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의 성지' 체조경기장서 첫 전국투어 피날레…전석 매진 기록
팬 서비스도 영웅급…"폭우 피해 복구 힘쓰는 분들께 위로와 박수를"
임영웅 "평생 기억에 남을 콘서트…나도 표 사려다 실패"
"오늘은 전국투어 마지막 날인데요.

화사하게 꽃이 피는 계절 봄에 이 콘서트가 시작했는데, 벌써 여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여러분 덕에 선전한 것 같아서 이 자리를 빌려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우승, 음원 차트 줄 세우기, 트로트 곡으로 십수 년 만에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 1위, 솔로 가수 사상 최초로 발매 첫 주 음반 판매량 100만장(한터차트 기준) 돌파….
가수 임영웅이 2020년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 우승 이래 불과 2년 만에 쌓은 '금자탑'은 대충 추려도 이 정도다.

방송가와 광고계에서 수많은 '러브콜'을 받은 점은 다시 언급할 필요도 없다.

한여름의 열기가 여전했던 이번 광복절 연휴, 임영웅은 자신의 가수 여정에서 또 한 번의 이정표를 세웠다.

첫 단독 전국투어 콘서트 '아임 히어로'(IM HERO) 서울 콘서트다.

그는 지난 5월 경기 고양을 시작으로 창원, 광주, 대전, 인천, 대구를 돌며 흥행 파워를 과시했다.

이달 12일부터 이날까지 열린 서울 공연은 전국투어의 대미를 장식하는 동시에 'K팝의 성지'로 불리는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 전석 매진으로 입성했다는 의미를 지녔다.

이날 공연장은 임영웅을 상징하는 하늘색 티셔츠를 입은 '영웅시대'(임영웅 팬)로 가득 찼고, 미처 표를 구하지 못한 이들은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영웅'을 기다렸다.

국내뿐 아니라 호주, 일본, 독일, 홍콩 등 세계 각국에서 치열한 예매 전쟁을 뚫고 티켓을 구하는 데 성공한 팬들이 집결했다.

관객 연령대는 8세부터 90대 어르신까지 다양했다.

'임영웅 고마워 내 생명 다하는 나까지 함께 가자', '오늘도 영웅에게 취한다'처럼 재치 있는 문구가 적힌 피켓도 눈에 띄었다.

임영웅 "평생 기억에 남을 콘서트…나도 표 사려다 실패"
장내가 암전되고 공연 시간을 알리는 60초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전광판 속 숫자가 1까지 내려가고 주인공 임영웅의 모습이 담기자 장내는 '와' 하는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가득 찼다.

임영웅은 마치 모세처럼 무대 전광판을 좌우로 가른 뒤 암막 뒤에서 등장했다.

검은 반짝이 재킷에 검은 바지를 입은 그는 "서울 그리고 대한민국, 소리 질러!"라고 외치며 무대의 포문을 열었다.

임영웅은 라이브 밴드의 연주에 맞춰 '보금자리'를 시작으로 '사랑해요 그대를'·'사랑역' 같은 1집 수록곡을 비롯해 '바램' 같은 '미스터트롯' 경연곡을 들려줬다.

그는 군더더기 없는 특유의 깔끔한 보컬로 시원한 고음을 쭉쭉 뻗어냈고, 과하지 않은 손짓으로 관객들을 지휘했다.

업 템포 곡을 부를 때는 전주와 간주를 이용해 숨겨 놓은 춤 실력도 뽐냈다.

임영웅은 팬 서비스도 히어로다웠다.

그가 "한번 나가볼까요"라며 T자형 돌출무대 앞으로 나오자 더욱 가까이서 마주하게 된 팬들은 환호했다.

임영웅은 팬 한명 한명과 눈을 마주치고, 각국 언어로 적힌 피켓 문구도 읽어줬다.

노래가 끝나고서는 손으로 하트도 만들어 보였다.

특히 '오래된 노래' 무대에서는 아래로 내려가 한 관객의 손을 잡고 한 구절을 부르는 '특급 서비스'도 선보였다.

시청자의 신청곡을 받아 노래하는 '사랑의 콜센타' 출연 당시를 회고하면서는 즉석에서 몇 곡조를 뽑아 부르기도 했다.

임영웅은 "저도 평생 기억에 남을 콘서트를 위해 오늘 이 한 몸을 불살라보도록 하겠다"며 "나도 표를 사보려고 하다가 실패했다.

내가 할 때는 대기자가 육십몇만 명이었는데 팔십일만까지 기록했다더라. 대기 시간은 153시간이 넘어갔다"고 말했다.

또 "최근 엄청난 폭우로 인해 피해를 본 분이 있을 텐데, 어려움 겪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과 '영웅시대' 분들의 따뜻한 박수로 (공연을) 시작해보려 한다"며 "복구를 위해 힘써 주시는 우리 사회의 많은 히어로들이 있다.

그 히어로분들께도 위로와 박수를 부탁드린다"고도 했다.

임영웅 "평생 기억에 남을 콘서트…나도 표 사려다 실패"
드라마 OST로 삽입돼 히트한 '사랑은 늘 도망가', '사랑의 콜센타'에서 선보인 '비와 당신', 부캐(부 캐릭터) 임영광과 듀엣으로 꾸민 '이등병의 편지', 1집 수록곡 '사랑해 진짜' 등이 이어지면서 공연장은 더욱 후끈 달아올랐다.

임영웅은 사극 연기를 선보인 뒤 한복을 입고 '아비앙또'(A bientot)를 격한 안무를 곁들어 불렀고, 흰 정장을 갖춰 입은 '무지개' 무대에서는 간주에서 댄스 브레이크도 선보였다.

그는 "내 춤 좀 어땠냐. 댄스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올라왔다.

다음 앨범 타이틀은 댄스곡으로 하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만 좀 해 봤다"고 너스레도 떨었다.

임영웅은 3시간에 육박하는 공연 시간을 트로트, 발라드, 댄스 등 다양한 장르로 꽉 채웠다.

그의 말마따나 한때 '포천의 아들'로 불리던 서른한 살 청년은 '전국의 아들'을 넘어 '대한민국의 히어로'로 우뚝 섰다.

그는 '아버지'·'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다시 만날 수 있을까'처럼 가슴 먹먹해지는 가사가 돋보이는 노래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 그리고 격동의 현대사를 겪어낸 관객들을 위로했다.

"다시는 오지 않을 기나긴 시간, 어찌 보면 짧았던 시간을 묵묵히 걸어오신 여러분께 들려드리는 노래입니다.

'아들 영웅', 혹은 '손자 영웅'과 함께 불러주세요.

언제나 이 자리, 이 무대 위에서 여러분을 기다리겠습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