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덤 매케이 "기후위기 과학의 영역…바이러스도 편 가를 문제 아냐"
"디캐프리오·메릴 스트리프·티모테 샬라메 등 스타들 적극 참여"
'돈 룩 업' 감독 "거대 혜성과 충돌 위기로 지구온난화 알리려"
지구를 통째로 날려버릴 만한 거대한 혜성이 지구로 날아오고 있지만,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다.

오히려 정치권과 거대 자본의 이득을 위한 수단으로, 미디어와 대중의 흥밋거리로 가볍게 소비된다.

지구 멸망의 이야기를 거대한 블랙 코미디로 풀어낸 영화 '돈 룩 업'을 연출한 애덤 매케이 감독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한 인터뷰에서 "초고 몇 부는 코미디가 아니었다"며 "영감의 원천은 꽤 심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기후 위기에 대처하지 않으면 지구 온난화로 인해 어떤 혼돈이 펼쳐질지 설명한 '2050 거주 불능 지구'라는 책을 읽었는데 그 내용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고 했다.

"우리는 도끼를 든 살인마를 만나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집에 불이 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잖아요.

책의 저자 데이비드 월리스 웰스는 훨씬 더 무서운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요.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이 상황을 당장 우리에게 닥친 심각한 문제로 인식할까, 위험이 얼마나 가까이 다가와야 적절한 반응을 끌어낼 수 있을까 싶었어요.

그래서 이 시나리오를 꼭 쓸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죠."
이후 여러 동료와 대화를 하다 누군가 '혜성이 지구와 충돌하기 직전인데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것과 같다'는 비유가 나왔고, 그 말이 곧 영화가 됐다.

'돈 룩 업' 감독 "거대 혜성과 충돌 위기로 지구온난화 알리려"
전 세계에 몰아닥친 코로나19도 영화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 없었다.

오랫동안 환경 문제에 관심을 쏟아온 리어내도 디캐프리오를 비롯해 제니퍼 로런스, 메릴 스트리프, 케이트 블란쳇, 티모테 샬라메 등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들과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까지 화려한 출연진이 함께하기로 했는데, 이들은 코로나19로 제작이 중단된 이후에도 여전히 출연에 동의했다.

매케이 감독은 "배우들은 방역 지침을 따르면서라도 이 영화를 전보다 더 하고 싶어 했다"며 "모두가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반영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어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전했다.

애초 정통 드라마나 캐릭터를 깊이 들여다보는 작은 영화로 만들 생각이었으나 어느 순간 코미디가 됐다.

감독은 "지난 몇 년간 모두가 너무 힘들었으니 웃어야 할 것 같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전 세계에 재앙이 들이닥쳤고, 대본에 있는 일들이 하나둘 현실이 되어 가는 걸 보면서 '굳이 이 영화를 만들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밤에 뉴스를 보다 TV를 끄고 다시 대본을 읽으며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과 비교해 보니 건조하게 느껴질 지경이었죠. 모든 부분을 15% 정도 더 황당무계하게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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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케이 감독은 "혜성이 지구에 충돌하는 문제는 결코 정치적 논쟁의 대상이 될 만한 게 아니고, 기후 위기도 과학의 영역일 뿐이며, 바이러스도 편을 가를 문제가 아니다"라며 "미국에선 정치적이지 않은 문제가 정치적인 문제로 변질되어 버린다"고 꼬집었다.

"이 말도 안 되는 환경을 살아온 우리 모두를 위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는 이 모든 걸 보면서 웃고 기본적인 문제 한두 개 정도는 해결됐으면 좋겠다 싶은 사람들을 위한 영화죠. 이게 바로 저의 급진적이고도 원대한 정치적 관점이고, 영화에도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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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룩 업' 감독 "거대 혜성과 충돌 위기로 지구온난화 알리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