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방계 '코인 게이트' 파문
유명 BJ들, 비밀리에 고액 투자
아프리카TV '묵묵부답'
서현민 글로벌오더 대표(왼쪽), BJ 노래하는 코트./사진=아프리카 TV 방송화면 캡처

서현민 글로벌오더 대표(왼쪽), BJ 노래하는 코트./사진=아프리카 TV 방송화면 캡처

≪서예진의 BJ통신≫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가 BJ, 유튜버, SNS스타 등 인플루언서들의 소식을 전합니다. 최근 방송과 유튜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연예인을 뛰어넘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운데, 전반적인 온라인 스타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아프리카 TV를 중심으로 '코인 게이트' 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당사자인 서현민 글로벌오더 대표가 입을 열었다.

서 대표는 23일 아프리카 TV 생방송에 울면서 등장했다. 그는 "현재 글로벌오더에서 진행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 및 티오코인과 관련해 BJ들에게 투자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티오코인에 대한 진행 내용은 티오 프로젝트 공식 SNS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알릴 예정"이라며 "추후 BJ들에게 투자받은 건 모두 돌려주겠다. 본업인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투자 BJ들은 잘못이 없다. 정식으로 문서를 작성해서 진행했고, 추후 다른 분들이 피해받지 않도록 진행했다"며 "코인으로 사기 친 사람들이 많으니까 나를 사기꾼으로 보는데, 여러분(동료 BJ)들은 잘못이 없는데 저 때문에 구독자가 떨어지는 걸 보면서 많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단 한 치의 거짓도 없으며, 먼저 구매를 하신 분들이 수익 실현을 할 수 있는 것은 투자의 원칙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 대표는 '수트'라는 닉네임을 쓰며 BJ 노래하는코트(이하 코트)의 팬을 자처했다. 그는 개인 방송을 통해 자신이 개발중인 코인을 홍보하기도 했다.

'코인게이트'는 코트의 전 연인이었던 BJ 쪼다혜의 폭로를 시작으로 불거졌다. 쪼다혜는 전 연인이었던 BJ 코트의 여러 의혹을 폭로하는 과정에서 수트가 개입하자, 코인 관련 폭로전을 벌였다.

수트는 아프리카TV의 '큰 손'으로 불리며, 코트 등 유명 BJ들에게 고액의 별풍선이나 수천만원에 달하는 명품 선물을 하는 등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는 상장을 추진 중인 코인을 언급해 시청자들의 투자를 유도했고, BJ들도 비밀리에 해당 코인에 투자금을 넣었다.

서 대표는 티오코인을 유명 BJ 겸 유튜버들의 방송을 통해 지속해서 홍보했다. 이들의 말을 듣고 코인 사업에 투자한 시청자들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부 네티즌들은 "방송에서 홍보해 가격이 올라가면 고점에서 매도하려고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선취매 비판론에 둘러싸인 '코인게이트' 명단은 화려하다. 코트를 비롯해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출신 이영호와 염보성, 저라뎃, 꿀탱탱, 케이, 창현, 남순 등 유명 BJ 겸 유튜버들의 이름이 거론돼 충격을 안겼다. 이들의 구독자수를 합하면 수백만에 이른다. 대규모 코인스캠 사건이 벌어졌을 뻔한 셈.

염보성, 이영호, 창현, 케이 등은 코인 투자 사실을 인정하며 사과했다. 다만 이들은 코인 투자금을 이미 회수했거나 앞으로 돌려받겠다는 변명만 내놓았을 뿐이다. 그러면서 하나같이 "자숙하겠다"고 말했다.

코트는 인터넷방송 활동을 당분간 쉬겠다며 "내 스스로 더럽고 역겨운 것들 다 떼어내고 고개 숙이며 진심으로 뉘우치며 진실한 사람으로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코인 투자 의혹에 대해서는 "이게 이상하게 돌아가서 수트님한테 투자한 내용은 7월 중순에 전부 돌려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하나 같이 코인에 대해 몰랐다고 했다. 무조건 대박이 난다 수트의 말만 믿고 투자를 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작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씩 티오코인에 투자한 큰 손들의 변명 치고는 옹색하기 짝이 없다.

무지는 흠이라 하기 어렵지만, 자랑거리가 될 수 없다. 사실 티오코인 떡상 계획은 수트가 말한 효용성이 원인이 되기 어렵다. 티오코인이 상장됐을 때 사람들은 수백만 구독자를 가진 유명 유튜버들의 유명세가 이 코인의 신용도를 보강해 줄 수 있다는 것을 수트가 몰랐을리 없다. 무지를 주장하는 유명 유튜버들도 마찬가지다.

사기가 성공하지 않았다고 해서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사기 미수도 엄연한 범죄다. 범죄의 대상이 본인들의 방송을 좋아해서 들어온 시청자와 팬이었다면 이들의 일탈은 더욱 괴씸해진다.
사진=아프리카 TV

사진=아프리카 TV

코인게이트의 하우스가 돼버린 아프리카TV도 책임을 면하기는 어렵다. 아프리카TV 측은 그동안 파트너 BJ들이 사건, 사고를 일으킬 때마다 묵묵부답으로 일관해왔다. 지난해 1966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아프리카 TV의 대부분 수익은 BJ들의 '별풍선'에서 거뒀다.

아프리카TV는 BJ들로 인해 일어난 사건 사고에 대해서는 여전히 남의 일이다. '코인 게이트'로 인해 많은 시청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도 역시 여전히 입을 다문 채 방치하고 있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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