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무가 노제 /사진=스타팅하우스 제공
안무가 노제 /사진=스타팅하우스 제공
(인터뷰②에 이어) 어릴 적 TV에서 땀 흘리는 댄서의 모습을 보고 무작정 "춤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몸이 약한 탓에 부모님의 반대가 있었지만, 춤을 배우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연습에 매진해 당당히 예고 합격증을 내밀었다. 그렇게 춤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안무가 노제의 이야기다.

최근 종영한 Mnet 댄스 서바이벌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에서 노제는 팀 웨이비를 이끌고 실력파 크루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경연에 나섰다. 등장과 동시에 노제에게 시선이 집중됐다. 그룹 엑소 카이의 솔로 데뷔곡 '음(Mmmh)'의 댄서로 참여하며 예쁜 얼굴로 먼저 유명해진 탓이었다.

실력을 의심하는 날카로운 시선이 쏟아지는 가운데 노제는 "얼굴 말고 볼 거 없다고 하는데 기분 나빴다. 아직 보여줄 게 많이 남았다"고 말했다. 강단이 느껴졌다. 이내 그 각오대로 악착같이 자신의 실력을 입증해 내며 '헤이 마마(Hey mama)' 열풍을 일으키기까지 했다.

예쁜 외모에 실력이 가려진다는 편견 때문에 힘들지 않았냐는 물음에 노제는 "후회 없이 하자는 마음으로 그런 생각 하지 않고 최대한 열심히 임했다"고 답했다. 그는 "외모 칭찬보다는 실력 좋다는 말이 더 좋은데, 사실 얼굴이 예쁜데 실력까지 좋다는 말이 최고인 것 같다"며 웃었다.

'스우파'는 자신의 실력을 증명해 보이는 자리임과 동시에 안무가로서 또 다른 동기를 부여받는 기회이기도 했다는 노제였다. 그는 "출연한 모든 댄서들이 멋있었다. 다양한 캐릭터를 지니고 있고 본인만의 색깔을 표현할 줄 알았다"면서 "특히 리더들을 보고 많이 배웠다. 자신감 있고 당당하게 팀원을 이끄는 모습을 보면서 '이래서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구나'라는 걸 느꼈다"고 털어놨다.

방송 전후 체감하는 변화도 크다고. 노제는 "'스우파' 덕분에 많은 분들이 댄서라는 직업과 춤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더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안무가 노제 /사진=스타팅하우스 제공
안무가 노제 /사진=스타팅하우스 제공
그렇다면 안무가로 활동하면서 노제가 직접 느낀 직업적 매력은 무엇일까. "춤은 자화상 같다"는 진지한 답변이 돌아왔다. 노제는 "물론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있지만, 표현하고자 하는 걸 재밌게 즐기면서 표현할 때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나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게 바로 춤이다"고 말했다.

뛰어난 춤 실력은 물론, 아이돌 같은 외모까지 갖춘 덕에 노제의 가수 데뷔를 기대하는 이들도 많다. 이에 대해 노제는 "정해진 게 없지만 최대한 다양한 방면에서 대중들을 만나고 싶다. 다양한 일에 집중해 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근에는 노제의 몸값이 '스우파' 출연 전과 비교해 70배 이상 올라 억대를 찍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노제는 "과분하다고 생각했다. 한 편으로는 더 많은 모습들을 보여드릴 수 있는데 숫자로 내 가치가 정해진 것 같아 속상하게도 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이내 "열심히 하는 모습을 좋아해 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 앞으로도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찍고 싶은 광고로는 뷰티 브랜드와 스포츠 웨어를 꼽았다.

끝으로 노제는 서두르지 않고 꾸준히 나아갈 것임을 강조했다.
"저는 침착하고 꾸준한 사람이에요. 앞으로도 게으름 피우지 않고, 급하지 않게 성장하는 사람으로 오래 기억에 남고 싶어요.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