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가 코로나19 확산
'뽕숭아학당' 3인 확진 판정받자
TV조선 "백신 우선 접종 요청"
시청자 "방송국 이기적…특권의식" 비판
영탁·장민호·김희재 확진…TV조선 백신 새치기 시도 '선 넘었다' [이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모자라 발만 '동동' 굴리는 국민이 많은 가운데 TV조선 측이 연예인 출연자들에게 예방 백신을 우선 접종하게 해달라며 요청해 입방아에 올랐다.

방송가는 최근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한 회당 많은 수의 출연진과 게스트를 출연시키고 있는 TV조선 '뽕숭아학당'도 코로나19 감염을 피하지 못했다. 일각에선 터질 것이 터졌다는 반응이다.

방송가 연쇄감염은 JTBC '뭉쳐야 찬다2'에서 시작됐다. 출연진 김요한, 박태환, 윤동식, 모태범, 이형택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감염 사실을 모른 채 박태환, 모태범이 '뽕숭아학당'에 출연했다.

박태환, 모태범이 확진 판정을 받자 '뽕숭아학당' 출연진과 스태프 모두 선제적 검사를 시행했다.

자가격리 중 장민호, 영탁, 김희재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을 확인했다. 임영웅과 이찬원, MC 붐, 황윤성과 동선이 겹치지 않은 정동원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TV조선 측엔 큰 '낭패'였다. '미스터트롯' 출신 톱6 멤버들이 주요 예능프로그램 '뽕숭아학당', '사랑의 콜센터' 등을 먹여 살리다시피 하기 때문이다.

방송사 측은 정부의 방역수칙을 지키고 촬영 전후 철저한 방역을 시행했지만 잠복기의 출연자가 있으면 감염을 막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방송 출연자 및 스태프에 대한 백신 우선접종 요청 공문을 방송통신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TV조선은 백신 우선 접종을 통해 방송 제작에 임하고 있는 방송 종사자들의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고, 방송 파행을 방지함으로써 궁극적으로 팬데믹 사태 속에서 국민들의 심리적 안전을 지키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TV조선 측의 공식입장 전문이다.
선제적 검사가 빠르게 이루어졌던 만큼 음성판정을 받았더라도 자가격리 중 추가 확진의 가능성이 있어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있던 중, 지난 토요일 장민호 씨에 이어 오늘 영탁 씨가 양성판정을 받았습니다.

현재 TV조선에서는 뽕숭아학당 출연진 및 스태프들을 비롯해 조금이라도 접촉우려가 있는 모든 인원을 대상으로 연쇄감염의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선제적 검사와 자체격리를 실시 중이며, 방역당국과의 긴밀한 협조하에 접촉자 관리와 감염확산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에 전 제작진이 자가격리를 하고 있는 ‘뽕숭아학당’은 부득이하게 이번 주 방송을 결방하게 된 점을 알려드립니다.

햔편, TV 조선 은 최근 코로나 재확산 상황 가운데 특히 방송 프로그램 출연자를 비롯한 방송 종사자들의 코로나 감염 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바. ‘방송 프로그램 주요 출연자 및 제작 스태프에 대한 코로나19 예방백신 우선접종 요청’ 내용을 담은 공문을 방송통신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 전달했습니다.

이는 국민의 시청권익 보장을 위해 중단없이 방송제작에 임하고 있는 방송 종사자들의 감염위험을 최소화하고, 방송파행을 방지함으로써 궁극적으로 팬데믹 사태 속에서 국민들의 심리적 안전을 지키기 위함입니다. 이를 통해 정부의 코로나방역에 대한 신뢰감을 한층 높이고, 방송종사자들이 안전한 환경 속에서 국민들에게 방송을 통해 힘과 용기를 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조치를 간곡하게 요청하였습니다.

TV조선 측의 이 같은 요구가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이기적 주장'이라는 비판이 불거졌다. '국민의 시청 권익'을 앞세워 자신들의 밥그릇만 챙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시청자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방송하는 게 특권이냐"면서 "명백한 백신 새치기"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백신 예방접종 순서는 고위험군 환자, 노인 집단시설 및 의료·방역 종사자, 군인·경찰·소방공무원, 소아·청소년·보육시설 종사자 순으로 진행되고 있다. 백신을 맞지 못한 많은 국민들이 코로나19 감염의 위험에도 삶을 위해 생업전선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TV조선은 다소 허무맹랑한 주장을 펼친 것이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TV조선은 재차 입장을 내고 촬영장에 보통 50~100명의 대규모 인원이 참여하는 경우가 많고, 90% 이상의 인력이 프리랜서로 이뤄져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다양한 경로를 통한 대규모 감염이 우려된다고도 설명했다.

이어 "출연자들의 확진으로 프로그램이 결방될 경우 프리랜서들의 생계는 곧바로 막막해진다"면서 "감염과 생계의 위협에 동시 노출되는 이런 방송 제작환경의 현실은 예능뿐 아니라 드라마, 교양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TV조선은 "정부에 '방송 출연자 및 방송종사자들의 백신 접종 제안'을 드린 건 방송 제작 현장의 안전 문제가 절박함을 전달하고, 출연자들과 방송종사자들을 보호하면서 코로나 국면에서 방송을 통해 위로를 받는 시청자들의 보편적인 시청권을 지키기 위한 대책의 필요성을 건의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대한민국 방송계 전체의 안전 확보를 위한 제안을 특정 방송국 이기주의나 백신 이기주의로 호도하거나 곡해하지 말아달라"고 강조하며 구구절절한 해명에 나섰지만 논란을 잠재우기는 힘들어 보인다.

정부는 9월까지 전 국민의 70% 접종을 목표로 순차적으로 백신 접종을 진행중이기에 개별 대상군 접종에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백신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방송 관계자들에게 백신을 우선 접종했다가 특권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문화체육부 관계자는 TV조선 측의 주장에 대해 "일리가 없는 건 아니다"면서도 "백신 우선접종은 국민들의 동의가 필요한 사안이라 지금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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