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 마이 카'에서 드라이버 연기한 미우라 토코 인터뷰
"미사키, 일본영화에서 흔치 않은 캐릭터…봉준호 칭찬 영광"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드라이브 마이 카'는 올해 칸국제영화제 각본상 수상 이후 아카데미를 앞두고 열리는 각종 시상식에 후보로 올라있다.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일본 후보작인 영화는 '기생충'과 '미나리'가 잇달아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골든글로브와 크리틱스 초이스에서 같은 부문 후보에 올라있고, 보스턴·뉴욕비평가협회 등에서 이미 작품상 등을 받았다.

드라이버 미사키를 연기한 미우라 토코(25)는 16일 화상 인터뷰에서 "좋은 스태프, 배우들과 작업하면서 영화를 완성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만족스럽고 좋은데 전 세계적으로 좋은 평가까지 받고 있어서 더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영화는 지난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됐고, 당시 하마구치 감독과 대담을 나눈 봉준호 감독은 미우라 토코를 언급하며 "경탄할만한 장면이 많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야기를 전해 들은 미우라는 "봉준호 감독이 그렇게 말씀해주셨다니 너무너무 기쁘고 영광"이라며 활짝 웃었다.

그는 "모든 장면에서 온 마음을 쏟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경탄할만한 장면을 딱 하나만 꼽기는 어렵다"면서도 가후쿠와 홋카이도로 떠나기 전에 차를 타고 가면서 생각하지 않겠냐는 뜻으로 보닛을 두드리는 장면을 언급했다.

"말이 필요 없는 작은 동작이었는데 그 작은 동작 하나로 미우라와 가후쿠와의 관계성을 심플하게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가장 인상 깊은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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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키, 일본영화에서 흔치 않은 캐릭터…봉준호 칭찬 영광"

미사키는 죽은 아내에 대한 상처를 지닌 연출가 겸 배우 가후쿠(니시지마 히데토시)의 전속 드라이버가 되어 긴 시간을 함께하며 서로의 깊은 상처를 공유하고 위로하며 삶을 회복해 나간다.

미우라는 "미사키는 지금까지 일본 영화에서 그렇게 많이 찾아볼 수 있는 여성 캐릭터는 아니다"라며 애정을 표했다.

"원작 소설과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미사키가 똑똑하고 현명한 캐릭터라고 생각했어요.

어리고 말도 적고 무표정하지만, 과거 고통스러운 일을 겪었기에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배려할 줄도 알죠. 드라이버로서 자기 일을 제대로 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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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허가 없던 미우라는 까다로운 가후쿠를 단번에 만족시킬 정도의 운전 실력을 갖춘 미사키를 연기하기 위해 면허부터 따고 운전 연습에 매진했다.

그는 "실제 운전 연습을 하면서 이 캐릭터를 이해하는 힌트를 많이 얻었고 연기하는 데 도움이 됐다"며 "감독님이 단순히 '운전 연습을 열심히 해달라'고 한 데에는 그런 깊은 의미가 있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미사키, 일본영화에서 흔치 않은 캐릭터…봉준호 칭찬 영광"

영화 속 연극 연습 장면에서 가후쿠가 단조로운 톤으로 대사를 읽는 연습을 오래 반복하는 것은 하마구치 감독의 스타일이기도 하다.

미우라는 "대본 리딩을 반복하다 보니 상대 배우 목소리만 들어도 컨디션이 달라졌구나, 느낄 수 있었다"며 "촬영 현장에서도 상대방의 변화에 민감해져서 연기에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저는 운전을 하면서 상대방의 얼굴을 보지 않고 목소리만 들으며 연기하는 장면이 많았어요.

그래서 더욱 상대방의 목소리에 집중해야 했는데, 대본 리딩을 반복한 효과를 확실히 얻을 수 있었죠."
미우라는 일본에서 활동하는 배우 심은경과 같은 매니지먼트 회사에 소속돼 있다.

영화 속 짧은 한국어 대사를 연습할 때는 심은경의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이번 영화를 통해 많은 한국 배우, 스태프분들과 함께 좋은 분위기에서 힘을 많이 받으며 작업했는데, 그분들의 고국에서 개봉해 기쁩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말이 통하지 않아서 오히려 따로 전해지는 게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한국 관객분의 소감도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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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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