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PD /사진=티빙
김태호 PD /사진=티빙
김태호 PD는 티빙 오리지널 '서울체크인'을 통해 리얼리티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무려 슈퍼스타 이효리와 함께다. MBC에 몸담은 21년 동안 '무한도전'부터 '놀면 뭐하니'까지 히트작들을 줄줄이 내놨던 그가 OTT 행을 선택하게 된 진짜 이유를 들어봤다.

6일 진행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김 PD는 "MBC를 사랑하지만, 이별을 택했던 이유는 시장과 시청자의 변화를 느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10년간 같은 프로그램을 해야 했던 환경도 있고, 3녀 가까이 된 프로그램도 있지만 많은 것들이 달라졌더라. 지금 이 변화를 체험해보지 않으면 후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김 PD는 자신에 대해 "프로그램이 사랑받아 혜택받은 사람 중 한 명"이라고 평가하며 "지난해 8월 선택을 하고 나서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내가 그때보다 성장했다고 확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화, 드라마 등 K-콘텐츠들이 OTT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에 대해 김 PD는 "K를 붙이는 것도 작게 표현하는 것 같아 그 수식어도 빼버리는 게 어떨까 싶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나라 드라마가 시상식에서 상을 받는 것을 보면 일상화된 문화인 것 같다"며 "드라마 등이 글로벌하게 큰 성과를 내는 상황에서 예능 장르도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주목받을 타이밍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장르에 비해 예능이 세계적인 인기를 얻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PD는 "드라마나 음악 콘텐츠는 대사나 가사를 통해 감정을 이해하지만, 예능은 문화에 대한 이해가 높아야 한다. 자막으로만 보기에 쉽지 않은 포인트들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최근 예능 중 해외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는 작품이 있었다. 예측하기 쉽지 않지만 지금도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다고 본다. 글로벌하게 접근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저도 고민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효리 자체가 큰 콘텐츠…매회 달라지는 모습이 관전포인트"
이효리 '서울체크인' /사진=티빙
이효리 '서울체크인' /사진=티빙
김 PD의 신작 '서울체크인'은 제주도에서 서울로 올라온 이효리가 스케줄을 마친 후 어디서 자고, 누구를 만나고, 어디를 갈까라는 호기심에서 출발한 리얼리티 콘텐츠다. 이 프로그램은 정규 방송에 앞서 지난 1월 29일 티빙을 통해 파일럿으로 공개됐다.

첫 회를 파일럿으로 기획한 것에 대해 김 PD는 "새로운 시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기를 언제 잡을까 고민하다가 Mnet 'MAMA' 출연을 위해 서울에 올라와 엄정화의 자택에 묵은 이효리를 찍게 됐다. 이효리도 마음 편하게 접근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파일럿으로 반응을 보고 정규로 갈 수 있을지에 대해 논의를 했는데 그 과정도 재밌었다"고 말했다.

파일럿이 큰 인기를 끌면서 정규 방송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 상황이다. 김 PD는 "파일럿 홍보 기간은 3일 이었는데 유료 가입자가 많이 증가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면서 "한편으로 앞으로 나와야 할 성과가 미리 나와서 살짝 걱정되긴 한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효리와는 미리 (시청자를) 확보해 놓았으니 마음 편하게 해 보자고 이야기했다"고 귀띔했다.

이효리는 '무한도전', '놀면 뭐하니' 등에서 김 PD와 여러 차례 호흡을 맞춰본 바 있다. 김 PD는 "저희가 선택했다기보다 이효리가 저희를 선택해준 것"이라며 "이효리는 카메라만 들이대면 재밌는 에피소드가 나올 정도로 자체가 워낙 큰 콘텐츠"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게 이효리의 힘인가?'라고 느꼈던 순간도 많았다. 가장 핫하고 트렌디할 것 같은 사람이 서울에 오면 어색해하고 외로움을 느끼는 듯한 모습이 새롭게 보였고, 그 면을 부각시켜보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김 PD는 '서울체크인' 속 이효리의 모습을 통해 많은 시청자가 공감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그는 "위클리로 하는 콘텐츠로는 부적합할 수 있다. 서울로 오는 게 일상이 되면 판타지가 없어지기 때문"이라며 "이효리를 통해 나는 혼자가 아니고 나만 외로운 게 아니라는 감정을 전하고 작게나마 위로가 되고 힐링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프로그램에 대한 확장성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서울+체크인이란 단어 조합을 보면 확장성이 열려있다고 눈치채셨을 것 같다. 서울에 부산, 제주, LA, 베를린 등 다 넣어도 된다. 누군가 어떤 곳을 방문하는 것 자체가 재밌는 콘텐츠가 된다면 또 다른 것도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PD는 "본격 리얼리티는 처음이라 현장에서 개입을 해야 하나 고민이 있었는데 촬영, 편집을 하다 보면 우리의 콘텐츠이긴 하지만 이효리가 돋보여야 하는 리얼함이 강조되는 콘텐츠라고 생각이 든다"며 "점차 달라지는 이효리의 표정, 리액션, 행동이 관전 포인트다. 매회 다른 이효리의 모습과 메시지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서울체크인'은 오는 8일 티빙에서 첫 공개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