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자연적인 현상을 다룬 오컬트 영화의 최고 흥행작인 '컨저링'이 2편 이후 5년 만에 관객들을 찾는다.

실화 바탕 엑소시즘 공포의 귀환…영화 '컨저링3:악마가 시켰다'
'컨저링' 시리즈는 퇴마사인 에드 워렌, 로레인 워렌 부부의 사건 파일에 등장하는 사건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무서운 장면 없이 무서운 영화'라는 타이틀을 달고 2013년 개봉했던 1편은 국내 관객 226만여명을 동원하며 외화 공포영화 흥행 1위라는 자리를 지금도 지키고 있다.

'컨저링 3: 악마가 시켰다'는 1981년 코네티컷주 브룩필드 마을에서 19세 청년이 술에 취해 집주인을 수차례 공격한 살인사건이 밑바탕이 됐다.

이 청년은 재판에서 여자친구의 동생에게 붙어있던 악마가 자신에게 옮겨와 어쩔 수 없이 저지른 일이라고 주장했다.

워렌 부부는 청년에게 악마가 들어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영화는 소년 데이빗의 몸에 들어간 악령을 퇴치하기 위한 퇴마 의식(엑소시즘)으로부터 시작된다.

악령의 몸부림으로 기이하게 꺾인 데이빗의 팔다리와 휘몰아치는 바람, 귀가 먹먹해질 만큼 신경질적이고 강렬한 소리가 관객들을 단번에 압도한다.

퇴마 의식은 데이빗의 누나와 사귀고 있던 청년 어니(로우리 오코너)의 "차라리 내 몸으로 들어오라"는 외침과 함께 끝난다.

잦아든 공포는 악령에게 조정 당하는 어니가 살인을 저지르며 다시 엄습해 온다.

교도소에 갇혔지만 어니는 계속해서 악령에게 휘둘리게 된다.

실화 바탕 엑소시즘 공포의 귀환…영화 '컨저링3:악마가 시켰다'
후반부에 이르러서야 악령 들린 집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는 1·2편과 달리 이번 편에서는 에드(패트릭 윌슨)와 로레인(베라 파미가)이 어니의 몸에 들어간 악령이 누군가 불러낸 주술 때문이란 점을 초반에 알아채고 이를 파헤치는 과정에 집중한다.

심장마비를 겪은 에드를 대신해 로레인이 전면에 나서고, 두 사람의 애틋한 감정선이 부각된 것도 달라진 점이다.

영화는 탄탄한 전개로 실화 바탕의 이야기에 설득력을 더하면서도 촘촘하게 섞은 허구로 공포감을 불러일으킨다.

마을에 일어난 두 소녀의 실종 사건과 어니에게 붙은 악령과의 연결고리, 오랫동안 악령을 불러내는 주술을 연구한 퇴임한 신부의 존재 등 모든 것이 맞아떨어져 가면서 사건의 실체가 드러난다.

무엇보다 적막에 가까울 정도로 음량을 낮췄다가 적절한 타이밍에 음향 효과를 극대화한 연출은 관객들을 잔뜩 긴장시켰다가 공포에 질리게 만든다.

조도를 낮춘 어두운 실내에 창문을 통해 비춰 들어오는 빛이나 로레인이 특별한 능력으로 보게 되는 장면들을 어둠 속에 연출해 섬뜩한 느낌을 준다.

1·2편을 연출하며 공포영화 장르의 거장 반열에 오른 제임스 완이 메가폰을 내려놓고 기획과 제작, 오리지널 스토리를 담당했다.

연출은 공포영화 '요로나의 저주'(2019)의 마이클 샤베스 감독이 맡았다.

오는 3일 개봉. 상영시간 111분. 15세 이상 관람가.

실화 바탕 엑소시즘 공포의 귀환…영화 '컨저링3:악마가 시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