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놈 잡는데 이유가 어딨냐"며 무시무시한 빌런을 차례로 때려눕힌 마석도 형사를 천만 관객이 '추앙'했다. 단순한 권선징악 스토리이지만 관객들은 마동석표 액션이 가져다주는 통쾌함에 빠져들었다. '범죄도시2'는 개봉 25일만인 지난 11일 팬데믹 이후 최초로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는 대한민국 영화 사상 역대 28번째 천만 영화이자, 역대 20번째 천만 한국 영화로 기록됐다. 총제작비 130억 원을 투입한 이 영화는 국내에서만 1000억 원 이상의 누적 매출액을 기록하며 역대 개봉작 중 수익 9위에 올랐다. 마동석은 '부산행'(2016), '신과함께-죄와 벌'(2017), '신과함께-인과 연'(2018)에 이어 '범죄도시2'까지 4000만 관객을 들인 배우가 됐으며 연출을 맡은 '신예' 이상용 감독은 '변호인'의 양우석 감독에 이어 입봉작으로 천만 관객을 달성한 두 번째 감독이 됐다.
'범죄도시2' 이상용 감독 /사진=ABO엔터테인먼트
'범죄도시2' 이상용 감독 /사진=ABO엔터테인먼트
[인터뷰①] 이상용 감독 "'범죄도시2' 천만…팔할이 마동석 덕" 에서 계속


'범죄도시2'의 흥행에는 마동석의 '명불허전' 액션에 '구 씨 신드롬'을 몰고 온 손석구, '우리들의 블루스'서 '제주 아방'으로 열열한 박지환의 영향력이 큰 것으로 보인다. 13일 진행된 온라인 인터뷰에서 이상용 감독은 "마동석부터 손석구, 박지환 등 배우들에게 여러 부분에서 도움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잘 되어서 뿌듯하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범죄도시2'는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와 금천서 강력반이 베트남 일대를 장악한 최강 빌런 '강해상'(손석구)을 잡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 영화다. 두 번째 시리즈에서는 전편의 가리봉동 소탕 작전 4년 뒤를 배경으로 베트남까지 세계관을 확장했다. 이 영화는 전편의 688만 관객을 넘어서며 엔데믹 시대 첫 천만 영화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감독은 "1편과 2편의 차이점 중 큰 부분은 배역이다. 마석도가 가리봉을 평정하다가 해외로 나가면 어떻게 될 것인가에서 시작됐다. 해외에 나가서도 어떻게든 범죄자를 잡고 싶어 하는 마음이 관객에게 전달됐으면 했다"고 밝혔다.

이어 두 번째로 '빌런' 강해성을 꼽았다. 그는 "1편에서 장첸과 그 일당들이 덩어리로 표현되었다면 2편에서 강해성 혼자 독고다이 하는 느낌으로 묘사하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손석구가 연기한 강해성은 전편의 장첸(윤계상)과 결을 달리한 연기로 많은 관객들에게 호평받았다. 특히 영화 개봉 때 방영 중이었던 드라마 JTBC '나의 해방일지'에 '구씨'로 출연했던 점도 인기 요인 중 하나였다.

이 감독은 2019년 가을 처음 만난 손석구에 대해 회상했다. 그는 장원석 BA엔터테인먼트 대표 소개로 그를 처음 만났다고 했다.

"처음엔 잘 몰랐는데 '센스8'과 '지정생존자'를 보고 되게 매력적인 배우라고 생각했습니다. 만나보니 눈빛이 여러 가지였고 영화학도 같이 되게 열정적이었죠. 당시 제가 압박감이 너무 심한 상태였어요. '못 만들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그런데 손석구는 도전 정신이 뛰어나더라고요. 그 부분에 끌렸고 이 배우와 함께라면 뭘 해도 되겠다 싶었습니다."

그는 베트남 로케이션 헌팅을 하러 갈 때도 손석구와 함께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베트남을 돌아보며 강해상은 어떻게 살았을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캐릭터를 만들어갔다"며 "그런 과정이 있었기에 캐릭터적으로 잘 나온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범죄도시2' 이상용 감독 /사진=ABO엔터테인먼트
'범죄도시2' 이상용 감독 /사진=ABO엔터테인먼트
'범죄도시2'의 클라이맥스는 바로 마석도 형사와 강해상의 버스 액션 장면이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버스라는 공간은 마동석의 아이디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장소를 거론하다 버스가 어떻겠느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어떻게 촬영하면 좋을지 얘기를 많이 나눴다. 주먹 대 칼 액션이었고 범죄자를 응징하는 콘셉트였기에 액션도 바로 앞에서 이뤄지는 듯 촬영해야 했다. 버스 안에서 할 수 있는 게 크게 없다. 동작을 크게 하는 것도 힘들지만 두 인물이 맞닥뜨렸을 때 밀도는 클 거라고 생각했고 촬영 감독님의 힘을 빌려 커버했다. 유리창이 깨지고, 발로 차서 강해상이 튕겨 나왔을 때 피날레 느낌의 액션이라 마음에 들었다"고 밝혔다.

1편의 윤계상, 진선규, 김성규 배우는 버스 액션신 촬영 현장에 왔다가 "잘 나올 것 같다"고 예견했다고 이 감독은 전했다.

그러면서 "빌런은 관객에게 미움을 사야 하고 악인으로서 섬뜩함도 줘야 하는데 윤계상, 진선규, 김성규 배우 세 분이 '범죄도시' 빌런이 DNA를 심어줬다고 생각한다"며 "그들을 넘어선다기보다 2편의 빌런은 '강해상'이라는 것을 인식시키자는 생각으로 연출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3편은 조금 더 큰 스케일의 액션이 나오도록 디자인하고 있고 좀 더 매력 있는 빌런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범죄도시2'는 폭발적인 흥행세를 보이고 있다. 천만 관객을 돌파한 지난 주말 사흘(10∼12일) 동안 관객 81만7천여 명(매출액 점유율 45.5%)을 추가로 동원하면서 박스오피스 정상 자리를 유지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