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모가디슈'의 류승완 감독과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이 올해 백상예술대상을 품에 안았다. 올해는 TV 부문에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제58회 백상예술대상이 6일 오후 7시 45분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됐다. 코로나19 여파로 2년간 무관중 행사를 치렀던 백상예술대상은 방역 지침이 완화됨에 따라 올해 관객들을 마주하고 '다시, 봄'을 주제로 진행됐다.

이번 백상예술대상에선 '모가디슈'가 류승완 감독의 대상, 작품상, 영화 예술상 등 3관왕을 기록했다.

TV 부문에선 넷플릭스가 휩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D.P'는 TV 부문 남자 조연상 조현철, TV 부문 남자 신인상 구교환에 이어 작품상까지 3관왕을 기록했다.

'오징어 게임'은 TV 부문 연출상, 예술상, TV 대상까지 받았다. 또 다른 넷플릭스 작품 '지옥'에 출연한 김신록은 TV 부문 여자 조연상을 수상했다.

이날 무대에 오른 일부 수상자들은 지난 5일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된 배우 강수연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신동엽, 수지, 박보검 /사진=백상예술대상
신동엽, 수지, 박보검 /사진=백상예술대상
대상을 받은 류승완 감독은 "대상은 처음 받아본다. 영화도 아니고 제 이름으로 받으니 민망하고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힘든 현장에서 흔들림 없이 의지한 배우들, 어려운 작품 저에게 제안해 준 덱스터, 어려운 영화 결정한 롯데 엔터테인먼트 감사드린다. 관객들에게 감사하다. 고인이 된 방준석 음악감독과 김성준 실장에게 영광을 돌리고 강수연 선배의 쾌유를 바란다"고 말했다.

TV 부문 대상을 받은 '오징어 게임' 제작사 싸이런픽쳐스 김지연 대표는 "지난 9월 공개된 이후 한국어로 된 콘텐츠가 전 세계를 다니며 반응을 보이는 것은 즐거운 경험이었다. 세계로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모든 콘텐츠 관계자, 문화 예술 관계자들이 희망과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 오영수 선배부터 이정재 선배까지 한뜻으로 잘 움직여 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동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총괄 VP는 "전 세계 대중문화의 중심에 한국을 우뚝 세워준 '오징어 게임'을 만들어준 황동혁 감독과 배우, 스태프, 너무 감사드린다. 자랑스러운 한국 콘텐츠 서비스하기 위해 뒤에서 일하는 넷플릭스 코리아 직원들 고생이 많았다. 강수연 선배님 꼭 쾌차해서 함께 하기를 기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영화 '모가디슈', 넷플릭스 'D.P.'
영화 '모가디슈', 넷플릭스 'D.P.'
TV 부문 드라마 작품상은 넷플릭스 'D.P.', 영화 부문 작품상은 '모가디슈'에게 돌아갔다.

강수연의 스크린 복귀 예정작인 '정이'(가제)를 제작한 클라이맥스 스튜디오의 변승민 대표는 'D.P.'로 작품상을 받은 후 "강수연 선배님, 지금 깊고 어두운 곳에 혼자 계실 것 같은데, 제가 무겁게 말하는 걸 바라지는 않으실 것 같다"며 "내년에는 선배님과 이곳에서 다시 뵙고 싶다"고 했다.

한준희 감독은 "정해인, 구교환 등 배우들과 제작진, 감사드린다. 시즌2가 이번 달부터 촬영을 시작한다. 아무도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모가디슈'를 제작한 영화사 외유내강의 강혜정 대표는 "오늘 수상은 못 했지만, 김윤석, 허준호 배우 등 모두 감사드린다. 그 누구보다 류승완 감독에게 정말 고맙다. 덕분에 이 자리에 설 수 있도록 성장했다"고 했다. 이어 "올해는 임윤아, 안보현, 주현영 배우와 '두시의 데이트'를 찍고 있다. 또 '빙의', '베테랑2'를 촬영할 예정이다. 한국 영화 최전선에서 멋진 영화 만들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배우 이준호, 김태리 /사진=백상예술대상
배우 이준호, 김태리 /사진=백상예술대상
TV 부문 남녀 최우수 연기상은 MBC '옷소매 붉은 끝동'의 이준호, tvN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김태리가 수상했다.

이준호는 "이 상을 너무 받고 싶었는데 솔직히 소감을 준비해야 하는가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제가 바라는 꿈과 현실이 다를 수 있으니까. 자기 전에 이 상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옷소매 붉은 끝동'을 함께한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팬분들, 지켜봐 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이어 "하고 싶은 일, 이루고 싶은 것을 꿈꾸는 사람이다. 앞으로도 좋은 사람이 되어 저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좋은 작품에서 여러분과 마주하기를 꿈꾼다. 이 상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고, 앞으로 더 잘하겠다"고 말했다.

김태리는 "절대 안 받아도 된다고 생각했고, 받을 거라고 생각도 못 했다. '인기상' 받을 때 같이 한 배우와 스태프들 이야기를 못 했더라. 정말 고맙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20대 초반에 썼던 '배움은 그 누구도 챙겨주지 않고 내가 훔쳐먹는 것'이라는 글을 소개하며 " 참 잘 썼더라. 나희도에게서 정말 많이 훔쳐먹었다. 많은 것을 배웠고, 희도가 와줘서 연기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다. 솔직히 행복했다고는 못 하겠다. 이렇게 많은 사랑 받고 최우수상 받고, 이 드라마를 위해 애쓴 모든 사람이 축하받는 것 같아 기분이 너무 좋고 행복하다"며 기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열심히 좋은 배우 되도록 노력하겠다. 멋진 말을 하고 싶은데, 너무 횡설수설한 것 같다. '스물다섯 스물하나' 작품 자체에 바친다"고 덧붙였다.

이준호와 김태리는 이에 앞서 틱톡 인기상을 받아 '2관왕'을 차지했다.
배우 설경구, 이혜영 /사진=백상예술대상
배우 설경구, 이혜영 /사진=백상예술대상
영화 최우수 연기상은 '킹메이커'의 설경구, '당신얼굴 앞에서'의 이혜영이 받았다.

설경구는 "인기상을 이준호 덕에 아깝게 놓쳤지만, 투표를 해주신 팬들에게 감사하고 사랑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영화 전체를 짊어진 이선균에게 감사하고 죄송하고 미안하고 그렇다. 변성현 감독에게도 감사하다. '킹메이커'는 크랭크인 전에 우여곡절이 있었다. 관계자들에게 너무 감사드린다. 저의 동지 송윤아 씨에게도 감사드린다"라고 인사했다.

마지막으로 설경구는 "제가 '송어'란 영화를 찍을 때 우왕좌왕 할 때 저를 잡아주시고 세심하게 가르쳐 준 강수연 선배의 쾌유를 빌겠다. 모든 시청자분께서도 일어나실 수 있게 기도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이혜영은 "홍상수 감독님 감사하다. 내가 연기하는 모습을 지켜본다는 게 때로는 부끄럽고 후회되고, 조용히 일어나 극장 문을 나섰던 적이 여러번 있었다. 이 작품은 제가 부끄럽지 않았다. 이런 기회가 많을 것 같지 않아서 꼭 받고 싶었다"며 기뻐했다.
개그맨 이용진, 배우 주현영 /사진=백상예술대상
개그맨 이용진, 배우 주현영 /사진=백상예술대상
TV 부문 남자 예능상의 쟁쟁한 후보 가운데 수상의 영광은 이용진이 안았다. 무대에 오른 이용진은 "수상 소감을 준비 못했다. 조세호 형은 준비했다고 하더라. 저는 정말 예상을 못 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제 유머나 콘텐츠를 보면 어렵거나 B급 느낌이 난다고 하는데, 메이저라는 게 뭔지 모르겠다. 항상 제가 추구하는 것에 대해 언젠가 웃음으로 인정해주시면 행복을 느낀다. '터키즈' 연출자들에게 감사하다. '환승연애' PD도 고생했다. 마지막으로 저 이용진, 보통 웃긴 놈 아닙니다"라며 무대를 내려갔다.

여자 예능상을 받은 주현영은 눈물을 흘리며 무대에 올라 "SNL에서 크루로 활동하고 있는 주,현,영입니다"라며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꿈을 키워오면서 SNL 크루가 되고 싶었다. 어느 날 크루가 됐고 평생 만나 뵐 수 없을 그런 선배들과 연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한주 한주 꿈 같았다. 가족으로 받아주신 신동엽 선배님, 스태프, 선배님들 감사드린다. 마음껏 표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구교환, 김혜준 /사진=백상예술대상
구교환, 김혜준 /사진=백상예술대상
TV 부문 남자 신인상은 구교환에게 돌아갔다. 무대에 오른 구교환이 마스크를 벗자 관객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그는 "'D.P.' 속 한호열의 대사가 생각난다. '형은 뉴 타입이야'라고 하는데 덕분에 신인상을 받게 된 것 같다"며 기뻐했다.

이어 "'D.P' 팀과 정해인 배우에게 감사하다. 정해인 배우와는 1인 2역 하듯 서로의 감정을 공유했다. 신승호와 멋진 장면을 만들어서 추억처럼 남아있다. 전주에서 한준희 감독을 처음 만났는데 저를 지켜봐 주시고 한호열을 만나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소감을 밝혔다.

TV 부문 여자 신인상은 '구경이'의 김혜준이 차지했다. 그는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 기적이라 그래서 기대를 안 하고 왔는데 이렇게 값진 상 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구경이'를 찍으며 정말 행복했다. 함께한 모든 분이 진심이었기 때문이다. '구경이'를 사랑해주신 모든 분을 위한 상인 것 같다. 흔들릴 때마다 잡아주신 감독, 작가님 감사드린다. 함께 만들어주신 배우, 스태프분들께도 감사드리고 연락드리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영애 선생님 한 프레임에서 함께 연기할 수 있게 되어 영광이었고 감사했다"며 "지금 많이 부족하지만 보는 분들이 행복하고 위로받을 수 있도록 따뜻한 마음으로 연기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영화 부문 남자 신인 연기상에는 '뜨거운 피' 이홍내, '어른들은 몰라요' 이유미가 받았고, 신인 감독상은 배우 겸 감독 조은지가 수상했다.
조우진, 김수경, 조현철, 김신록 /사진=백상예술대상
조우진, 김수경, 조현철, 김신록 /사진=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조연상은 '모가디슈'의 조우진, '기적'의 이수경, TV 부문 조연상은 'D.P.' 조현철, '지옥'의 김신록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예능 작품상은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 교양 작품상은 KBS1 '다큐 인사이트 국가대표'가 받았다. 연극 부문 남녀 연기상은 '붉은 낙엽' 박완규, '홍평국전' 황순미가, 연극상은 '터키행진곡' 극단 작당모의가 영광을 안았다.

이날 축하 무대는 JTBC '뜨거운 싱어즈'가 'This is me'를 열창해 힘찬 박수를 받았다. 멤버 나문희는 "데뷔 57년 만에 이 무대에서 연기상을 받았다. 일흔여덟에. 버티고 또 버텼다. 이 자리에 앉아계신 여러분들도 오랜 시간 버티며 도전했기에 여기까지 오실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새로운 도전을 하려고 이 자리에 나왔다. 여든둘에도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확신만 있다면 그 길이 맞을 거다"라고 응원했다.

한편 58회 백상예술대상은 2021년 4월 12일부터 2022년 3월 31일까지 지상파·종편·케이블·OTT·웹에서 제공된 콘텐츠나 같은 시기 국내에서 공개한 작품을 대상으로 수상자와 수상작을 정했다.

다음은 제58회 백상예술대상' 수상자(작)

▲영화 대상 : 류승환(모가디슈)
▲TV 대상 : 오징어게임
▲영화 작품상 : 모가디슈
▲영화 감독상: 변성현(킹메이커)
▲영화 남자 최우수연기상 : 설경구(킹메이커)
▲영화 여자 최우수연기상 : 이혜영(당신얼굴 앞에서)
▲영화 남자 조연상 : 이수경(기적)
▲영화 여자 조연상 : 조우진(킹메이커)
▲영화 남자 신인상 : 이홍내(뜨거운 피)
▲영화 여자 신인상 : 이유미(어른들은 몰라요)
▲영화 신인 감독상 : 조은지(장르만 로맨스)
▲영화 각본상(시나리오상) : 정가영, 왕혜지(연애 빠진 로맨스)
▲영화 예술상 : 최영환(모가디슈)
▲TV 작품상 드라마 : 'D.P.'
▲TV 작품상 예능 : 스트릿 우먼 파이터
▲TV 작품상 교양 : 다큐인사이트 국가대표
▲TV 연출상 : 황동혁(오징어게임)
▲TV 남자 최우수연기상 : 이준호(옷소매 붉은 끝동)
▲TV 여자 최우수연기상 : 김태리(스물다섯 스물하나)
▲TV 남자 조연상 : 조현철(D.P.)
▲TV 여자 조연상 : 김신록(지옥)
▲TV 남자 신인상 : 구교환(D.P.)
▲TV 여자 신인상 : 김혜준(구경이)
▲TV 남자 예능상 : 이용진
▲TV 여자 예능상 : 주현영
▲TV 극본상 : 김민석(소년심판)
▲TV 예술상 : 정재일(오징어게임)
▲백상연극상 : 극단 작당모의(터키행진곡)
▲젊은연극상 : 김미란(이것은 어쩌면 실패담, 원래 제목은 인투디언노운)
▲연극 남자 연기상 : 박완규(붉은 낙엽)
▲연극 여자 연기상 : 황순미(홍평국전)
▲틱톡 인기상 : 이준호(옷소매 붉은 끝동), 김태리(스물다섯 스물하나)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