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풀타임·녹턴
▲ 풀타임 = 프랑스 파리 교외에 사는 싱글맘 쥘리(로르 칼라미 분)는 오늘도 해가 뜨기 전에 집을 나선다.

두 아이를 보모의 집에 맡기고 통근열차를 타야 한다.

전국적으로 교통파업이 시작되면서 출퇴근은 더 힘들어진다.

열차가 갑자기 멈춰 버스로 갈아타야 하고, 파리 시내 지하철은 마비됐다.

쥘리는 출퇴근을 위해 매일 뛴다.

5성급 호텔 룸메이드로 일하는 쥘리는 다른 업종으로 이직하려고 직장 상사 몰래 면접을 본다.

이마저도 순탄하게 진행되지 않는다.

보모는 다음 주부터 다른 사람을 알아보라고 한다.

아들은 트램펄린을 타다가 떨어져 어깨를 다친다.

전 남편은 양육비도 보내지 않고 연락이 끊긴다.

직장에서는 다른 일자리를 구하기도 전에 해고 위기를 맞는다.

[새영화] 풀타임·녹턴
영화는 평범한 싱글맘이 일상에서 겪는 에피소드들을 엮었다.

쥘리뿐 아니라 누구에게도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지만, 최악의 상황을 모아놓고 보면 '일상이 스릴러'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아침마다 전속력으로 뛰는 쥘리의 모습과 감각적 연출이 서스펜스를 끌어올린다.

넷플릭스 시리즈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의 로르 칼라미가 처연하고 실감나게 싱글맘을 연기했다.

지난해 베네치아영화제 오리촌티 부문에서 에리크 그라벨이 감독상을, 로르 칼라미가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18일 개봉. 87분. 전체 관람가.

[새영화] 풀타임·녹턴
▲ 녹턴 = "전쟁터가 따로 없어."
엄마 민서는 성호를 데리고 지하철을 타면서 이렇게 말한다.

엄마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지닌 아들과 30년 넘게 붙어다니며 돌보고 있다.

동생 건기는 그런 엄마와 형 모두 못마땅하다.

정관조 감독은 11년 동안 엄마와 두 형제의 일상을 기록했다.

성호는 혼자서 면도도 못 하고 컵라면에 물을 부을 줄도 모르지만, 음악에는 재능이 있다.

피아노·클라리넷·바이올린을 연주한다.

엄마는 성호를 뒷바라지하고 음악을 가르치는 데 인생을 온전히 바쳤다.

성호와 건기는 성인이 돼서도 데면데면하다.

대화가 잘 안통하기도 하지만, 건기는 평생 형만 챙기는 엄마가 밉다.

형을 미워한 적은 없다면서도 형과 말을 섞고 싶지는 않다.

성호는 몇 년 전 동생이 자기를 때린 날짜, 즉 서로 싸운 날짜를 기억한다.

[새영화] 풀타임·녹턴
성호는 2017년 개인 콘서트를 열었다.

연주를 마치고 관객에게 하는 인사는 여전히 어색하다.

마침내 외국 공연이 잡히면서 형제는 단둘이 러시아로 음악여행을 떠난다.

건기는 러시아 관광명소에서 형 사진을 찍어주고 면도하는 법도 가르쳐준다.

무대에서는 함께 연주도 한다.

건기는 이제 서른 넘은 형이 처음으로 형다운 느낌이었다고 말한다.

영화는 2020년 러시아 모스크바영화제에서 최우수다큐멘터리상을 받았다.

18일 개봉. 97분. 12세 관람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