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맛' 중독성의 저력은 남아…"자극보단 메시지 전달에 주력해야"
성공도 실패도 원인은 개연성 부족…'펜트하우스'의 아이러니
'펜트하우스' 시리즈의 성공을 견인했던 개연성 부족과 빠른 전개 속도가 마지막 시즌에서는 되려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 시즌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했던 SBS TV 인기 드라마 '펜트하우스'는 많은 이들의 기대를 받으며 세 번째 시즌을 시작했지만, 7회까지도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 제자리걸음이다.

전문가들은 '펜트하우스3'의 패착 요인에는 과도한 개연성의 부족과 높아진 시청자들의 피로감이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독보적인 '막장' 장르를 구축했다고 평가받는 김순옥 작가이지만 '황후의 품격', '언니는 살아있다' 등 전작에서도 같은 패턴과 한계를 보여온 만큼 진정한 시즌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문제를 극복해야만 할 것으로 보인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시즌 2까지만 하더라도 개연성을 뭉그러뜨린 부분들이 큰 극적인 특성을 주면서 시청자를 끌어들였지만, 시즌 3에서는 개연성이 파괴된 부분들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와 오히려 시청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도 "개연성과 무관하게 흘러가던 전개가 시즌 3에서 극에 달했다"며 "자극적이고 재밌게만 만들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이 전체 시리즈의 생명을 괴멸시켰다"고 생각을 밝혔다.

성공도 실패도 원인은 개연성 부족…'펜트하우스'의 아이러니
전문가들의 지적처럼 지난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죽었던 인물의 귀환, 충격적인 출생의 비밀 등이 큰 화제가 됐으나, 시즌 3에선 첫 회에서 차량 폭발로 죽은 줄로만 알았던 로건 리(박은석 분)가 살아나고 주석경(한지현)이 심수련(이지아)의 친딸이라는 것이 밝혀졌음에도 좀처럼 대중들의 이목을 끌지 못했다.

되려 시청자들은 오윤희(유진)의 죽음도 믿지 못하는 등 어떤 사건이 일어나도 믿음을 갖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또 극의 전개뿐 아니라 인물의 성격과 특성에서도 개연성의 부재가 드러나면서 시청자들이 감정을 이입하고 응원할만한 인물을 발견하기 어려워졌다는 측면이 있다.

민설아(조수민)를 살해한 과거가 있음에도 다른 이들의 악행을 심판하고 단죄하려는 오윤희, 학교폭력에 앞장서다 급작스럽게 선한 편이 된 이민혁(이태빈) 등이 대표적이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반성을 모르는 우리 사회의 문제를 반영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시청자 입장에서는 이런 모습에 호의적일 수는 없다"면서 "시청자들이 (작품에) 몰입할 수 없으니 지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에 들어서는 불필요한 장면이 나오는 빈도가 잦아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첫 회부터 극의 전개나 메시지 전달과는 무관한 코믹한 장면들이 꽤 긴 시간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희정 평론가는 "시즌 3에는 상황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 아닌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진 장면이 너무 많다.

이야기가 공허해질수록 겉도는 장면이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공도 실패도 원인은 개연성 부족…'펜트하우스'의 아이러니
다만, '펜트하우스3'가 이전 시즌에 비해 저조한 성적을 보이는 상황에서도 그 저력은 아직 살아있는 듯하다.

본방송은 여전히 16∼17% 대의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고, 웨이브 등에선 주문형 비디오(VOD) 시청 순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저력이 결말에 대한 궁금증과 중독성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하면서 후반부에서는 자극보단 메시지에 더 주력해야 지금의 상황을 타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덕현 평론가는 "끝은 어떻게 될지에 대한 최후의 궁금함이 있다.

그렇기에 힘이 아직 남아 있지만, 시청률이 더는 상승곡선을 그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공희정 평론가는 "중독성이 있는 것 같다.

메시지를 얻겠다거나 개연성을 따지지 않고 관전의 재미로만 본다면 인물들이 전하는 과한 맛들이 묘한 중독성을 갖게 된다"면서도 "새로운 사건을 던지기보다는 지금까지 나온 것들을 정리하면서 부동산이나 교육 등 사회문제에 관한 메시지에 주력한다면 보다 좋은 작품으로 정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