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무명생활 끝 이름 알려…"대선배들과 경쟁만으로도 영광"
'보이스킹' 우승자 리누 "기교보다 진정성있는 노래 할게요"
"정말 기쁘고 슬픈 모든 감정이 다 올라왔어요.

알 수 없는 느낌이 복받쳐 올라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죠."
최근 MBN 보컬 경연 프로그램 '보이스킹'에서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우승을 거머쥔 가수 리누(본명 이인우)는 이렇게 우승 발표 당시를 떠올렸다.

'숨은 고수'로 업계에 알려져 있었지만 20년 가까이 무명가수 생활을 했던 그는 '보이스킹'에 등극하며 비로소 대중에게도 이름을 알렸다.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연합뉴스 사옥에서 만난 리누는 '보이스킹' 출연 후 달라진 것을 묻자 "아주머님들이 꽤 많이 알아봐 주셔서 요즘 식당에 가면 좋다"며 미소지었다.

'보이스킹'은 조장혁, 김종서 등 쟁쟁한 기성 가수들과 무명가수, 다양한 직업군의 비연예인들이 함께 경쟁한 보컬 경연 프로그램. 이들과 겨뤄 최종 우승을 차지한 리누는 "왕관의 무게를 견디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많이 노력도 하고 준비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이 (경연에) 올라가신 분들이 어마어마한 대선배들이기 때문에 그런 분들과 경쟁할 수 있다는 것으도 영광이었고 그 자체로 저한테는 의미가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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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킹' 우승자 리누 "기교보다 진정성있는 노래 할게요"
그가 '보이스킹'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7년 가까운 투병 생활을 하다 지난해 7월 세상을 떠난 어머니였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커서 일상생활을 잘 못 했다"는 그는 "어머니께 제대로 된 노래 하나 선물"하고 마음도 추스르고자 경연에 출전하게 됐다.

첫 라운드에서 열창한 조용필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는 '사모곡'이었다.

가수로 성공한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마음에 걸렸다며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이 시청자를 안타깝게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도 마음의 응어리를 풀 수 있는 의미 있는 노래였다"고 전했다.

결승전 최종 무대로는 김진호의 '가족사진'을 선곡했다.

경연의 처음과 끝을 가족 이야기로 풀어낸 것이다.

자신의 사연을 노래에 담은 것은 그에게도 변화를 가져왔다.

자신의 노래가 힘이 된다는 반응이 와 닿았다는 그는 "노래를 기교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많이 느꼈다"고 했다.

리누는 "전에는 흔히 이야기하는 폭발적 고음, 애드리브 등 기술적으로 화려한 포장을 하는 식으로 많이 불렀다"며 "'보이스킹'에 나와서는 기교적인 부분보다는 진정성있게 노래했고 제 이야기를 좀 더 하게 된 계기도 됐다.

그런 부분이 사람들한테 와 닿았다는 걸 느꼈다"고 설명했다.

"예전에는 '노래 진짜 잘한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는데 이제 '마음도 치유됐고 가슴을 울렸다, 리누 님 본인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 감동이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니 좀 더 깊이가 생긴 것 같아요.

저도 발전했다는 것을 느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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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킹' 우승자 리누 "기교보다 진정성있는 노래 할게요"
리누는 스무 살께부터 언더그라운드 활동을 하기 시작해 긴 무명 생활을 버텨왔다.

김범수와 엠씨더맥스 등 다양한 가수들의 가이드 보컬을 했고 보컬 트레이너로도 활동하는 등 생업을 위해 '무대 뒤'에 머물렀지만, 음악의 끈은 놓지 않았다.

그는 "생계에 치이고 사기도 당하고 안 좋은 일들을 많이 겪으며 제대로 된 앨범 활동을 해본 적이 없었다"며 "그 부분에 대한 갈증이 항상 있었다"고 했다.

'보이스킹' 우승으로 이제는 그런 기틀이 마련됐다.

하반기 신곡을 준비 중이고 팬 미팅도 계획하고 있다.

본인 노래의 강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장르를 타지 않는 것"이라며 "미성 안에 허스키한 탁성이 섞여 맑은 노래도, 슬픈 노래도, 느리고 빠른 노래도 할 수 있는 톤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경연에서도 발라드뿐만 아니라 '사랑의 트위스트'부터 '사랑비', '하늘을 달리다' 등 다양한 장르의 곡을 선보였다.

"듣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노래를 많이 하고 싶어요.

사연으로 어필하기보다는 진짜 '가수 리누'로서 당당하게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고 싶고 그런 무대를 많이 만들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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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