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판스타'와 '새가수' 등 주목…극한 치닫는 아이돌 경연은 우려도
제3막 들어선 오디션 전쟁…"기존 틀에 새로운 소재"
아이돌과 K팝스타 발굴에 치중했던 오디션 예능이 트로트로 일제히 몰렸다가 이제는 각자 새로운 실험에 나서는 분위기다.

최근 시작했거나 론칭을 앞둔 오디션 프로그램들을 보면 각양각색이다.

대규모 보컬 경연인 TV조선 '내일은 국민가수'나 시즌제 밴드 경연인 JTBC '슈퍼밴드2'처럼 이미 친숙한 포맷과 소재도 있지만 국악을 전면에 내세운 MBN '조선판스타'와 포크송을 소재로 한 KBS 2TV '우리가 사랑한 그 노래 새가수', 그동안 상대적으로 베일에 가렸던 여성 댄서들이 출연하는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 아이돌 경연과 서바이벌을 접목한 MBC TV '극한데뷔 야생돌' 등 소재가 한층 다변화했다.

특히 '조선판스타'와 '우리가 사랑한 그 노래 새가수'는 K팝이나 트로트 등 한동안 주목받은 장르들 대신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장르를 선택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차별화를 꾀했다.

이들 프로그램 모두 시청률 측면에서는 극적인 반등이 어려워 보이기는 하지만, 경연 장르를 다양화했다는 부분에서는 충분한 의미를 지닌다.

비인기 장르를 다루면서도 인지도 높은 심사위원들이나 참가자들의 편곡 및 퍼포먼스 측면에서 대중성을 확보하려고 노력하는 점도 눈에 띈다.

경연에서 선보이는 곡들이 '정통 판소리', '정통 포크송'이라고 하기는 무리일 수 있지만, 대중적인 퍼포먼스를 통해 해당 장르의 매력을 자연스럽게 알린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제3막 들어선 오디션 전쟁…"기존 틀에 새로운 소재"
'스트릿 우먼 파이터'는 여성 댄서들의 파워풀한 날 것의 무대와 그들만의 '리스펙' 문화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고, '극한데뷔 야생돌'은 아이돌 서바이벌의 '끝'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다만 오디션 형식은 근본적으로 그대로인 가운데 소재의 다양화를 통해 진화를 꾀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5일 "엠넷 '걸스플래닛999'의 경우 기존 글로벌 오디션의 연장선이고 '스트릿 우먼 파이트'도 '댄싱나인' 같은 장르가 부활하면서 '언프리티 랩스타' 같은 형식과 결합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조선판스타'도 국악이라 특이해 보이지만 종합편성채널 등에서는 이미 시도된 부분이 있다.

'새가수'도 '슈퍼스타K' 형태에 7080 음악을 얹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완전히 새롭다기보다는 기존에 있는 틀을 갖고 오면서도 그것을 담는 형식과 소재를 달리하며 차별화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이돌, 트로트 경연이 잘되고 후속작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나왔을 때 다 성공하지는 않았던 점을 고려, 똑같이 따라하기보다는 새로운 소재를 던져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제3막 들어선 오디션 전쟁…"기존 틀에 새로운 소재"
아이돌 서바이벌의 경우 너무 극한으로 치닫는 포맷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극한데뷔 야생돌'의 경우 차별화에 목숨을 걸다가 극한까지 가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

정글 안에서 생존게임을 하는 게 음악적, 정서적 감수성을 올리는 데 정말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며 "차라리 '새가수'나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경우 재해석과 창의성을 강조하는 것이라 가요계에도 도움이 되는 시도라고 본다"고 짚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