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해방일지’ 김지원과 손석구가 다시 만났다. 시청률 역시 6%를 돌파하며 자체 최고를 경신했다.지난 22일 방송된 JTBC 토일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14회에서는 상실의 슬픔을 견뎌내는 염씨 가족의 모습이 그려졌다. 시간이 흐른 뒤 여전히 공허함을 느끼던 구씨(손석구 분)는 산포를 다시 찾았고, 지난날 염미정(김지원 분)에게 있었던 일들을 알게 됐다. 구씨는 용기를 내 염미정에게 먼저 연락했고, 두 사람은 마침내 재회했다. 다시 만난 염미정과 구씨는 환한 얼굴로 서로를 마주했다. 시청률은 수도권 6.5%, 전국 6.1%(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로 자체 최고를 경신하며 뜨거운 호응을 이어갔다.염창희(이민기 분), 염미정, 염기정(이엘 분) 삼 남매는 어머니 곽혜숙(이경성 분)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힘든 시간을 보냈다. 정신없이 장례식을 치르고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드문드문 솟아오르는 슬픔을 삼키기 어려웠다. 집안 곳곳에는 여전히 어머니의 흔적이 남아 있었고, 빈자리는 너무도 컸다. 그럼에도 염씨 가족들은 서로 의지하며 상실의 슬픔을 견뎌냈다. 염창희는 아버지 염제호(천호진 분)의 일을 도우며 하루를 보냈고, 그의 친구들 역시 언제나처럼 곁에서 힘이 되어주었다.염기정 옆에는 조태훈(이기우 분)이 있었다. 오랜만에 조태훈 남매의 가게를 찾은 염기정은 여전히 자신과 거리를 두는 그의 딸 조유림(강주하 분)을 만났다. 언제나 말이 없던 조유림은 그날 처음으로 염기정의 이야기에 답을 했다. “어른들도 슬퍼요? 엄마가 없어지면”이라고 물으며 눈물을 흘리는 조유림의 모습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그 순간 염기정의 마음에도 슬픔이 일었다. 염기정은 조태훈의 가족이 되고 싶었다. “내가 너 엄마 해주면 안 돼?”라며 조유림의 뒷모습에 대고 절박하게 이야기하던 염기정은 막 문을 열고 들어온 조태훈에게 결혼하자고 고백했다. 이에 조태훈은 덤덤한 투로 그러자고 답해 두 사람의 앞날에 궁금증을 더했다.한편, 염미정은 뜻하지 않은 일에 휘말리게 됐다. 팀장의 불륜 상대가 염미정이라는 소문이 사내에 돌기 시작한 것. 이게 다 내연녀의 이름을 염미정으로 저장한 팀장의 탓이었다. 염미정은 팀장의 아내 전화까지 받아야 했다. 하지만 가장 충격적인 것은 팀장의 내연녀가 염미정에게 늘 다정하게 대해줬던 동료 한수진(공예지 분)이라는 사실이었다. 두 사람의 관계를 알고도 모른 척 해왔던 염미정이었지만, 어머니의 장례식에서마저 몰래 연애질하는 모습은 참을 수 없었다. 결국 염미정은 한수진과 제대로 한판 붙었다. 멍든 얼굴로 산포에 돌아온 염미정은 구씨가 있던 평상에 앉아 그를 떠올렸다. 지독한 그리움이 염미정을 감쌌다.폭행 사건은 결국 정규직 전환 심사를 앞두고 있던 염미정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거기다 합의금 때문에 대출을 받았다는 사실을 언니에게 들키면서, 과거 전남친에게 돈을 뜯겼다는 것까지 가족들 앞에 드러났다. 염기정은 왜 말하지 않았냐며 다그쳤지만, 염창희는 염미정의 마음을 이해했다. 삼 남매에게 가족이란, 서로 의지하는 존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곽혜숙의 죽음 이후 가족들은 조금씩 변화해 갔다. 생전 처음 바닷가로 가족 여행을 가기도 했다. 전에는 미처 느끼지 못했던 애정이 이들 사이에도 피어났다.염미정과 가족들의 이야기를 뒤늦게 들은 구씨도 그리움과 슬픔을 느꼈다. 구씨는 용기를 내 염미정에게 전화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재회했다.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이지만, 여전한 설렘을 안은 채였다. 다시 만난 염미정과 구씨는 서로를 향해 활짝 웃었다. 염미정은 구씨에게 “이름이 뭐예요?”라고 물었고, 구씨는 “구자경이라고 합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나의 해방일지’가 그려낸 현실적인 에피소드는 깊은 여운을 남기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상상해본 적 없었던 엄청난 일 뒤에도 일상은 계속 이어졌고, 그 시간 안에서 인물들은 조금씩 변화했다. 이전과 달리 서로 의지하며 힘든 시간을 이겨내는 가족의 모습은 공감과 함께 따뜻한 감동을 자아냈다.이들의 인생에 벌어진 예상치 못한 사건과 그 뒤의 이야기는 삶에 대한 수많은 질문들을 불러왔다. 사는 것과 죽는 것, 가족의 의미까지, 시청자들에게는 인물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자신의 인생까지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여기에 다시 만난 ‘추앙커플’은 남은 이야기에 기대를 높였다. 시간이 흘러 재회한 두 사람 사이에는 또 다른 설렘이 감돌았다. 이들은 끝내 ‘해방’될 수 있을까. 염미정과 구씨는 물론이고, 염창희와 염기정에게도 진정한 해방의 순간이 찾아올지, 단 2회만을 남겨둔 ‘나의 해방일지’에 뜨거운 관심이 쏠린다.JTBC 토일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15회는 오는 28일 밤 10시 30분 방송된다.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스페셜 리포트] 약진하는 재계 여성 리더 20김지원 한세엠케이 대표는 김동녕 한세예스24그룹 회장의 2남 1녀 중 막내딸이다. 한세예스24그룹은 김 회장의 세 자녀가 주력 사업 분야를 나눠 경영하고 있다. 1982년 한세실업으로 출발한 한세예스24그룹은 2009년 한세예스24홀딩스를 세우며 지주회사로 전환했다.장남인 김석환 예스24 대표는 출판 사업과 지주회사를 맡고 있고 차남 김익환 한세실업 대표는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제조자개발생산(OEM·ODM)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막내 김 대표는 한세엠케이·한세드림 대표를 겸직하며 패션 브랜드 사업을 이끌고 있다. 의류 당일 배송 도입…‘패션테크’ 변신김지원 대표는 한세실업이 한세엠케이를 인수한 2017년부터 한세엠케이 마케팅·경영지원·해외사업 등을 지휘했다. TBJ·버커루·앤듀·NBA 등 캐주얼·스트리트 패션 브랜드와 PGA 투어 & LPGA 골프웨어 등 스포츠웨어 분야도 이끌었다.유아동복 브랜드를 운영하는 한세드림에서는 매출 성장의 구심점 역할을 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영 성과를 인정받아 2019년 한세엠케이·한세드림 대표에 올랐다. 김 대표는 한세엠케이·한세드림의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며 브랜드 체질 개선에 힘쓰고 있다. 한세엠케이에 젊은 조직 문화를 심고 패션테크 기업으로 변신시키고 있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팬데믹(세계적 유행)으로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에서도 무선 전자 태그(RFID), 실시간 위치 추적 시스템(RTLS), 전사적 자원 관리 시스템(ERP), 고객 관계 관리 시스템(CRM) 등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시스템을 구축해 효율화 작업에 공을 들였다.계열사인 온라인 패션몰 아이스타일24와 함께 패션업계 최초로 총알 배송 서비스를 도입해 오전에 주문한 상품을 오후에 받을 수 있는 의류 당일 배송 시대를 열었다. 재고 관리와 검수 작업의 효율을 높이는 RFID·RTLS 시스템 등 물류 혁신을 통해 이뤄낸 성과다.김 대표는 2021년 한세엠케이 매출을 2660억원의 흑자로 전환시키고 한세드림은 매출 17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국내 문화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유례없는 위기에 처했다. 작품 활동을 할 수 없게 된 예술가들은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하지만 위기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는 게 살길이다. 이런 움직임을 이끌고 있는 각 장르의 주요 인물들을 통해 온라인 공연 개발, 수출 활로 모색 등 새롭고 다양한 변화와 도전을 살펴본다.지난해 9월과 12월, 온라인 유료 공연 두 편이 네티즌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뮤지컬 ‘모차르트!’의 10주년 기념공연 실황 영상과 ‘몬테크리스토’의 드레스 리허설 영상이다. 1000석 이상의 대극장 무대에 올랐던 뮤지컬을 온라인으로 즐길 수 있다는 소식에 개막 전부터 반응이 뜨거웠다. ‘모차르트!’엔 1만5000명, ‘몬테크리스토’엔 1만 명의 관객이 몰렸다. 현장 공연이 매진됐을 때 관객보다 훨씬 많은 숫자다. 실제 공연장에서 뮤지컬을 보는 듯 생생하고 수준 높은 영상에 관객들은 호평을 보냈다. 이를 총괄 기획한 김지원 EMK뮤지컬컴퍼니 부대표(사진)는 “새로운 관객을 늘리고 일본 등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2015년부터 공연 영상화 작업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며 “영상 작업을 꾸준히 해온 덕분에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빠르게 온라인 공연을 선보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 웹뮤지컬 등 잇단 파격 시도김 부대표는 엄홍현 대표와 함께 2009년 EMK뮤지컬컴퍼니를 설립해 ‘모차르트!’ ‘마타하리’ ‘웃는 남자’ ‘엑스칼리버’ 등 대형 뮤지컬을 제작해왔다. 김 부대표는 부대표 겸 프로듀서로서 영상화 사업을 이끌고 있다. 해외 배급을 하는 자회사 EMK인터내셔널과 소속 아티스트들을 돕는 자회사 EMK엔터테인먼트에선 대표를 맡고 있다.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국내에선 온라인 공연이 많이 열렸다. 하지만 국내 대형 뮤지컬은 온라인으로 감상하기 어려웠다. 대부분 해외에서 판권을 사서 올리는 라이선스 공연이기 때문이다. 라이선스 공연을 온라인화하려면 따로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고 높은 수수료를 줘야만 한다. 창작 뮤지컬을 꾸준히 만들어 온 EMK는 달랐다. 김 부대표는 “원천 지식재산권(IP)을 갖고 있어서 IP를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앞으로 공연 시장에서도 IP 확보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므로 이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지난해 11월엔 양준모, 신영숙 등이 출연한 웹뮤지컬 ‘킬러파티’를 국내 최초로 선보여 많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웹예능, 웹드라마처럼 공연을 10여 분짜리 영상 9개로 구성했다. 내용과 표현 방식도 현장 공연에 비해 훨씬 가벼웠다. 촬영 기법도 독특했다. 비대면 시대에 걸맞게 각 장면을 배우들의 집에서 찍고, 이를 편집해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그는 “배우들이 한 번도 함께 모여 대본 리딩을 한 적이 없고 안무도 영상만 전달받아 각자 연습했다”고 설명했다. 김 부대표는 “최종본이 어떻게 나올지 전혀 예상할 수 없어 불안했지만 재밌고 새로운 시도여서 과감히 추진했다”고 말했다. 그는 “촬영은 보름 만에 끝났는데 편집을 한 달 넘게 했다”며 “이 덕분에 배우들과 보신 분들의 반응이 좋았고 새로운 작업에 매력을 느껴 앞으로도 다양한 시도를 해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EMK 라이브’ 공연 영상 브랜드로 세계 공략”EMK는 올해 ‘마리 앙투아네트’ ‘팬텀’ 등 대극장 공연 다섯 작품을 잇달아 올린다. 그는 “현장 공연의 본질에 충실하면서도 다섯 작품의 공연 영상화 작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지난해 작업하며 깨달은 점 등을 반영해 온라인 공연을 더욱 완성도 높게 만들겠다”고 밝혔다.공연 영상의 해외 수출길도 적극 개척할 방침이다. 지난해에도 EMK는 미국 공연 스트리밍 플랫폼 브로드웨이온디맨드에서 한국 최초로 ‘엑스칼리버’ 공연 영상을 선보였다. 올해는 ‘몬테크리스토’ ‘웃는 남자’의 상영을 논의 중이다. 그는 “영국 국립극장의 공연 영상 브랜드 ‘NT 라이브’처럼 ‘EMK 라이브’(가칭)라는 브랜드를 남기고 싶다”며 “이를 통해 전 세계 팬들이 한국 뮤지컬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