…"전편 능가" 호평·북미서 흥행몰이
전설의 킬러, 규율에 맞서다…영화 '존 윅4'
"규율이 없다면 우리는 동물에 불과하니까.

"
인기 액션 시리즈 '존 윅'을 지탱하는 가장 큰 힘은 '규율'이다.

무법천지일 것 같은 킬러들의 세계에도 공고한 규칙과 체계가 존재한다는 설정은 언뜻 단순해 보일 수 있는 스토리라인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4년 만에 네 번째 시리즈로 돌아온 '존 윅 4'도 마찬가지다.

규율을 어겨 킬러 세계에서 파문(추방)당한 존 윅(키아누 리브스 분)은 자신을 옭아매는 제도에서 벗어나기 위해 최후의 반격을 시작한다.

전편에서 존 윅은 12개 범죄조직 수장들이 결성한 지도부 '최고 회의' 장로와의 약속을 깨고 윈스턴(이안 맥셰인)을 살려줬다는 이유로 모든 킬러의 표적이 됐다.

최고 회의의 새로운 권력자로 등극한 그라몽 후작(빌 스카스가드)은 존 윅을 없애기 위해 은퇴한 킬러 케인(전쯔단·견자단)을 끌어들인다.

케인은 딸을 죽이겠다는 후작의 협박에 굴복해 오랜 친구인 존 윅을 죽이기 위해 나선다.

전설의 킬러, 규율에 맞서다…영화 '존 윅4'
오로지 규율 때문에 서로를 죽여야 하는 상황에 놓인 두 친구의 관계는 남을 짓눌러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사회 시스템 속 개인을 연상시키며 철학적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이번 작품의 러닝타임은 전작보다 40분가량 길어졌지만, 이런 설정으로 보다 탄탄해진 이야기가 영화를 받쳐주면서 전편보다 한층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액션도 더욱 화려해졌다.

시리즈 전편을 연출해 온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은 새로운 도구와 촬영 기법을 활용해 지루할 틈 없는 액션 시퀀스를 선보인다.

'존 윅' 시리즈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 권총뿐 아니라 검, 활, 쌍절곤 등 다채로운 도구가 사용됐으며, 천장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오버헤드 프레임으로 촬영된 파리 아파트 내부 총격 장면 등 파격적인 구도도 돋보인다.

전설의 킬러, 규율에 맞서다…영화 '존 윅4'
특히 영화의 마지막 1시간 동안 펼쳐지는 액션은 말 그대로 장관이다.

개선문 앞 자동차와 바이크를 활용한 체이싱 장면, 파리 사크레쾨르 대성당 앞 '222계단'에서의 난투, 일출과 함께 펼쳐지는 마지막 전투는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스타헬스키 감독은 개선문 액션에만 9개월의 준비와 훈련이 필요했다고 전했다.

만 58세로 환갑을 바라보는 키아누 리브스는 이번 작품에서도 대부분 장면을 스턴트 없이 직접 소화하며 건재함을 뽐냈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액션배우 전쯔단도 큰 몫을 해냈는데, 그는 특유의 절도 있는 액션으로 키아누 리브스의 액션에 익숙해진 관객에게 신선함을 준다.

각 지역의 랜드마크가 아름답게 담긴 배경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영화 속에는 요르단, 일본, 독일, 프랑스 등 다양한 로케이션이 등장하는데 와디 룸 사막, 도쿄 국립 신 미술관, 베를린 성심 성당, 파리 에펠탑과 개선문 앞에서 펼쳐지는 액션은 영상미를 한껏 끌어올린다.

전설의 킬러, 규율에 맞서다…영화 '존 윅4'
지난 24일 북미에서 먼저 개봉한 '존 윅 4'는 전편을 능가했다는 호평을 받으며 시리즈 사상 최고 흥행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영화는 개봉 첫 주말에만 7천300만 달러를 벌어들였는데, 이는 전편의 첫 주말 성적을 훌쩍 넘어선 수치다.

'존 윅' 시리즈 1편은 개봉 첫 주말 1천400만 달러, 2편은 3천40만 달러, 3편은 5천68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러한 흥행에 힘입어 '존 윅' 시리즈는 스핀오프 영화 '발레리나'와 프리퀄 드라마 '더 콘티넨탈'로 세계관을 확장할 계획이다.

'발레리나'는 전편에 등장한 암살자 양성 러시아 발레단 소속 발레리나가 가족의 복수를 위해 나서는 이야기를, '더 콘티넨탈'은 1970년대 킬러들의 안전지대 콘티넨탈 호텔을 손에 넣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젊은 윈스턴의 이야기를 담을 예정이다.

전설의 킬러, 규율에 맞서다…영화 '존 윅4'
'존 윅 4'는 배우 랜스 레딕의 유작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시리즈에서 호텔 매니저 샤론 역을 맡아온 랜스 레딕은 지난 17일(현지시간) 6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존 윅 4' 측은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따뜻한 마음을 가진 멋진 사람, 우리의 진정한 친구 랜스 레딕, 꼭 다시 만나기를"이라며 고인을 추모했다.

내달 12일 개봉. 169분. 청소년 관람 불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