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믿지 않겠지만' 걸그룹 출신 배역…"오다기리 죠, '박열' 봤더라"
日영화 주연 최희서 "일본어 시나리오 우리말 번역도 했어요"

"각자 소통되지 않았던 두 가족이 우연히 만나서 큰 가족이 되는 이야기입니다.

"
일본 영화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 주연 배우 최희서는 25일 온라인으로 열린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이시이 유야 감독이 연출한 영화는 한일 양국 배우들과 한국에서 올로케이션으로 촬영한 영화다.

형 토오루(오다기리 죠)의 말만 믿고 아들을 데리고 무작정 한국으로 온 츠요시(이케마츠 소스케)가 한국인 삼 남매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일본에서는 지난 7월 개봉했으며 국내에서는 오는 28일 극장에 걸린다.

최희서는 삼 남매 중 둘째인 솔 역을 맡았다.

한때 걸그룹 멤버였지만 지금은 제대로 된 음반도 내지 못한 채 대중에게 잊히면서 방황하는 인물이다.

최희서는 "꿈은 명확한데 길은 언제나 주어지지 않는다는 불안감을 가진다는 면에서 가수나 배우나 다 비슷할 것"이라면서 "캐릭터에 공감하기 쉬웠다"고 말했다.

"데뷔한 다음 주목받지 못한 시기가 훨씬 길고 주목받다가도 다음 작품이 없거나 잘 안 되기도 해요.

롤러코스터 같은 삶을 살 수밖에 없죠. 저 역시 그랬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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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유야 감독은 최희서의 작품을 보고 '강인함'에 매료돼 그에게 출연을 제안했다고 한다.

일본어에 능한 최희서는 감독으로부터 받은 일본어 대본을 한국어로 바꾸는 작업에도 직접 참여했다.

"원문이 훨씬 아름답고 시적이었다"는 그는 "다행히 일본어를 할 줄 알아서 원문을 최대한 살리면 재밌겠다는 생각으로 작업에 참여했다"고 했다.

"제가 번역에 참여했지만, 감독님의 색깔은 살아 있어요.

몇몇 대사는 굉장히 직접적이어서 비수를 내리꽂는 듯한 느낌이죠. 얼핏 들으면 딱딱하게 들릴 수도 있는데, 감독님의 요청으로 성향을 살려서 번역한 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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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영화 주연 최희서 "일본어 시나리오 우리말 번역도 했어요"

그는 김민재, 김예은 등 한국 배우들과 일본 배우들 그리고 감독 사이에서 통역사 노릇도 했다.

그 덕분인지 처음 만난 일본 배우들과도 잘 섞여들어 호흡을 맞출 수 있었다고 한다.

"오다기리 죠와 이케마츠 소스케씨는 작품으로 익히 알아서 '팬심'을 갖고 있었어요.

알고 보니 일본 배우분들도 제가 출연한 '박열'을 봤다고 하시더라고요.

서로의 연기를 존중하다 보니 촬영하면서 마음이 잘 맞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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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야 감독과의 작업도 좋은 경험이었다고 그는 강조했다.

유야 감독은 '행복한 사전', '이별까지 7일', '도쿄의 밤하늘은 항상 가장 짙은 블루' 등을 연출하며 일본을 대표하는 젊은 감독으로 입지를 다졌다.

아날로그 촬영 방식을 고집해 모니터가 아닌 현장을 직접 보며 촬영을 이어나간다.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도 이 방식으로 찍었다고 한다.

최희서는 "감독님께서 눈으로 연기를 살피면서 좋으면 '오케이'를 하더라"며 "현장에 모니터가 없어서 연기를 자가 진단할 시간이 없었지만, 연극을 하듯 연기에 집중하는 진귀한 경험을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 배우들, 감독과 함께 영화로 만나 소통하고 관객들에게 선보이게 될 수 있는 게 행운이라고 했다.

이들과 같이 대본 리딩을 하던 날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에 올랐다며 "한국 영화의 새 지평이 열린 때 일본 감독, 배우들과 작품을 시작했다는 게 운명적으로 느껴졌다"며 웃었다.

"우리나라 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관심을 받고 있잖아요.

제 작품을 어느 나라에서 어느 관객이 볼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이제는 하게 됐어요.

설레기도 하고, 제가 좋은 시대에 사는 배우라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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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영화 주연 최희서 "일본어 시나리오 우리말 번역도 했어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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