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집계…"소규모 공연장에 심폐소생 필요"
"코로나에 대중음악 공연 취소 1천여건…1천800억 피해 추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최근까지 대중음악계에서 취소된 공연이 1천여 건에 이른다는 집계가 나왔다.

중소 레이블과 유통사를 회원으로 둔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이하 협회)는 20일 서울 마포구 엠피엠지 사옥에서 '2021년 대중음악 정책을 위한 포럼'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협회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중음악 공연 취소 현황을 모니터링한 결과 지난해 2월부터 이달까지 총 1천89건의 공연이 취소됐다.

티켓의 80%가 판매됐다는 가정에 따라 추산한 피해액은 약 1천840억원에 달했다.

인디 뮤지션들이 많이 활동하는 홍대 인근 공연장에서는 코로나19 이후 454건의 공연이 취소돼 약 21억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했고, 협회 회원사를 기준으로 하면 205건(381억원 규모)이 취소됐다.

협회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중음악 공연업계 피해 규모를 주기적으로 산정해 발표해오고 있다.

신종길 협회 사무국장은 이번 집계치는 "티켓 예매까지 최종적으로 열었다가 취소된 공연들"이라며 "아예 기획조차 안 한 공연도 평상시라면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오래되면서 공연을 기획해 봐야 취소되니 이를 몇 번 반복했던 회사들은 기획할 엄두도 못 내고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코로나에 대중음악 공연 취소 1천여건…1천800억 피해 추정"
이날 포럼에서는 ▲ 소규모 공연장에 필요한 정책 ▲ 인디음악 지원책 수립을 위한 '인디'의 적절한 범위 규정 등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최근 홍대 일대 소규모 공연장의 폐업이 잇따르고 있고, 특히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해 운영 중인 공연장들은 정책적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용화 한국공연장협회 회장은 "소규모 공연장은 신인, 무명 뮤지션의 요람"이라며 "지금 상황에서는 소규모 공연장들이 더는 존폐를 걱정하지 않게 국가적 차원에서 심폐소생을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목표"라고 강조했다.

윤동환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부회장은 "공연장들도 분야를 나눠서 등록하는 기준을 만들고 심사를 한다면 정책 수립이 더욱 쉽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규모 공연장들의 실제 공연 현황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인디레이블 대표는 "이렇게 많은 아티스트들이 공연을 하고 실제로 성장해서 한국 대중음악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전산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