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이프라인'·드라마 '멸망' 출연

"영화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좋은 영화로 극장 개봉을 하고 이렇게 인터뷰를 할 수 있어서 떨리고 기분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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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출신' 떼고 그냥 '배우 이수혁'으로 각인됐으면"
긴장한 신인 배우처럼 인사를 전한 사람은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이하 '멸망')에 출연 중이고, 개봉을 앞둔 영화 '파이프라인'으로 오랜만에 스크린에도 복귀하는 배우 이수혁이다.

그는 25일 진행한 온라인 인터뷰에서 "영화로 인사드릴 수 있어서 행복하고, 영화를 찍을 기회가 있었던 것에 감사하다"고 했다.

2010년 영화 '이파네마 소년'을 데뷔작으로 연기를 시작했지만, TV 드라마에서 좀 더 많이 활동했고, 그동안에도 '모델 출신'이라는 꼬리표는 오래 곁에 남아 있었다.

큰 키에 마른 몸, 새하얀 피부, 중저음의 목소리는 그에게 신비로운 이미지를 덧씌우고, 비현실적인 캐릭터를 확고하게 만들었다.

"모델 일을 오래 했고, 실제 모습을 대중들에게 보여준 적이 없어서 멋진 실장님이나 킬러, 뱀파이어 같은 현실에서 동떨어진 역할을 많이 했죠. 차갑고 도시적이고 판타지적인 이미지로 봐주시는 걸 알고 있어요.

배우로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린 적이 없어서 갈증이 있었죠."
"'모델 출신' 떼고 그냥 '배우 이수혁'으로 각인됐으면"
오랜만의 영화 출연작인 '파이프라인'은 어떤 역할인지 알기도 전에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유하 감독님의 팬으로서 '말죽거리 잔혹사'나 '비열한 거리', '강남 1970' 같은 영화들을 여러 번 봤고, 언젠가는 꼭 함께 작업하고 싶었던 감독님이었어요.

유하 감독님 시나리오라고 해서 제가 맡을 역할을 알기 전부터 기분이 좋았죠. 제가 선택했다기보다는 선택받아서 기분 좋게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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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프라인'은 유 감독의 전작들과는 결이 다른 가볍고 유쾌한 범죄 오락물이다.

도유를 소재로 한 이 영화에서 이수혁은 범죄의 판을 만드는 악역 건우를 맡았다.

그는 "감독님이 원하는 그림이 정확하게 있었고, 말투나 표정까지 디렉팅도 명확했다"며 "이번 영화 안에서 저의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싶다는 감독님의 말씀에 감사했고, 충실히 따르고자 했다"고 말했다.

'파이프라인'에서 대립각을 세우는 '핀돌이' 역의 서인국과는 방영 중인 드라마 '멸망'에도 함께 출연 중이다.

시한부 인생을 사는 탁동경(박보영)과 멸망(서인국)이 만드는 판타지 로맨스와 다른 한 축에서 이수혁은 웹소설 편집팀장 차주익 역으로 삼각관계 현실 로맨스를 만들어가고 있다.

"'모델 출신' 떼고 그냥 '배우 이수혁'으로 각인됐으면"
그는 "이런 일이 있을까 싶으면서도 누군가는 경험해 봤을 법한 이야기, 매력적인 캐릭터로 써 주셨다"며 "'파이프라인'을 2년 전에 먼저 촬영했지만 비슷한 시기에 공개돼서 비교하며 보는 것도 신선할 것 같다"고 했다.

모델로 먼저 데뷔했지만 배우 경력도 벌써 11년 차. 오랜만의 영화 인터뷰에서 그는 '여전히 떨리면서도 기분이 좋다'는 말을 여러 번 반복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저기에 나오고 싶다, 저런 걸 만드는 직업을 갖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언제부터 배우라는 꿈을 꿨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오래된 것 같아요.

모델로 먼저 데뷔해 사랑받았지만 배우로서, 특히 영화로 인터뷰를 할 수 있다는 게 기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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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예전에는 '모델 출신'이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었는데 이제는 그냥 '배우 이수혁'으로 불러주시고, 대중도 그걸 익숙하게 받아들여 주는 것에서 힘을 얻고 있다"며 "가장 원했던 일인만큼, '배우 이수혁'이 모두에게 어색하지 않게 각인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