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영화인 행사 배제·부당 인사 조치 등 차별·배제 사건 공개
영상자료원, 이전 두 정권 블랙리스트 피해 사과…윤리지침 개정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영상자료원이 이전 두 정권 동안 실행한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해 공식으로 사과하고 내부 윤리 지침을 개정했다.

주진숙 영상자료원 원장은 지난 23일 상암 본원에서 열린 임직원 대상 교육이 끝난 직후 "많이 늦었지만, 원장으로서 영상자료원과 관련된 모든 블랙리스트 사건에 의해 명예를 손상당하고 상처받은 영화인들, 연구자들, 창작인들 모두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를 입은 영화인들에게 사과와 함께 가능한 보완 조치를 강구하겠다"며 "문체부와 협의하면서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주 원장은 이 자리에서 2008∼2017년 블랙리스트 실행에 따라 영상자료원에서 발생한 차별·배제 사건을 밝혔다.

주요 사건에는 '박정희 정권기의 산업근대화 프로젝트와 미디어정치' 주제의 학술 심포지엄 취소와 4대강 관련 영화 상영을 계획한 서울독립영화제에 대한 후원 철회, 이사 추천 과정에서의 특정 인사를 배제하기 위한 정관 개정이 포함됐다.

2015∼2016 한불 상호교류의 해를 맞아 기획된 프랑스 한국영화특별전 '매혹의 서울'에서 4편의 영화를 배제하고 블랙리스트에 오른 감독 및 영화인을 초청 대상에서 배제한 일도 언급됐다.

또 '시네마테크KOFA가 주목한 2015년 한국영화'에 선정된 '위로공단'(임흥순·2014) 상영에 대한 외부 압력과 그에 대한 홍보 자제, '문제 영화들'에 대한 배제를 거부한 내부 직원에 대한 부당한 인사 조처 등이 있었다.

주 원장은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직무 수행을 위해 개정한 내부 행동강령과 윤리지침도 발표했다.

보강된 대표적인 윤리지침은 '임직원은 자료원의 관리하에 있는 자료들의 수집, 보존, 복원, 활용과 관련한 모든 결정에서 국제영상자료원연맹(FIAF)이 정한 윤리강령을 준수하여야 한다'(제2장 제3조)는 것이다.

이는 국제영상자료원연맹의 윤리강령을 상위 범주로 포함한 것으로 영상 유산을 최대한 원본 형태로 보존하고, 영속적인 조사, 연구, 공개적 상영을 통해 후대에 이를 전승하는 영상 아카이브 기관의 의무를 강조하고 있다.

또 '임직원은 자신의 직무권한을 행사하거나 지위·직책 등에서 유래되는 영향력을 행사하여 부당한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제8조)는 내용도 윤리지침에 포함됐다.

주 원장은 "행동강령과 윤리지침을 기초로 영상유산의 수집과 보존, 활용을 통해 예술적, 역사적, 교육적 발전에 기여하는 책무를 모자람 없이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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