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철/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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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없이 눈빛만으로 설렘을 줬다.

JTBC '구경이'는 비밀스러운 과거를 갖고 게임만 하면서 방구석 의심러가 된 전직 형사 구경이의 추적기를 담은 작품. 이영애가 타이틀롤 구경이 역을 맡아 화제가 됐고, 백성철은 구경이와 함께 사건 현장 곳곳을 누비는 산타 역을 맡았다.

2019년 모델로 데뷔해 올해 카카오TV '아직 낫서른'에서 안희연에게 돌진하는 연하남 형준영 역을 맡으며 연기자로 활동 기반을 넓힌 백성철은 '구경이'를 통해 TV 드라마까지 데뷔하게 됐다.

극 중 자신보다 한 뼘 이상 작은 구경이의 뒤를 졸졸 따르는가 하면, 구경이가 큰 소리를 내면 깜짝 놀라 크게 뜬 눈으로 '멍뭉미'(강아지 같은 귀여움)를 발산했던 백성철이었다. 몇몇 시청자들은 그런 모습이 항상 갖고 다니는 '키링'과 같다면서 '키링남'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백성철은 "그런 반응들이 너무 감사하다"면서 "산타에게 '키링남'은 좋은 칭찬 같다"면서 구경이에게 보여준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백성철/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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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산타는 종영 직전까지 말을 하지 않았다. 목소리를 대신 내주는 기계를 통해 의사 소통을 하는 것. 대사 없이 표정과 몸짓으로 시청자들을 이해시켜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도 되고, 힘들었다"면서도 "선배님들이 잘해주시고, 나름 열심히 노력했다"면서 풋풋한 신인의 열정을 내뿜었다.

"오디션을 3번을 보고, 미팅을 하고서야 '구경이'에 합류할 수 있었어요. 대본을 읽었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고요. 더 욕심이 났어요. 정말 하고 싶다는 어필을 많이 했던 거 같아요."

열정적으로 촬영에 임하는 마음이 통했던 걸까. 극중 파트너였던 이영애의 귀여움도 독차지했다는 후문이다. 백성철도 현장에서 가장 잘 챙겨준 선배로 이영애를 꼽으면서 "힘들 때 비타민도 사주셨다"면서 "제가 신인이라 분위기를 살피고 있으면 '너무 기죽지 말고, 지금 잘하고 있다'면서 항상 응원해 주셨다. 매 장면이 끝날 때마다 칭찬해주셨다"면서 이영애 예찬론을 이어갔다.

처음으로 대사를 입 밖으로 내뱉는 장면을 찍으면서 겪은 에피소드도 전했다. 백성철은 "첫 대사 장면이라 1000번도 넘게 연습했는데, 머리로는 '생각대로'라고 생각하는데, 말로는 '예상대로'라고 내뱉어 NG를 냈다"며 "스태프들이 귀엽게 봐주셔서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백성철/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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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철의 고향은 전남 순천이다. 모델이 되기 위해 상경해 산타와 마찬가지로 서울에서는 혼자 살고 있다. 부모님은 "공부나 하라"면서 연예계 활동을 반대했지만, '구경이'가 방송된 후 누구보다 열렬한 지지자가 되셨다고.

또한 '구경이'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면서 "해외 팬들에게도 DM이 많이 온다"면서 "5회에 이영애 선배랑 쓰레기 처리장에 던져진 후, 그를 찾아 집에 가서 기다리는 장면이 나간 후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5000명이 늘었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구경이'는 배우로서 저라는 사람을 알린 첫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산타는 저와 비슷한 점이 많이 더 애정이 가고요. 집에 있는 걸 좋아하고, 집에서 청소하는 걸 가장 좋아하고요.(웃음)"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