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NCT 드림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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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NCT 드림(DREAM)이 잠실 올림픽주경기장 입성의 꿈을 이뤘다. 일곱 멤버가 똘똘 뭉쳐 발산한 에너지에 감동한 팬들은 2시간 30분 동안 힘차게 응원봉을 흔들며 '초록빛 시너지'를 만들어냈다.

NCT 드림(마크, 런쥔, 제노, 해찬, 재민, 천러, 지성)은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두 번째 단독 콘서트 '더 드림 쇼2- 인어 드림(THE DREAM SHOW2- In A DREAM)'을 개최했다. 콘서트는 이날을 시작으로 다음 날인 9일까지 총 2회 진행된다.

공연의 포문은 정규 2집의 타이틀곡 '버퍼링(Glitch Mode)'이 열었다. 시작부터 몰아치는 파워풀한 퍼포먼스에 객석에는 뜨거운 환호가 쏟아졌다. 이어 NCT 드림은 '카운트다운(Countdown)', '스트롱거(STRONGER)'까지 잇달아 선보이며 오프닝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NCT 드림의 대면 공연은 2019년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첫 번째 단독 콘서트 이후 약 2년 10개월 만이다. "굉장히 아름다운 밤이다"는 해찬의 벅찬 소감과 함께 멤버들은 차례로 팬들에 인사를 건넸다.

마크는 "시즈니(공식 팬덤명) 정말 반갑다. 오늘 재밌게 놀다 가셨으면 좋겠다"고 했고, 제노는 "그리웠다. 그리웠던 만큼 오늘 다 던져버리고 부숴버리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재민 역시 "시즈니의 응원봉이 공연장에 가득 차 있는 게 보고 싶었다"며 팬들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특히 이번 콘서트는 NCT 드림에게 큰 의미가 있다. 일곱 멤버가 완전체로 여는 첫 단독 콘서트이자, 6만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잠실 주경기장 입성의 꿈을 이뤘기 때문이다.
그룹 NCT 드림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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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NCT 드림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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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연에서는 트리플 밀리언셀러 타이틀을 수성하기까지 NCT 드림의 성장을 한 눈에 엿볼 수 있는 무대가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첫 번째 싱글 '마지막 첫사랑'을 시작으로 '사랑이 좀 어려워', '사랑은 또다시', '마지막 인사'로 이어지는 사랑을 매개로 한 성장 서사를 뮤지컬 메들리 형식으로 준비한 것. 멤버들의 연기가 가미된 재치 넘치는 구성에 팬들은 연신 환호를 터트렸다.

에너제틱한 퍼포먼스로 큰 사랑을 받는 NCT 드림의 또 다른 매력은 감미롭고 청량한 무드의 명곡을 잘 소화한다는 점이다. 이에 '명곡 부자'로도 불린다. 정규 1집 수록곡 '고래'의 전주가 흘러나올 때는 팬들의 함성이 공연장을 가득 메우기도 했다. 이 밖에도 '너의 자리', '츄잉검(Chewing Gum)' 편곡 버전으로 듣는 즐거움을 높인 NCT 드림이었다.

에너제틱함을 넘어 한층 강렬하고 성숙해진 퍼포먼스도 엿볼 수 있었다. '새터데이 드립(Saturday Drip)'에 이어 '콰이엇 다운(Quiet Down)'를 소화하면서는 아크릴박스 형태의 리프트 무대로 감각적인 퍼포먼스를 펼쳐 시선을 압도했다.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베러 댄 골드(Better Than Gold)'를 부를 땐 메인, 서브, 돌출 무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관객들과 가깝게 소통했다. 멤버들은 "팬분들이랑 가까이 있으니 좋다"고 말했다.

공연 중간 NCT 드림은 NCT 127 태일·재현·도영이 응원을 왔다고 전하며 돈독한 팀워크를 자랑하기도 했다.

이어진 '오르골', '디기티(Diggity)' 무대에서는 팬들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갔다. 무빙카를 타고 이동하며 관객들과 눈맞춤에 나선 이들은 그라운드 가변 무대에서 드림 표 에너지를 리얼하게 전달했다. '파이어 알람(Fire Alarm)', '라이딩(Ridin')', '고(GO)', '붐(BOOM)'으로 구성한 EDM 리믹스 메들리로는 분위기를 폭발적으로 이끌었다.

히트곡 '헬로우 퓨처(Hello Future)' 무대에서는 팬들의 떼창이 나와 멤버들과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계속해 '위 고 업(We Go Up)', '트리거 더 피버(Trigger The Fever)', '맛'까지 쉼 없이 내달린 NCT 드림이었다. 마지막 '맛' 무대를 할 때는 화려한 폭죽이 하늘을 수놓아 팬들을 열광케 했다.
그룹 NCT 드림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NCT 드림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앙코르로는 '비트박스', '우리의 계절', '디어 드림(Dear Dream)', '별 밤', '같은 시간 같은 자리'를 선보였다.

당초 NCT 드림은 고척스카이돔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 계획이었으나 일부 멤버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한 차례 개최를 취소, 이후 장소를 잠실 주경기장으로 옮겼다. 이전보다 규모가 커진 덕에 전화위복이라 볼 수도 있었지만, 그만큼 멤버들이 갖는 책임감의 무게도 더 무거웠을 터. 천러는 "앙코르를 준비하면서 '북극성'이 나오고 다들 노래를 따라 하는데 울컥하더라. '이게 콘서트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게 바로 우리가 원한 거다. 너무 행복했고, 멤버들도 힘들었을 텐데 지금까지 힘내서 끝까지 한 게 뿌듯하고 고마웠다"고 밝혔다.

이어 해찬은 "공연을 3~4개월 정도 준비했다. 준비하면서 굉장히 설렜고 후회 없이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멤버 모두 욕심과 열정을 갖고 준비한 콘서트"라면서 "'더 드림 쇼1'을 할 때 마지막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거짓말처럼 이렇게 다시 주경기장에서 공연할 수 있다는 게 벅차고 감동적이다. 그냥 하는 얘기가 아니라 이건 여러분들이 만들어준 거다.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지성은 "가끔 잠이 안 올 때 엄마, 아빠한테 자랑스러운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렇게 해줘서 감사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제노 역시 팬들을 향해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온전히 시즈니들만이 가득한 현장을 보고 싶었다. 우리는 좋아하는 일을 하는데 그걸 응원해 주시는 것만으로도 이 모든 상황이 행운인 것 같다. 행복과 에너지를 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런쥔은 "지금도 꿈만 같다. 여러분 덕분에 내가 드림이 됐고, 이 꿈 같은 무대에 설 수 있게 됐다. 사실 너무 큰 공연장으로 옮겨서 너무 잘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에 실수한 점도 있었는데 앞으로 더 멋있는 사람이 되도록 하겠다. 여러분이 좋아하는 NCT 드림이라는 팀이 자랑스러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울먹였다.

앞서 '더 드림 쇼1'을 함께하지 못했던 마크는 "이번에 같이 하게 돼 좋았다. '더 드림 쇼1'을 안 하기도 했고, 주경기장에서 공연하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어서 부담감도 있었는데 막상 멤버들과 호흡이 잘 맞는 걸 보니 행복했다. 우리에겐 정말 특별한 순간인데 함께해주셔서 감사하다. 이번에 감사함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멤버들의 이름을 한 명씩 부르며 진심을 다해 "정말 고맙다"고 말해 감동을 자아냈다. "앞으로도 7드림을 기대해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더 드림쇼 1'은 마지막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했다면, 이제부터는 NCT 드림의 시대가 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NCT 드림은 서울 공연을 마친 후 세계 주요 도시에서 투어를 이어갈 예정이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