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엽고 사랑스러운 '쓰레기 사람' 캐릭터…26일 개봉

누더기 천과 찢어진 우산, 녹슨 양동이, 어디선가 떨어져나온 렌즈 등 온갖 쓰레기로 만들어진 '쓰레기 사람' 푸펠.
꿈꾸다 상처받은 '어른이'를 위한 애니메이션 '굴뚝마을의 푸펠'
일본 애니메이션 '굴뚝마을의 푸펠'은 꿈을 믿고, 진실을 밝히는 일이 금지된 세상을 향한 날카로운 비판과 이런 세상을 바꾸려는 빛나는 용기를 담고 있다.

애니메이션의 배경은 새까만 연기가 하늘을 뒤덮은 굴뚝마을이다.

이곳에서는 하늘을 올려다보는 일이 금지돼 있고, 꿈을 믿거나 진실을 알려 하는 일도 눈총을 받는다.

남과 다른 행동이나 생각도 검열 대상이다.

마을에서 멀찍이 떨어진 쓰레기 더미에서 태어난 푸펠은 모두가 화려한 의상으로 분장한 핼러윈 파티에 모습을 드러내는데, 그의 기괴한 모습과 악취로 사람들은 모두 도망가 버린다.

굴뚝마을을 관리·감독하는 지도부는 푸펠을 괴물로 여기고 소각시켜버리려 한다.

푸펠을 위기에서 구해준 이는 체구는 작지만 에너지가 넘치는 루비치. 루비치는 마을 사람들이 허풍쟁이라고 여기는 아빠가 말한 별의 존재를 믿고 있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아빠가 사라지면서 외톨이가 되고, 혼자 굴뚝에 앉아 하늘을 쳐다보게 된다.

루비치와 푸펠은 친구가 되고, 마을을 뒤덮은 연기 너머 반짝반짝 빛나는 세계에 대한 상상을 나눈다.

결국 두 사람은 굴뚝마을의 비밀을 파헤치고, 연기 너머 세상으로 나아가는 모험에 나서게 된다.

아빠가 루비치에게 들려준 이야기는 과연 사실이었을까.

꿈꾸다 상처받은 '어른이'를 위한 애니메이션 '굴뚝마을의 푸펠'
애니메이션은 개그맨이자 동화작가인 니시노 아키히로가 쓴 동명의 동화책을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제작된 이 동화책은 누적 발행 69만부를 돌파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니시노 아키히로는 애니메이션의 제작에도 참여했다.

원작과 마찬가지로 애니메이션은 꿈을 가지면 비웃음을 당하고, 행동하면 비난을 받는 굴뚝마을을 바로 우리가 사는 세상으로 바라본다.

이런 세상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는 루비치와 푸펠을 통해 꿈을 포기하지 않는 일의 가치를 전한다.

획일화를 강요하는 사회, 개인의 이익을 좇는 정치집단, 환경오염 등 사회 현상이 곳곳에 녹아있고, 현실에 부딪혀 상처받아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만한 이야기가 담겨있어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이'(어른이지만 어린이의 감성을 간직함)에게도 적격이다.

무엇보다 따뜻하고 순수한 마음을 지닌 푸펠은 가여우면서도 사랑스럽다.

푸펠은 사람들에게 무차별적인 공격을 당하지만,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다.

루비치의 꿈을 응원하면서 이를 이뤄주기 위해 어떠한 희생도 마다하지 않는다.

푸펠은 세상에 치여 상처받은 우리의 모습인 동시에 그런 우리를 옆에서 다독여주는 존재다.

'그저 연기에 삼켜져도 괜찮은가', '앞으로 나아간 배는 빛나는 바다로 뛰쳐나갔지, 이 얼마나 근사한 광경인가' 등 꿈을 위협하는 현실과 이를 극복하는 용기를 드러내는 대사나 노랫말도 눈에 띈다.

루비치와 아빠의 애틋한 부자 관계는 뭉클함을 안긴다.

오는 26일 개봉. 러닝타임 100분. 전체관람가.

꿈꾸다 상처받은 '어른이'를 위한 애니메이션 '굴뚝마을의 푸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