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연희가 현실로 튀어나왔다.

영화 '불어라 검풍아'는 액션 스타의 꿈을 키워가는 주인공 연희가 우연히 검이 지배하는 영화 속 평행세계에 입성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안지혜는 연희 역을 맡아 힘든 상황 속에서도 배우의 꿈을 잃지 않는 열정부터 평행세계의 수호자로 발탁되면서 펼치는 화려한 액션까지 완벽하게 소화했다.

타고난 운동신경으로 스포츠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던 안지혜는 우연히 공연 무대에 오르면서 배우의 꿈을 꾸게 됐다. 그리고 10년 넘게 묵묵히 연기자의 길을 걷고 있다. 자신을 무시하고, 가치를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들의 막말에도 상처받기보다는 용기 있게 맞서는 극 중 연희의 모습은 실제 안지혜 그 자체였다.

"힘들고 포기하고 싶지 않았냐"는 질문에 "운동도 힘들었다"며 웃는 안지혜였다. "힘들어도 좋아서 계속 하게 된다"면서 연기 예찬론을 펼치던 안지혜는 특히 액션에 자신감을 보이면서 "이번 작품에서도 대역없이 모든 액션을 소화했다"고 전했다.
배우 안지혜 인터뷰/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배우 안지혜 인터뷰/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연기를 하기 전 안지혜는 한국체육대학교에서 기계체조를 전공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10년 넘게 한 운동이었지만, 졸업 전 교수님의 추천으로 춤과 연극을 결합한 공연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에 출연하면서 인생이 바뀌게 됐다. 이후 2013년 JTBC '맏이'를 시작으로 SBS '쓰리데이즈', 영화 '아워바디' 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극 중 연희는 영화에 주인공으로 출연하기 위해 화장실에 들어간 감독을 쫓아가 연기를 펼치고 프로필을 전달한다. 선택받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진 말을 들어야 했던 연희에 안지혜는 "많이 공감했다"고 말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얻은 '주연' 타이틀에 "특히 부모님이 많이 좋아한신다"고 반응을 전했다.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땐 주인공이 되고 싶었어요. 그 위치에 있어야만 주인공인 줄 알았고요. 그런데 제 삶의 주인공은 저잖아요. 그러니 어딜 가도 주인공이고요. 그런 부분이 연희랑 비슷했어요. 그래서 더 공감이 가고요."
배우 안지혜 인터뷰/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배우 안지혜 인터뷰/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불어라 검풍아'에서 연희는 평행세계에 입문한 이후 빼어난 검술 실력으로 영웅으로 등극한다. "연기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 익혀뒀다"는 검술 실력으로 저예산으로 빡빡하게 돌아가는 촬영 스케줄 속에서도 대역 없이 완벽한 액션을 선보이는데 성공했다.

안지혜는 "검술 외에 국궁, 승마, 아크로바틱, 와이어 등도 익혔다"며 "기본 근력이 있는 편이다 보니 액션도 빠르게 익히는 편"이라고 소개했다.

"캐스팅의 1순위가 액션이라고 하셨어요. 대역을 쓸 수 없는 상황이었고, 촬영도 한 달 만에 마쳐야 했죠. 그렇지만 밤을 세면서 무리하게 촬영하진 않았어요. 다행히 코로나19도 심해지지 않아 예정대로 마칠 수 있었죠. 대신 사전 연습을 많이 했어요. 리딩도 많이 하고요."

안지혜에게 '찰떡' 캐릭터인 연희 역을 만나기까지 힘든 시간도 있었다. 그럼에도 안지혜는 "세상에 쉬운 건 없지 않냐"며 "운동도 힘들었다"면서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제가 재밌게 본 작품들을 보면서 '저런 캐릭터를 연기해 보고 싶다'는 생각은 한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며 웃었다.

"요즘 영화 '약속'을 다시 보고 있다"는 안지혜는 "전도연 선배에게 다시 한 번 반했다"며 "제 롤모델이 전도연 선배님인데, 작품마다 그 역할로 보이는 게 정말 대단한 거 같다. 카리스마 있고, 귀엽고, 사랑스럽고, 모든 걸 다 갖춘 거 같다"면서 눈을 반짝였다.
배우 안지혜 인터뷰/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배우 안지혜 인터뷰/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이미 차기작으로 tvN 새 드라마 '마인'이 결정된 상황. 안지혜는 극 중 효원가(家)의 첫째 며느리인 정서현(김서형)이 운영하는 서현 갤러리 부관장으로 발탁됐다.

"10년 전엔 제가 연기를 할 줄 몰랐는데, 10년이 지나고 보니 성취감을 느끼는 부분도 있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관객들의 눈높이는 더 높아질 거고, 그에 맞는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저의 10년 후의 모습이 기대돼요. 그러기 위해 액션 연습도 열심히 하고, 영어 공부도 하고 있어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