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비 /사진=그루블린 제공
라비 /사진=그루블린 제공
가수 라비가 그루블린 수장으로서 느끼는 남다른 책임감에 대해 밝혔다.

라비는 지난 3일 네 번째 미니앨범 '로지스(ROSES)'를 발매했다. 발매 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그루블린 사옥에서 인터뷰를 진행한 라비는 아티스트이자 소속사 수장으로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과 생각에 대해 털어놨다.

그룹 빅스로 활발히 활동해온 라비는 2019년 힙합 레이블 그루블린을 설립, 아티스트와 소속사 대표 두 가지 역할을 모두 소화하고 있는 중이다.

아이돌로만 활동하던 과거와 비교해 체감하는 변화나 책임감이 있느냐는 물음에 라비는 "너무 크게 느껴진다. 지금 회사에 있는 아티스트들이나 직원들 모두 내가 꼬셔서 데려온 사람들이다. 같이 잘해보자면서 '으쌰 으쌰'하는 느낌으로 이루어진 집단이다"고 답하며 웃었다.

이어 "그들 인생의 소중한 순간을 나의 제안으로 함께 하고 있는 것이지 않느냐. 그 시간이 행복하고, 성과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기 때문에 그에 따른 책임감은 충분히 느껴지는 것 같다. 항상 내가 더 잘해야 든든한 마음이 생길 거라는 생각을 한다"고 고백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대마 흡연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는 등 물의를 일으켰던 래퍼 나플라를 영입한 소식이 전해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라비는 "그 상황이 일어나기 전에 우리랑 함께 가기로 정리를 다 해놓은 상황이었다. 앨범도 거의 마무리 단계였고, 뮤직비디오도 찍어놓은, 정말 나오기면 하면 되는 상태였다"며 "많은 대화를 나눴는데 본인도 큰 책임을 느끼고 있더라. 나 역시 너무 조심스럽고, 걱정도 있었지만 아티스트와의 심도 있는 대화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고 전했다.

아티스트 영입 기준에 대해 더 자세히 이야기해달라고 하자 라비는 "내가 생각하기에 잘하고, 멋있는 사람이랑 얘기를 한다. 거기서부터가 시작이다"고 말했다.

그는 "음악을 잘하는 사람은 많다. 실력은 기본적인 거다. 그루블린은 콘텐츠를 만들어서 플레이어에게 표현하라고 바치는 형태가 아니고 뮤지션 스스로가 만드는 형태다. 작업을 돕는 형태이기 때문에 당연히 음악성을 잘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음악 다음으로는 서로 힘이 될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성향과 잘 맞고 목표적인 측면에서 공감대가 있어야 같이 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대화를 나누자마자 같이 하자고는 쉽게 말하지는 않는다. 더 오래 보고 대화 나누는 편이다. 서로에 대해 알아야 한다. 같이 시간을 보내면서 천천히 대화해야 (회사에) 와서도 잘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라비가 객관적으로 바라본 그루블린의 매력은 무엇일까. 아티스트들이 매력으로 느낄 수 있는 그루블린의 특색에 대해 묻자 라비는 "음악을 기본적으로 다 잘한다"고 즉답했다. 이어 "아티스트들 모두 음색도 좋고, 개성도 충분하고, 비주얼도 괜찮다. 이런 부분들에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라비는 "기회를 더 만들어낼 생각"이라면서 "아직까지는 그루블린을 네 명의 아티스트가 완성한 집단이라기보다는 만들어가는 과정이라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눈여겨보는 아티스트들이 있다면서 꾸준히 능력 있는 이들을 레이블에 합류시킬 것을 예고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