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 초월하는 배우 되고 싶어…음악 작업실 얻어 곡 작업"
'파이프라인' 서인국 "땅굴서 고생하며 촬영…손가락 마비도"
경상도 사투리를 찰지게 쓰던 하숙생('응답하라 1997')에서 기억을 잃은 재벌 후계자('쇼핑왕 루이'), 사라지는 모든 것들의 이유가 되는 존재('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까지 다양한 변신을 시도해온 배우 서인국이 이번엔 기름을 훔치는 도유꾼으로 돌아왔다.

배우 서인국(34)은 24일 영화 '파이프라인' 개봉을 앞두고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관객들이 함께 통쾌해할 수 있는 영화"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인터뷰 시작에 앞서 "어젯밤에 치킨을 먹고 자서 얼굴이 부었다"며 손으로 얼굴을 쓱쓱 문지르는 그는 그간 브라운관에서 보여온 장난기 있는 유쾌한 모습 그대로였다.

'파이프라인'은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 기름을 빼돌리는 도유꾼들의 이야기를 다룬 유하 감독의 첫 범죄오락영화다.

서인국은 송유관에 구멍을 뚫는 업계 최고의 천공 기술을 가진 '핀돌이'를 맡았다.

서인국은 유하 감독으로부터 캐스팅됐다는 점에 뿌듯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유하 감독과의 작업에 대해 "처음에 저를 보고 마음에 들어 하셨다.

저의 정제되지 않은 날것의 느낌을 좋아하셨는데 핀돌이랑 맞는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며 "촬영할 때 혹시나 실망감을 안겨 드릴까 봐 걱정했는데 계속 예뻐해 주셨고, 감정을 표현하는 데 있어 같이 집요하게 파고들면서 촬영을 했다"고 전했다.

'말죽거리 잔혹사'(2004)의 권상우, '비열한 거리(2006)와 '쌍화점'(2008)의 조인성 등 국내 스타 남자 배우들과 작업해온 유하 감독은 최근 간담회에서 "아주 꽃미남이 아니면 안 좋아하는데 서인국은 딱 보는 순간 매료됐다"고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파이프라인' 서인국 "땅굴서 고생하며 촬영…손가락 마비도"
서인국은 범죄오락영화 가운데 '파이프라인'의 차별점을 땅굴 안에서 벌어지는 사건이라고 꼽았다.

국내 영화 가운데 기름을 훔치는 도유 범죄를 다룬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도 하다.

주된 배경이 땅속이다 보니 좁은 공간에 배우, 스태프 20∼30명이 밀집해 있어야 할 때가 많았다고 전했다.

촬영하다 보면 금세 공기가 탁해져 숨쉬기가 어려웠을 정도라고 했다.

맨몸 액션이 많아 고생도 많았다고 했다.

"몸 쓰는 장면들도 많았고, 극한 상황도 몇 장면 있었죠. 제가 묶여서 어떤 방법으로 밧줄을 풀려고 하는 장면이 있는데 테이크를 길게 가져갔어요.

너무 악을 쓰고, 온몸에 압력이 꽉 찼었죠. 밧줄을 풀고 좀 쉬는데 새끼와 네 번째 손가락이 마비가 온 듯 안 풀려서 일주일 정도 치료를 받았어요.

그 장면에서 얼굴은 정말 못생기게 나오는데 잘 나온 것 같아 뿌듯해요.

"
서인국은 배우로서 입지를 다지게 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2012) 이후 브라운관을 누비며 다양한 활동을 해왔지만, 영화는 '노브레싱'(2013)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8년 만에 스크린을 통해 관객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서인국은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영화 출연이 드물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그동안 가장 재밌어 보이는 걸 해왔는데 그러다 보니 (영화 출연이) 오랜만에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브레싱' 때 정말 열심히 했다면, 이번에는 열심히 잘하는 법을 알게 된 것 같다"며 "드라마에서 다양한 캐릭터 연기를 하면서 많이 성숙해졌다.

그때보다 더 재밌고, 고통스럽고, 즐겁다"고 말했다.

'파이프라인' 서인국 "땅굴서 고생하며 촬영…손가락 마비도"
서인국은 배우로서 자신을 돌아봤을 때 깊이감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취향을 초월하는 배우로 거듭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나이를 먹어서라기보다 수많은 감독님과 배우들과 호흡하면서 배운 게 많아요.

그런 것들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내 안에 무언가가 배우로서 다져진 것 같아요.

'내 매력은 이거니까 따라오세요' 이럴 수는 없잖아요.

어떤 취향이든 서인국이란 친구는 연기를 너무 잘하고, 어떤 연기를 해도 서인국이 안 보이고 그 캐릭터가 보인다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
배우로서 필모그래피를 다채롭게 채우고 있지만, 가수로서 목마름도 커지고 있다고 했다.

사실 서인국은 2009년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시즌1 출신이다.

그는 현재 방영 중인 tvN 드라마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에도 참여했다.

서인국은 "앨범에 대해 목마른 상태다.

곡 작업을 많이 해서 창고에 쌓아뒀다"며 "얼마 전에는 음악 작업실을 따로 만들어서, 친한 작곡가들과 노래도 부르고 곡도 만들고 있다.

정규앨범도 내고 싶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