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최초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서 시한부 선고받은 아내 둔 남편 역
"옆사람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계기 되길기를"
'인생은 아름다워' 류승룡 "뮤지컬영화가 액션보다 어렵네요"
"저한테는 액션보다 더 힘들었어요(웃음). 못 믿으시겠지만, 일주일에 두세 번씩 보컬 레슨을 받으면서 1년 정도 연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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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주연 배우 류승룡은 1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뮤지컬 영화에 도전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국내 최초 주크박스 뮤지컬(인기 대중음악으로 만든 뮤지컬) 영화인 이 작품은 시한부 선고를 받은 세연(염정아 분)이 남편 진봉(류승룡)과 함께 자신의 첫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신중현의 '미인', 임병수의 '아이스크림 사랑', 이승철의 '안녕이라고 말하지마' 등 한 시절을 풍미했던 인기 가요들에 흥겨운 퍼포먼스가 곁들여졌다.

"클래식 뮤지컬이었다면 선뜻 하지 못했을 거에요.

누구나 들어봤고 부를 수 있는 노래들이잖아요.

그걸 상황과 대사에 맞게 전달하는 부분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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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아름다워' 류승룡 "뮤지컬영화가 액션보다 어렵네요"
류승룡은 그러나 '강진봉'이라는 캐릭터의 설정 때문에 출연을 주저하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극 중 진봉은 무뚝뚝하고 무심한 남편이자 아버지. 시한부 선고를 받은 아내에게 괜찮냐는 말 한마디 건네지 않는다.

어쩌면 마지막일 수 있는 아내의 생일날에도 선물 하나 없이 술에 잔뜩 취한 채 귀가하는가 하면, 아이들과는 대화조차 하지 않는다.

"이런 아빠 요즘에 없어요.

우리 아버지 세대에서도 찾아보기 어렵죠. 지금 모습은 많이 순화시킨 거예요.

처음엔 어떻게 저럴 수가 있나 싶었다니까요(웃음). 그래도 세연의 캐릭터를 극대화하기 위한 장치라고 생각하며 받아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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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룡은 약간의 코미디적 요소를 더해 진봉을 마냥 미워할 수만은 없는 인물로 만들어냈다.

능청스러운 진봉의 모습은 '내 아내의 모든 것'(2012), '극한직업'(2018) 속의 류승룡을 연상케 하기도 한다.

그는 "웃음이나 당황하는 모습이 윤활유 역할을 해서 비호감적인 모습이 조금은 해소되길 바랐다"며 "첫사랑을 찾는 세연의 모습에 고통스러워하고 드러눕고 하는 모습이 그렇다"고 했다.

"사실 제가 (코미디 연기를) 지향하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특히 요즘처럼 웃음이 없어지는 시대일수록 약간의 사명감 같은 것도 자꾸 생기고요.

건강한 웃음, 좋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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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아름다워' 류승룡 "뮤지컬영화가 액션보다 어렵네요"
류승룡과 염정아는 극 중 진봉과 세연의 20대부터 50대까지를 모두 직접 연기했다.

류승룡은 "처음에는 분량이 좀 적다 싶었는데 20대까지 제가 연기한다고 해서 갑자기 출연 욕구가 상승했다.

특히 '미인'이란 노래를 부를 때는 실제 대학교 친구들과 함께했는데 의미 있고 좋았다"고 했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2020년 11월 제작보고회를 마쳤지만 코로나19로 개봉을 2년간 미뤄왔다.

류승룡은 "개봉을 하게 돼 너무 좋다"며 "선물 같은 영화"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일까, 잘 사는 게 무엇일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우리 아내가 떠올라 많이 울기도 했어요.

남자들이 '와이프가 제일 무섭다'고 하잖아요.

저는 이 영화를 찍으면서 아내가 없다고 생각하니 더 무섭더라고요.

그래서 더 충실하게 되고, 잘하게 됐어요.

관객분들도 영화를 보고 돌아가시는 길에 옆에 있는 사람을 한 번쯤 생각해보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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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아름다워' 류승룡 "뮤지컬영화가 액션보다 어렵네요"
"이번 작품이 마중물 역할을 해서 한국 뮤지컬 영화가 활성화되는 데 기여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할리우드 작품과는 결이 조금 다르겠지만 뮤지컬 영화로도 얼마든지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는 가무(歌舞)에 너무나 뛰어난 민족이잖아요(웃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